보안사 민간인 사찰 사건
윤석양 이병 사건과 보안사 청명계획
지금은 당연스러운 민주 국가라는 시스템... 1980년대 ~ 90년대의 많은 사람들의 희생 속에서 탄생한 현재입니다.
이 글에서는 겉으로는 변한 척하고 속으로는 전혀 변할 생각이 없던 권력을 무너트린 사건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 청명계획, 민간인 사찰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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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사 민간인 사찰 사건 - 윤석양 이병 사건과 보안사 청명계획
국군보안사령부와 윤석양 이병
보안사란 "국군보안사령부"의 줄임말입니다. 전두환이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킬 때 보안사령관으로 있었습니다. 그 후 노태우가 사령관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둘 다 대통령이 되는데, 그로 인해 보안사의 권력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그러나 1987년 국민의 민주화 항쟁으로 민주화 시대를 맞았고, 1988년 국회 활동을 통해서 보안사의 온갖 만행이 밝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안사는 전혀 태도를 바꾸지 않았는데, 권력자들이 보안사를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때 윤석양은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혁명적노동자계급투쟁동맹(혁노맹)이란 단체에 가입해서 활동했었으나, 아버지가 사망한 후 육군에 입대했습니다. 좌파라고 욕을 듣는 노동자의 아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현역 입대를 하고, 좌파는 빨갱이라며 욕하는 보수 기득권자들의 아들은 죄다 몸이 정상이 아니라서 군대에 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윤석양 폭로 사건
그러던 어느 날, 대공 보안부대에서 윤석양 이병을 부릅니다. 혁노맹의 조직원들을 불라고 심문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단체는 이미 3월에 자진해산한 단체였습니다. 하지만 심문과 위협에 굴복한 윤 이병은 결국 조직원의 신상을 말하고 맙니다.
그 후 보안사는 혁노맹 사건이란 것을 발표하며 좌익 빨갱이를 검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조작입니다. 누명 수사에 협조했던 때문인지, 윤 이병은 수사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보안사 분석반으로 보직 변경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혁노맹 조작 사건 진실 기사가 터지면서 이중스파이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동료를 배신한 죄책감과 의심에 괴로워하던 윤석양 이병은 폭로 사건을 터트리기로 결심하고 컴퓨터 디스켓 3통을 들고 탈출했습니다.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 사건
파일 속에는 민간인들을 A, B, C, D 네 등급으로 나누어 1300여 명이나 사찰한 보고서가 들어 있었습니다. A급 분류에는 노무현, 이해찬, 임종석, 문익환, 유인태, 이상수, 이강철, 이태복, 이창복 등 진보 인사들이 잔뜩 들어 있었습니다.
파일에는 출퇴근 시간과 주변 사람들 연락처까지 다 조사되어 있었습니다.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엔 아파트 내부 구조와 급습했을 때 어떤 비상 탈출구로 도피할지 예상 도주로까지 만들어 놓기도 했습니다.
또한 보안사는 정보 수집을 위해 위장 카페인 "모비딕", 위장 잡지인 "현실초점"도 운영했습니다. 장교가 지배인으로, 사병이 웨이터로 일했고, 기자로 접근해서 정보를 캐가기도 했습니다. 영화 모비딕의 실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보안사 청명계획이란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사건의 진실은 "청명계획"이란 뜻하지 않은 이름부터 나옵니다. 보안사에서 기획한 이 계획은 깨끗하게 청소하겠다는 뜻이 들어 있지만, 결국 보수 정권에 대항하는 진보 인사들을 다 제거하려던 계획이었습니다.
수십 년 간 독차지 해 온 권력이 1987년 민주화 항쟁으로 위험해지자, 친위쿠데타를 일으켜서 독재정권으로 되돌리려는 시도가 바로 청명계획이었던 것입니다. 보안사령부는 실제로 8개 부대를 동원해서 도상훈련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윤 이병의 폭로는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인지인 "언론노보"과 언론지 "한겨레"를 통해서 국민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윤석양 이병 사건은 양심선언 사건이기도 합니다. 즉,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고 진실을 알린 사건인 것입니다.
기무사와 범죄와의 전쟁 내막
1990년 윤석양 폭로사건이 터진 후 전국은 혼란에 싸였습니다. 국가를 위해 일하라는 군대가, 북한이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첩보전을 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상황입니다.(사실은 보수 정권 40년 동안 계속됐던 일이지만...)
전두환에 이어 대통령에 오른 노태우는 위기를 느끼자, 갑자기 "범죄와의 전쟁"를 선포하며 조직폭력배 소탕 작전을 시작했습니다.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조작 전술인 것입니다. (결국 나중에는 김영삼과 합당하며 국민 속이기에 성공하고 정권 재창출이 이루어집니다)
윤 이병 사건을 통해서 보안사는 기무사로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당시 사령관 조 모씨도 경질되었습니다. (그는 이후에도 보수정당을 지지하며 보수 활동을 했음) 정부는 서빙고 분실도 옮기겠다고 했습니다. 서빙고 호텔 VIP룸으로 불리던 이곳은 지도급 진보 인사를 고문하던 장소였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어차피 이전부터 인천으로 이동하려던 계획이었음이 밝혀짐)
윤석양 체포와 근황
보안사 민간인 사찰 사건과 청명계획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은 그 후 한국기독교협의회의 보호 덕에 숨어서 기자 생활하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2년간 수배로 쫓기던 윤 이병... 그러나 결국 1992년 사령부와 헌병대 요원 7명에게 체포되었습니다.
보안사 사건의 결말은 결국 윤석양의 2년 징역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1994년... 교도소를 출소한 그는 공단에 들어가서 일하며 노동운동을 했습니다. 이후 윤석양의 근황은 여공으로 일하던 여성과 결혼했다고 전해집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이후 국군보안사령부 사건은 법원까지 갔습니다.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1998년, 대법원은 국가가 2백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어찌 보면 큰돈이 아니지만, 그 전이라면 소리소문없이 묻혀버렸을 일이니 대단한 변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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