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연 할머니 사연 - 억울한 누명, 부역 사건과 판결/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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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누명, 부역 사건과 판결/사망 - 김복연 할머니 사연 / ⓒ 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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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의 무죄, 김복연

억울한 누명, 부역 사건과 판결/사망

 

전쟁은 누구에게나 큰 상처를 남깁니다. 그러나 되돌릴 수도 없는 상처라면? 한 사람을 완전히 파괴하는 일이 되고 맙니다.

이 글은 6.25 한국 전쟁에서 인민군에게 부역했다는 사건으로 억울한 누명을 썼던 김복연 할머니의 사연입니다. 김복연 할머니의 사연을 시간순으로 재정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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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연 할머니 사연 - 억울한 누명, 부역 사건과 판결/사망

 

억울한 부역 사건의 시작

 

1950년 이전의 김복연은 경찰 남편과 5살 아들을 둔 그저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그러나 그해 6월, 북한이 남침하면서 모든 것이 짓밟혔습니다. 전쟁이 터지고 남편이 전쟁터로 불려간 후 종로구에서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7월의 어느 날, 국군 5사단 소속의 한 병사가 낙오되어 숨어들게 됩니다.

 

겨우 23살인 김현호 일병을 본 김복연은 밥을 챙겨 먹인 뒤, 옆집에서 널어 두었던 옷을 입혀서 탈출을 도왔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자신의 옷이 사라지자 앙심을 품은 옆집 세입자 양 씨가 그녀를 인민군에게 신고해버렸습니다. 일이 커지자 김 씨는 아들을 데리고 급히 몸을 피했는데...

 

1950년 9.28 서울 수복 후 다시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맑은 하늘의 날벼락을 맞게 됩니다. 북한 인민군을 도운 부역자라는 누명을 쓴 것입니다. 반 인민군 삐라를 제작하던 사람들을 북한군에게 밀고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아들과 종로구 거리를 걷다가 갑자기 구타당한 후 잡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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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연 누명 사건의 원인

 

참으로 황당한 이 사건을 주도한 것은 옆집 세입자였던 양 씨와 김 씨였습니다. 알고 보니, 국군이 서울에서 쫓겨 나간 뒤 인민군을 도왔던 자신들의 부역 사실을 숨기기 위해 그랬던 것입니다. 김복연은 남의 죄를 다 뒤집어쓴 채로 엄청난 고문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여기서 또 절망적인 것은, 남편이 춘천 전투에서 전사했단 것입니다. 이제는 누구도 도와 줄 수 없는 상황... 전시였기에 총살을 당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전기고문 등의 끔찍한 고문이 연속되었고, 그 광경에 충격을 받은 5살 아들이 취조관을 붙들고 울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이 한 짓은 아들을 전쟁고아 수용소로 보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엄마와 자식을 생이별시키면서, 이름마저 생각나는 대로 마구 적어버렸습니다. 살아나더라도 다시 찾지 못할 상황을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졸지에 철수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아들은 맹 씨 집안에 입양되어 자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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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연과 아들

 

전쟁통이라, 삼심제도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그해 11월, '비상사태하의 범죄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특조령)' 위반이라며 단 한 번의 재판으로 무기징역이 내려졌습니다. 그 후 1973년, 감형되기 전까지 무려 23년을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잔혹한 고문에다 너무 심한 고생을 했기에 몸은 만신창이였고, 빨갱이라고 낙인찍혀서 살기도 힘들었습니다. 가정부 일이나 막일을 하며 살았습니다. 역시 막일을 하는 남자를 만나 새 가정을 꾸리긴 했으나, 그 억울한 심정을 풀 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김복연 할머니가 1993년에 하소연한 곳이 "TV신문고"라는 방송이었습니다. 생이별해서 생사도 모르는 아들도,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줄 증인도 간절했던 것입니다. 신설 방송이다 보니, 이 방송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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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연과 김일병

 

방송 덕분에, 김복연은 할머니가 돼서야 아들을 만나게 됩니다. 5살에 생이별한 아들은 48살의 중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일이 생깁니다. 김복연 할머니가 구해줬던 김현호 일병의 연락이 온 것입니다. 이제는 40대의 아저씨가 되었지만, 아직도 은혜를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당시 상황을 증언해 줄 증인도 생겼습니다. 김복연 할머니는 1950년 7월 30일에 인민군에게 복역했다며 무기징역을 받았지만, 그때 그녀가 아들과 경기도에 가 있었다는 증언을 해 줄 사람이었습니다. 아들은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을 수 있다며 희망을 품었습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1994년 재심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기각하고 거들떠보지도 않았습니다. 김복연 할머니는 결국 무죄를 받지 못한 채 2010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2017년 또 한 번이 재심이 열렸습니다. 이번에는 면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더 이상의 근거가 없을 때 내리는 판결입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다 압니다. 그녀가 무죄라는 것을...

 

면소 판결이란? : 면소란 뜻에 대해서는 아래의 "지식거리 링크"를 참고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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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연 할머니 사연 - 억울한 누명, 부역 사건과 판결/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