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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지식 칼럼

돈가스의 유래와 어원, 일본식 돈까스의 역사와 오스트리아 슈니첼 차이

2016. 6. 22.

돈가스의 유래와 어원, 

일본식 돈까스의 역사와 

오스트리아 슈니첼 차이




저렴한 서양식 식사로 알려진 것으로 돈가스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먹는 것은 한국식 돈까스입니다. 그 유래와 역사를 살펴보려면 우리에게 돈가스를 전해준 일본식 돈까스와 원조 돈가스인 슈니첼을 비교해 보면 재미있습니다. 





일본식 돈가스의 유래와 역사 


일본 돈까스의 유래는 생각보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사실 일본은 서기 600년대까지만 해도 제대로 된 고대국가가 되지 못했었고 경제도 미약하였었습니다. 이렇듯 경제의 규모가 어렵다 보니 600년대의 덴무왕은 육식을 금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오랜 기간 동안 육식 금지는 제법 시행이 잘 되었습니다. 


사진: 유럽에서 왔지만 일본에 의해 개발되고 한국에 의해 변형된 돈가스. 보통 돈까스라고 하는 이 음식은 그만큼 유래와 어원이 특이한 음식이다. 이 사진은 한국식이다. 아래 일본식과 비교해 보자.(사진: 유럽에서 왔지만 일본에 의해 개발되고 한국에 의해 변형된 돈가스. 보통 돈까스라고 하는 이 음식은 그만큼 유래와 어원이 특이한 음식이다. 이 사진은 한국식이다. 아래 일본식과 비교해 보자. /ⓒ pixabay.com)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농경이 발달하지 못하다보니 가축의 사육도 미진하였고, 생선으로도 육식의 대체가 가능했기 때문에 1800년대의 메이지유신이 될 때까지 육식 금지가 존재하였습니다. 

1800년대에 서양에게 문호를 개방한 후 육식 금지가 해제되었으나, 그동안 육식을 하면 몸이 더럽혀진다고 종교처럼 생각하던 일부 일본인은 육식금지 해제에 반발하여 일왕의 거처를 습격하기도 했었습니다. 


사진: 도쿄에 있는 오래된 양식 레스토랑. 메이지유신 이후인 1890년대에 노포양식으로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몇 서양식 메뉴의 원조라고 한다.(사진: 도쿄에 있는 오래된 양식 레스토랑. 메이지유신 이후인 1890년대에 노포양식으로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몇 서양식 메뉴의 원조라고 한다. / ⓒ wikipedia.org)


메이지유신 이후 작은 체구의 일본인을 개선하고자 육식이 권장되었습니다. 1800년대 말에 유럽의 튀긴 스테이크인 커틀릿이 전파되었는데 이것이 일본식 돈가스의 유래가 됩니다. 하지만 장기간 육식을 금하던 일본인의 식생활이 하루아침에 바뀔 수는 없었습니다. 1900년대 초까지 일본의 돈가스는 그리 널리 퍼지지 않았습니다. 돈가스라는 이름으로 식당에서 처음 팔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라고 합니다. 육식이 자리 잡는데 거의 60년이 걸린 것입니다. 


사진: 일본에 커틀릿이 들어오면서 돈가스가 생겼다. 젖가락과 미리 썰어진 돈까스, 된장과 간장... 새로운 돈가스의 유래가 생긴 음식 역사이다.(사진: 일본에 커틀릿이 들어오면서 돈가스가 생겼다. 젖가락과 미리 썰어진 돈까스, 된장과 간장... 새로운 돈가스의 유래가 생긴 음식 역사이다. / ⓒ ウツダー)


유럽의 크로켓을 기름에 푹 담가 튀겨서 고로케를 만들어낸 일본은, 커틀릿도 기름에 푹 담가서 튀겨내어 돈가스를 만들어 냈습니다. 서구의 레스토랑에서 먹는 스테이크의 느낌을 저렴한 돈가스로 대신하며 경양식집이라는 것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돈가스는 조금 더 진화합니다.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동양식의 젓가락을 쓰기 위해서 미리 다 썰어진 후 나오게 됩니다. 여기다가 스프 대신 된장이 나오고, 소스도 간장이나 케첩이 곁들어지게 됩니다. 양이 많게 보이도록 고기는 두들겨서 넓게 퍼지고 양배추까지 얹으니, 푸짐함으로 거듭난 것이 지금의 일본 돈가스입니다. 






돈가스의 어원과 한국의 돈까스 


돈까스의 어원은 일본어에 있으므로, 영어 표현을 하자면 포크커틀릿(pork cutlet) 정도입니다. 돼지 커틀릿인 셈입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돈은 한자이고 가스는 일본식 외국어인데, 일본인은 커틀릿이란 발음이 안 되서 카츠레츠라고 불렀었습니다. 그러니까 영어 발음에서 돈가스의 어원은 커틀릿이고, 일어에서 돈가스의 어원은 카츠레츠인 것입니다. 


사진: 일본식 돈가스의 예. 일본식 돈까지는 소스를 찍어서 먹는다. 양배추가 수북히 나오고 묽은 된장국을 같이 먹는다. 미리 잘려 나오기 때문에 젖가락으로 먹는다.(사진: 일본식 돈가스의 예. 일본식 돈까지는 소스를 찍어서 먹는다. 양배추가 수북히 나오고 묽은 된장국을 같이 먹는다. 미리 잘려 나오기 때문에 젖가락으로 먹는다. / ⓒ wikimedia.org)


여기에 돼지를 뜻하는 한자인 "돈"자가 붙고 레츠가 사라지면서 지금의 돈까스의 어원이 됩니다. 한국에서는 돈까스라고 하지만, 표준 일어 표기법에 의하면 "까"발음이 맞지 않으므로 "가"를 써서 돈가스로 표준화되었습니다. 국어 순화를 위해서 "돼지고기 너비 튀김"이라는 공식명칭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돈가스, 돈까스만 일본 어원 그대로 사용되는 상태입니다. 


사진: 한국식 돈까스의 예. 돈가스가 덩어리로 되어 있어서 나이프와 포크로 잘라야 한다. 소스도 처음부터 뿌려져 나온다. 더구나 한국적인 반찬이 같이 있다.(사진: 한국식 돈까스의 예. 돈가스가 덩어리로 되어 있어서 나이프와 포크로 잘라야 한다. 소스도 처음부터 뿌려져 나온다. 더구나 한국적인 반찬이 같이 있다.)


한국에서도 처음엔 서양식 레스토랑의 저렴한 이용을 위해서 경양식집이라는 이름으로 돈까스가 판매되었습니다. 현재는 경양식 식당은 거의 문 닫고 분식집에서 팔고 있지만, 일본에는 아직도 레스토랑 외에 저렴한 경양식집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돈까스는 일본식과 달리 포크와 나이프가 나오고, 된장 대신 스프가 나오기도 합니다. 양배추 등은 일본 것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김치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 분식점식 돈까스의 예. 밥과 돈가스, 양배추, 단무지 등이 소스까지 얹혀진 상태로 한 접시에 모두 담겨 있다. 한국 돈까스의 유래는 일본이지만 많이 달라졌다.(사진: 분식점식 돈까스의 예. 밥과 돈가스, 양배추, 단무지 등이 소스까지 얹혀진 상태로 한 접시에 모두 담겨 있다. 한국 돈까스의 유래는 일본이지만 많이 달라졌다.)


최근의 돈가스는 퓨전 바람이 거셉니다. 치즈 돈가스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칼국수 등 다른 음식과 조합된 세트를 제공하는 체인점도 있습니다. 한편, 싼 음식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힌 가운데, 오히려 고급화를 이뤄 비싸게 판매되는 돈가스도 있습니다. 대체로 보통 돈가스 보다는 일본식 돈까스가 더 비쌉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식 돈까스는 일본식에 비해 더 얇고 옆으로 퍼져서 양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커틀릿, 슈니첼, 돈까스의 차이와 역사 


일반적으로 스테이크는 소고기, 돈가스는 돼지고기라는 차이도 있지만, 스테이크와 돈가스의 가장 큰 차이는 구운 음식이냐, 튀긴 음식이냐에 있습니다. 돈까스의 조상은 커틀릿이므로 커틀릿과 스테이크와의 차이도 역시 튀김의 차이입니다. 슈니첼은 커틀릿의 한 종류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커틀릿은 주로 송아지 고기를 재료로 하는데, 오스트리아의 비엔나 주변 도시에서 특히 유명한 것이 슈니첼입니다. 우리의 돈가스와 모양도 비슷하고 돼지고기로도 요리합니다. 우스타 소스 같은 것을 위에 붙지 않고 레몬즙을 뿌려 먹습니다. 


사진: 돈까스는 소고기 스테이크에서 재료만 돼지고기로 바꾼 것이 아니다. 스테이크는 직화로 구운 고기이고 돈가스의 유래인 커틀릿은 기름으로 익힌 것이다.(사진: 돈까스와 스테이크의 차이는 소고기에서 재료만 돼지고기로 바꾼 것이 아니다. 스테이크는 직화로 구운 고기이고 돈가스의 유래인 커틀릿은 기름으로 익힌 것이다.)


그리고, 커틀릿과 돈가스의 차이는 어떻게 튀기느냐에 있습니다. 커틀릿은 프라이팬에 적은 기름을 두르고 튀기는데 반해, 돈까스는 많은 기름을 붓고 튀김처럼 튀겨냅니다. 130여 년 전 일본에서 처음 돈가스를 만들어 낼 때, 어떻게 하면 빨리 커틀릿을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기름에 넣어 버리는 방법이 생겼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얇은 기름을 두르고 튀기므로 커틀릿은 고운 빵가루를 입힙니다. 그러나 기름 솥에 넣어버리는 돈까스는 두껍고 거친 빵가루를 사용한다는 차이도 있습니다. 


사진: 커틀릿과 돈까스의 차이는 빵가루와 튀김의 방법이다. 커틀릿은 튀김옷이 돈까스만큼 되지 않는다. 물론 음식점 주인장 마음이겠지만... 기름의 양도 커틀릿은 돈까스와 많이 다르다.(사진: 커틀릿과 돈까스의 차이는 빵가루와 튀김의 방법이다. 커틀릿은 튀김옷이 돈까스만큼 되지 않는다. 물론 음식점 주인장 마음이겠지만... 기름의 양도 커틀릿은 돈까스와 많이 다르다.)


오스트리아의 슈니첼은 고기를 얇게 다져셔 만들고, 그 외의 유럽에서 만드는 커틀릿은 조금 더 두꺼운 것이 일반적이나, 지역이나 식당에 따라서 두께와 재료 등이 많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슈니첼에는 레몬즙을 뿌리고 커틀릿에는 우스타 소스를 붓는 등의 변화도 있습니다. 돈까스는 슈니첼처럼 고기를 다져서 얇게 하며 옆으로 펼칩니다. 그렇게 하면 얇은 대신 넓이 때문에 양이 많게 보이므로, 전쟁으로 먹거리가 부족했던 한국과 일본에게는 더 알맞은 형태였던 것 같습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사진: 오스트리아의 슈니첼은 조금 더 돈까스에 가까운 모습이다. 커틀릿과 달리 고기를 갈듯이 빻아서 튀기므로 고기덩어리인 스테이크나 커틀릿과 또 다르다.(사진: 오스트리아의 슈니첼은 조금 더 돈까스에 가까운 모습이다. 커틀릿과 달리 고기를 갈듯이 빻아서 튀기므로 고기덩어리인 스테이크나 커틀릿과 또 다르다. / ⓒ Guilhem Vellut)


온라인에서 여행을 다녀온 후의 이야기들을 보면... 동양에서 슈니첼을 기대하고 돈까스를 주문하든, 서양에서 돈까스를 기대하며 슈니첼을 주문하든 양쪽 다 후회했다는 글을 접하게 됩니다. 역시 그 문화에 알맞게 길들여진 것이 돈가스가 아닌가 합니다. 송아지 고기나 돼지 갈비 등의 재료의 차이가 있었지만 닭고기를 사용하거나 카레 소스를 붓는 등의 퓨전화도 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돈가스의 유래와 역사를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시대상마저 알 수 있으니 재미있는 먹거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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