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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해와 세종 - 고약해 어원과 세종실록의 일화

키스세븐지식 2018. 10. 1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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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해와 세종 - 고약해 어원과 세종실록의 일화] 

세종실록에 보면 실제로 고약해라는 신하가 나오는데, 세종과 고약해의 관계는 정말로 고약한 관계였다고 합니다. 한편,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고약해의 어원도 그 신하의 이름에서 나왔다는 말이 있는데, 진짜로 어원이 그런지, 또 얼마나 고얀 사람이었는지 기록들을 살펴봅니다. 






세종과 고약해 어원설은 진짜? 


유교 질서가 엄격했던 조선 시대에 왕에게도 성질을 내는 신하가 있었다면 누가 믿을까요? 하지만 실제로 그런 신하가 있었습니다. 조선 세종 때 '고약해'라는 사람은 임금 앞에서도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마음에 안 들면 휙 하고 나가버리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약해의 어원이 이 사람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사진: 조선시대에 왕에게 대든다는 상황은 생각도 못해봤을 얘기다.(조선시대에 왕에게 대든다는 상황은 생각도 못해봤을 얘기다. [고약해, 세종 - 고약해 어원] / ⓒ KBS)


세종은 말 그대로 성군이었는지라, 신하들에게 격의 없이 토론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때 물의를 일으킨 신하들이 있었으니 바로 '허조'와 고약해입니다. 세종 때 고약해는 실존인물이며 형조참판과 대사헌까지 지낸 사람입니다. 태종 때 유교 예법을 잘 지키고 효행이 높다 하여 사간원에서 추천하여 벼슬에 올랐고, 태종 때 이미 형조정랑, 한성부윤 등을 거쳤습니다. 


사진: 드라마에 등장한 형조참판 고약해.(드라마에 등장한 형조참판 고약해. [고약해, 세종 - 고약해 어원] / ⓒ KBS)


세종 즉위 이전부터 벼슬을 하였고 성격까지 겁이 없어서 고약해는 세종 감히 노려보기도 했고 어명에 대꾸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세종은 고약해을 '대사헌'에 등용하였습니다. 현재의 검찰총장의 지위인데, 고약해의 직언과 행동에도 불구하고 "간언"을 막지 않고 들었던 세종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감히 세종에게 고약해가 대들다 


세종실록을 찾아보면, 첫 번째 세종과 고약해의 충돌은 세종 7년의 일입니다. 세종이 격구(말을 타고 막대기로 공을 넣는 놀이)를 좋아하자 이를 폐지하자고 다섯 번이나 끈질기게 청을 올렸던 것입니다. 전쟁에도 도움이 안 되는 놀이라는 고약해의 간언에 세종은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다는 변명을 해야 했습니다. 이에 '김자'도 전조에 음란한 풍습이었다고 고약해를 거들었다고 합니다. 


사진: 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된 오대산사고.(조선왕조실록이 보관된 오대산사고. [고약해, 세종 - 고약해 어원] / ⓒ strykr)


또한 세종 9년 기사를 보면, '수륙재'에 밀초를 쓰는지에 대해서도 세종의 어명을 반대하며 "어찌 구구하게 논의하냐"는 말투로 공격을 했습니다. '수령육기제' 논쟁 때는 감히 "소인"이라는 말도 썼습니다. 임금에게는 "소신"이라는 말을 써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논쟁에서 소인을 고집한 것은 자신을 더 낮춰서 왕까지 낮추는 예의 없는 언행이었습니다. 


사진: 세종대왕과 고약해의 일화를 재현하는 TV프로그램.(세종대왕과 고약해의 일화를 재현하는 TV프로그램. [고약해, 세종 - 고약해 어원] / ⓒ JTBC)


수령육기제는 지방 관리의 임기가 짧아서 늘리자고 하는 논의였는데 이 날 세종을 고약해에게 거의 말싸움에 가까운 반항이 받았습니다. 당시 호조참판이었던 고약해는 언성을 높여서 자신이라도 간언 하지 않으면 누가 임금을 말리겠냐며 따졌습니다. 이에 세종도 언성을 높여서 이기려고 하였는데, 고약해는 세종의 말을 끊고 끼어들어서 자기 말을 해 버렸습니다. 


사진: 세종의 입장에서도 매우 황당했을 상황이었다.(세종의 입장에서도 매우 황당했을 상황이었다. [고약해, 세종 - 고약해 어원] / ⓒ JTBC)


세종의 입장에서도 황당했을 것입니다. 유교국가에서 모든 신하가 다 보는 중에 대드는 광경이니 말입니다. 그러자 세종도 "내 말을 듣지도 않고 감히 말하는가!"하고 억누르려고 했습니다. 고약해도 성질이 단단히 났는지 자릴 박차고 나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놀랍게도 임금에게 "실망했습니다"라고 말해 버렸던 것입니다. 


사진: 조선은 어느 왕조보다도 왕권 강화에 노력을 기울였던 국가였다.(조선은 어느 왕조보다도 왕권 강화에 노력을 기울였던 국가였다. [고약해, 세종 - 고약해 어원] / ⓒ 이응준)


세종은 매우 당황했습니다. 일단 화를 가라앉히고 "알아들었으니 자리에 앉으라"라고 사태를 진정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왕이 말하는 도중에 끼어들어서 끊어버리고 성질을 내며 벌떡 나가려는 행동은 다른 임금 같았으면 목숨이 위태로웠을 것이었습니다. 세종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의외의 상황이 오히려 당황스러웠을 수도 있습니다. 



고약해 어원은 민간 속설일 뿐 


이 날은 세종도 단단히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일단 알겠다고 하고는 다들 물러난 후에 도승지를 불러서 화풀이를 했습니다. 세종은 고약해가 잘못한 것들과 효령대군에게서 전해 들은 얘기까지도 말하면서 흠담을 했습니다. 도승지도 열 받은 세종의 마음이 헤아려졌는지 탄핵을 시행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세종도 쑥스러웠는지 효령대군에게서 들었다는 말들은 비밀로 하자고 했습니다. 


사진: 세종이 언론을 막지 않은 것은 바른 공론문화를 만들기 위함이었다.(세종이 언론을 막지 않은 것은 바른 공론문화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고약해, 세종 - 고약해 어원] / ⓒ MBC)


그런데 다음 날 신하들의 반응은 세종의 길을 막았습니다. 사간원과 사헌부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상소가 올라온 것입니다. 일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말을 잘 못했다고 벌을 준다면 누가 임금에게 바른 소리를 하겠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세종과 신하들이 실랑이를 벌였지만 결국 세종이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진: 성군 세종은 자유로운 언론을 보장했으나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성군 세종은 자유로운 언론을 보장했으나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고약해, 세종 - 고약해 어원] / ⓒ MBC)


그러나 세종이 친히 보살펴서 고약해를 감싼 것도 여러 번입니다. 의금부에서 김복항 사건에 얽혀 고약해의 죄를 청하였으니 세종은 논죄하지 말게 하였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세종과 고약해의 일화를 보면서 느껴야 할 것은, 신하가 불경하더라도 공론은 살아 있어야 한다는 당시의 신념입니다. 고약해가 고약하다의 어원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지만 세종도 최대한 참았기에 그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사진: 세종실록을 찾아보면 실제로 고약해에 대한 일화들이 나온다.(사진은 예일 뿐임)(세종실록을 찾아보면 실제로 고약해에 대한 일화들이 나온다.(사진은 예일 뿐임) [고약해, 세종 - 고약해 어원] / ⓒ Unknown)


지금도 어떤 대통령은 청와대 회의에서 일방적으로 지시를 하고, 어떤 대통령은 허심탄회하게 참모들의 의견을 듣습니다. 그 분위기는 국정운영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제왕적인 대통령은 반대하는 국민을 감시하고 돈을 줘가며 자기편에게만 이익을 주다가 국정농단에 이르기도 합니다. 반면 의견의 기회를 열어두는 자가 대통령이 되면 사회 분위기 자체가 자유스러워집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사진: 고약해의 어원이 고약해라는 것은 고증된 바가 없다.(고약해의 어원이 고약해라는 것은 고증된 바가 없다. [고약해, 세종 - 고약해 어원] / ⓒ Unknown)


마지막으로... 세종과 고약해의 일화 때문에 "고약해"의 어원이 이 신하 때문이라는 말이 생긴 것은 오해로 보입니다. 어느 때부터인가 사실인 것처럼 이런 고약해 어원설이 떠돌았지만, 국어학적으로 그 기록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어떤 이는 고약의 어원이 "괴악하다"라고도 하지만 이 역시도 정확한 사료로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도 고약하다의 어원은 찾지 못했다고 하니, 그저 민간 속설 정도로 생각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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