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조판서 정홍순 일화
조선 최고의 짠돌이 괴짜 정승
조선 영정조 시대에 정승이었던 정홍순의 일화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야사에 전해져 오는 정홍순과 김 서리의 이야기를 소개하는데, 한 나라의 재정을 책임지는 호조판서로서의 그의 성품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일화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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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조판서 정홍순 일화 - 조선 최고의 짠돌이 괴짜 정승 정홍순
호조판서 정홍순은 누구?
정홍순은 숙종 때 태어나서 영조 때 급제해서 벼슬아치가 되었습니다. 계속된 승진 뒤 호조판서로 10년간 일하게 되는데, 그의 일화들을 보면 그가 얼마나 호조판서로서 천부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영조가 죽은 뒤, 정조는 장례 과정을 알려고 아직 예조판서로 일하던 정홍순을 불렀습니다. 이때 정조는 매우 놀라고 맙니다. 너무나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기록하고 꼼꼼하게 모두 챙겼던 것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조선시대의 호조판서는 현대의 기획재정부장관과 같은 위치입니다. 즉 한 나라의 현재 재정뿐 아니라, 미래의 경제적 방향까지 결정하는 자리인 것입니다. 성품 자체가 관리에 너무나 잘 맞았기에, 정홍순은 우의정을 거쳐 좌의정의 자리까지 오르게 됩니다.
괴짜 정홍순 일화
정홍순의 일화는 김 서리와의 일화가 가장 유명합니다. 그가 호조판서로 있을 때 그가 믿고 일을 맡기던 김 서리(서리란 뜻은 하급 관료를 의미함)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홍순이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그가 나름 녹봉도 꽤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맨날 행색이 초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루는 물었습니다. 방탕하게 사는가 묻는 그의 질문에, 김 서리는 식솔이 스무 명이나 되니 항상 돈이 달린다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그의 진짜 가족은 6명뿐이었지만, 마음이 약해서 형과 아우와 처남의 가족까지 집에 받아들여서 먹여 살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계산이 빠른 정홍순은 호조판서답게 바로 내쫓으라고 냉정하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마음 약한 김 서리는 머뭇거리고... 이때 정홍순은 생각지도 못한 강수를 둡니다. 너무 궁핍하면 비리에 빠진다며 김 서리를 해고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난데없이 쫓겨난 김 서리는 고생하며 살아가야 했습니다.
정승 정홍순의 훈훈한 이야기
그렇게 1년이 지난 후의 반전이 다가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정홍순이 김 서리를 찾은 것입니다. 아직도 힘드냐는 정홍순의 질문에 김 서리는 죽어가는 소리를 했습니다. 생계가 막막해지는 바람에 형, 동생, 처남 가족도 다 떠나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때 정홍순이 김 서리에게 뭔가를 내놓습니다. 그것은 1년 동안 김 서리가 받았어야 할 녹봉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정홍순이 김 서리를 짤랐던 것은, 사실 그에게 기생하던 백수들을 쫓아내기 위해서였던 것이었습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다시 김 서리와 화해한 그는 다음 날부터 다시 호조로 등원하여 일하도록 시켰다는 훈훈한 일화입니다. 물론 야사로 전해오는 이야기지만, 한편으론 냉정하고 또 한편으론 훈훈함도 내비치지만, 어느 경우든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그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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