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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과 정원섭 - 제주도 야간비행과 보상배상비

키스 키스세븐 2021. 4. 29.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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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

정원섭의 제주도 야간비행

충성하려고 무고한 사람을 고문해서 잡아넣었다면, 그래서 15년이나 감옥에 갇히고도 피해배상비가 0원이었다면? 더구나 이것이 고의적인 것이었다면, 입장 바꿔 생각했을 때 심정이 어떨까요?

이 이야기는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실제 인물인 정원섭의 실화입니다. 이미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에 대해 자세히 글을 썼었으나(아래 링크에서 더 자세하게 읽을 수 있음), 전체적인 정리를 더 하고 그의 사망 소식과 함께 전합니다.

 

 

 

이 블로그는 "심심할 때 잡지처럼 읽는 지식"이라는 목적으로 운영됩니다. 즐겨찾기(북마크) 해 놓으면 심심할 때 좋습니다.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과 정원섭 - 제주도 야간비행과 보상배상비]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이란?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과 정원섭 - 제주도 야간비행과 보상배상비/ ⓒ 영화 7번방의 선물

박정희 집권 시절이며, 독재를 위한 '10월 유신'을 발표하기 직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1972년 춘천시 우두동의 한 논둑에서 10살의 아이가 강간 살해당한 채 죽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매우 분노가 치미는 범죄지만, 그 후 또 다른 범죄가 국가에 의해 저질러집니다.

 

죽은 아이가 춘천경찰서 파출소장의 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박정희는 공권력에 대한 도전이라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당장 10일 안에 범인을 잡아들이라는 시한부 검거령이 내려졌고, 정권에 아첨하기 위한 수하의 자들은 아무나 잡아다가 범인을 만들었습니다.

 제주도 야간비행 고문 -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 피해자 정원섭 보상배상비/ ⓒ Unknown

이렇게 해서 체포된 사람이 영화 7번방의 선물 실화의 실존 인물인 '정원섭'이었습니다. 숨진 피해자의 주변에서 만홧가게의 점표(입장권 같은 것)가 발견되자 잡혀간 것입니다. 그날은 시한부 검거령 마감 하루 전... 진짜 범인을 잡지 못하자 죄를 뒤집어씌운 것입니다.

 

당시 36살이었던 그는 주변에서 발견된 몽당연필, 검은 빗, 만화방 쿠폰 등으로 죄를 추궁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점표는 다른 만화방의 것이었고, 그는 대머리에 가까운 스포츠머리를 하고 있었기에 빗도 필요 없던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 무시된 채 그는 무기징역을 받았습니다.

 

 


제주도 야간비행이란 고문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과 정원섭 - 제주도 야간비행과 보상배상비/ ⓒ 영화 남영동

물론 그는 정원섭은 조사에서 범죄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마감 날짜 안에 범인을 잡았다고 보고하려던 수사관들은 증거를 조작하고 고문을 가했습니다. 잠을 안 재우거나 통닭구이 등의 고문을 하고, 죽도록 때리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팔과 다리를 쇠 파이프에 묶은 뒤 책상 사이에 걸어서 공중에 매달리게 만들었습니다. 그 후 얼굴에 수건을 덮고, 그 위에 물을 부으면서 자백을 강요했습니다. 숨을 쉴 때마다 폐로 물이 들어오는 잔인한 고문이었던 것입니다.

 제주도 야간비행 고문 -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 피해자 정원섭 보상배상비/ ⓒ 영화 1987

그러다가 정신을 잃으면 잠시 쉬었다가, 정신을 차리면 다시 반복에 반복을 했습니다. 2011년 재심 때, 설마 일제시대 왜경들이나 하던 이런 고문을 대한민국에서 같은 국민을 상대로 했다는 것을 다들 못 믿었지만 이는 사실이었습니다.

 

나중에 한 경찰관이 당시에 이런 고문을 하던 시절이었다고 증언한 것입니다. 그가 다른 조사관에게 고문을 당했다고 말하면, 곧이어 고문했던 그 경찰관이 다시 들어와서 또 고문을 시작하곤 했다고 합니다. 결국 그는 사흘 만에 거짓 자백을 하고 말았습니다.

 

 


억울한 재판 - 판사와 검사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과 정원섭 - 제주도 야간비행과 보상배상비/ ⓒ 채널A

경찰과 검찰은 그가 만홧가게의 여종업원들을 감금하고 가혹행위를 했으며, 전부터 성폭행하던 인물이라고 조작했습니다. 정원섭은 모두 조작이고 허위자백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최고 권력자의 구미에 맞추기 위해서 범인을 만들어내 했던 그들입니다. 보수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사법농단 같은 사건이 일어나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던 국민도 꽤 있을 것입니다. 정권에 맞게 법을 악용하는 이런 사건이 바로 그것인 것입니다.

 제주도 야간비행 고문 -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 피해자 정원섭 보상배상비/ ⓒ 동아일보

심지어, 국과수에서 판별한 범인의 혈액형이 A형이라는 것도 소용없었습니다. 그는 B형인데도 범인으로 몰린 것입니다. 더구나, 경찰은 그의 아들을 현장에 데리고 가서는 연필을 이빨로 물어보라고 시켰습니다. 그리고는 현장의 연필이 그의 집에 있던 것이라며 증거로 내놓기도 했습니다.

 

결국 1973년, 그는 강간치상죄로 무기징역을 받았습니다. 그의 범행을 주장했던 당시 검사는 정용식 검사였고, 그를 진범이라고 판결한 판사는 윤상목 판사였습니다. 하지만, 2011년 재심에서 진실이 다 밝혀졌는데도 그들은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정원섭의 망가진 인생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과 정원섭 - 제주도 야간비행과 보상배상비/ ⓒ MBC

그는 항소와 상고를 했으나 모두 기각당해버렸습니다. 이것이 큰 문제였던 또 한 가지는, 정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진짜 '춘천파출소장 딸 살인사건'의 진범은 법을 피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정원섭은 수치심과 모멸감 때문에 세 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습니다.

 

그의 생명을 구한 것은 김재준 목사님이었습니다. 그를 면회 와서는 죽으면 진짜 범죄자가 될 것이니, 살아야 누명을 벗을 수 있다고 용기를 준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15년간 복역 생활을 했습니다.

 제주도 야간비행 고문 -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 피해자 정원섭 보상배상비/ ⓒ 연합뉴스

그동안 그의 아버지는 충격으로 사망하고, 아내는 교통사고를 당했고, 자식들은 손가락질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가정이 완전히 풍비박산 나 회복할 수 없는 비참함을 맞습니다. 그럼에도 살아야 한다는 집념 속에 1987년 모범수로 가석방되었습니다.

 

마음을 돌려 잡고 1988년부터 신학 공부를 하여 목회자가 되었고, 충절교회 등에서 담임목사를 하였습니다. 그동안에도 한 맺힌 억울함을 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습니다. 1999년 재심을 청구했으나 2001년, 이마저도 기각당해버렸습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실화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과 정원섭 - 제주도 야간비행과 보상배상비/ ⓒ 7번방의 선물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고,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그에게 관심을 보였습니다. 무려 33년 만의 기회였지만 이미 그는 칠순에 접어드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2007년 재심 권고 결정이 내려지고, 그 후 무죄 판결을 받아내게 됩니다.

 

이 재판에서 당시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 핵심 증거 날조, 증인 조작 등의 진상이 드러났습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이 정원섭의 실화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보수 정권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제주도 야간비행 고문 -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 피해자 정원섭 보상배상비/ ⓒ Unknown

그리고 2011년, 당시 그를 고문한 경찰관들에게 소송을 걸어서 1심에 23억 원 배상 판결도 받아냈습니다. 그러나 무작정 기뻤던 것은 아닙니다. 당시 무기징역을 받을 때는 1년도 안 되게 속전속결로 진행되었던 판결이, 누명을 벗기 위해서는 4년이나 걸렸습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하지만 한을 푸는 것은 딱 거기까지만이었습니다. 2012년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국가의 배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판사와 검사에 대한 처벌도 책임도 없었습니다. 보수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새로 재기한 모든 재판은 다 실패하게 된 것입니다.

 

 


39년의 피해배상은 0원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과 정원섭 - 제주도 야간비행과 보상배상비/ ⓒ KBS

이전까지, 피해보상은 민법에 따라 무죄 선고로부터 3년 정도로 인정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2013년 갑자기 대법원 판례가 바뀌면서 재심 무죄판결 확정 후 형사보상 결정 확정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배상소송을 시작해야만 되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39년이나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가정이 파탄 났는데, 그의 국가 배상 소송이 단 10일 지났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누명 재심만 해도 4년이나 걸렸으면서, 개인이 국가 소송을 준비한 시간은 단 6개월밖에 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제주도 야간비행 고문 -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 피해자 정원섭 보상배상비/ ⓒ SBS

이렇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보수당이 집권하면 각종 인권 문제가 계속됩니다. 보수 정권이 재집권한 후, 그 사이 진보정권에서 과거의 억울한 사람들의 억울함을 풀어 준 것에 불만이 생겼습니다. 결국은 과거에 자신들이 한 짓에 대한 판결이라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보수 세력은 어떡해서든 배상을 해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인혁당 사건', '부림사건', '도가니 사건' 등 줄줄이 돈을 내줘야 상황을 피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것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보수 정부의 양승태 사법농단이 밝혀진 뒤에야 그 비밀을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과 정원섭 - 제주도 야간비행과 보상배상비/ ⓒ MBC

그때 이런 짓을 한 당이 한나라당이었고, 그 정당의 재산과 정치인은 새누리당 - 미래통합당 - 자유한국당으로 계속 이름을 바꾸어 이어지다가, 지금의 국민의힘 당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원섭과 춘천 파출소장 딸 살인사건은 정치와 아무 상관이 없지만 그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춘천 강간살인 조작 사건의 피해자 정원섭은 이렇게 억울하게 살다가 2021년 87세로 사망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억울함은 7번방의 선물이라는 영화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의 억울함을 아는 국민들은 진심으로 명복을 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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