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출국" 실화의 오길남, 신숙자, 윤이상 - 납북공작원 실존인물]
독일에 살다가 북한에게 포섭되어 가족을 이끌고 월북했던 오길남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출국의 실화는 오길남을 모티브로 합니다. 한편 동백림 사건의 윤이상이 이 사건에 관여되었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통영의 딸 사건인 신숙자 생환 운동입니다. 이 때문에 논란도 있었기에 납북공작원 실화를 정리했습니다.
[엮인 글]
영화 출국 실화의 배경
2018년 납북공작원 실화의 영화 '출국'이 개봉했습니다. 이 영화는 북한에 포섭되어 월북했다가 다시 귀순한 어떤 가장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그로 인해 북한에 남게 된 부인과 두 딸에 대한 가장의 슬픔을 담고 있는데, 영화 출국 실화의 실존 인물인 '오길남'은 1985년 독일의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입니다.
(영화 출국 포스터. 감독 노규엽, 주연 연우진, 박주미, 이범수 [출국 실화 납북공작원 실존인물 오길남 신숙자] / ⓒ 영화 출국)
한편, 오길남의 부인 '신숙자'는 얼마 전에 "통영의 딸"이란 검색어로 큰 관심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통영 출신인 신숙자는 1980년대에 독일로 파견된 간호사였습니다. 그때 영화 출국의 실존인물인 오길남은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독일에 온 유학생이었습니다. 그들은 독일에서 결혼을 하고 두 명의 딸을 낳았습니다.
(현존 세계 5대 작곡가로 꼽혔던 윤이상의 생전 모습 [오길남 신숙자 출국 실화 납북공작원 실존인물] / ⓒ 통영시)
당시의 납북공작원 실화가 최근에 다시 불거지며 작곡가 '윤이상'의 유가족은 오길상과 마찰이 있었습니다. 귀순한 오길남에게 윤이상이 다시 북으로 돌아가라고 했다는 얘기 때문입니다. 현존했던 세계 5대 작곡가인 윤이상은 빨갱이로 몰렸고 '동백림 사건'에서 무기징역까지 받았었기에, 그의 가족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영화 출국 실존인물이며 실화의 오길남 경제학박사 [출국 실화 납북공작원 실존인물 오길남 신숙자] / ⓒ AP통신)
영화 출국의 실존인물인 오길남과 신숙자는 서독에 머물 당시에 야채상을 하던 '김종환'에게 포섭당했다고 합니다. 오길남은 독일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땄으나 취업을 하지 못했고, 간호사였던 신숙자가 간염으로 앓아누우면서 살림이 어려워지고 있었습니다. 이때 그가 북으로 가면 경제 재건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접근했던 것입니다.
영화 출국 실존인물 오길상, 신숙자
1985년에 남한에서도, 독일에서도 꿈을 펼칠 수 없다는 절망에 빠졌던 오길남은 마침내 월북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부인 신숙자는 "언젠가는 자신의 눈을 찌르며 후회하게 될 일"이라고 반대했지만, 결국 오길남, 신숙자 부부와 두 딸 오혜원, 오규원 네 가족은 월북을 하고 말았습니다. 영화 출국의 실화는 이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통영의 딸, 신숙자의 생전의 모습 [오길남 신숙자 출국 실화 납북공작원 실존인물] / ⓒ 오길남)
오길남은 부푼 꿈을 안고 북한에 도착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3개월 동안 고립시킨 채 세뇌교육을 하더니 칠보산연락소라는 곳에서 근무시켰습니다. 오길남이 경제학자로서 할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때서야 월북 사업에 이용당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영화 출국의 실화 같은 후회는 오길남 외에도 여러 월북인들이 겪었을 일일지도 모릅니다.
(오길남, 신숙자의 두 딸. 지금은 북한에 억류되어 있다 [출국 실화 납북공작원 실존인물 오길남 신숙자] / ⓒ 오길남)
그런데 다음 해인 1986년에는 독일 유학생을 포섭하라는 지령까지 떨어졌습니다. 출국의 실존인물인 오길남은 경제학자가 아니라 납북공작원이 되어 버렸습니다. 부인 신숙자는 오길남에게 "유망한 젊은이를 속여서 지옥에 빠트리는 파렴치범이 되려는 거냐"며, 울면서 오길남을 때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간염을 앓는 부인과 두 딸을 뒤로한 채 떠나야 했습니다.
(월북하기 전의 오길남 가족. 오길남은 납북공작원이 되고 만다 [오길남 신숙자 출국 실화 납북공작원 실존인물] / ⓒ 오길남)
영화 출국의 실화와 줄거리는 여기서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오길남은 유학생 포섭을 위해 덴마크로 가는 중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공항 입국 심사대에서 직원에게 구조요청 쪽지를 전달하여 북한 감시원을 따돌리고 탈출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그러나 바로 한국으로 오면 가족의 생사가 위험했기 때문에 5년 동안 독일에 살며 가족의 생환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통영의 딸 신숙자와 두 딸
당시 윤이상은 현존하던 세계 5대 작곡가로 대접받고 있었습니다. 북한에서도 그를 인정해 주고 있었기 때문에 오길남은 윤이상을 찾아갔습니다. 윤이상도 그가 안타까워서 가족의 안부를 알아봐 주며 노력했습니다. 1987년에는 편지와 녹음테이프라도 겨우 받을 수 있게 되었는데, 오길남과 윤이상은 같이 들으며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출국의 실화는 영화보다 한스러웠습니다.
(북한에서 보내 온 사진의 오길남 가족. 왼쪽이 통영의 딸 신숙자이다 [출국 실화 납북공작원 실존인물 오길남 신숙자] / ⓒ 오길남)
그런데 여기서 좀 갈리는 증언이 나오는데, 오길남은 윤이상이 다시 월북하라고 했다고 말하고, 윤이상의 부인은 오길남이 피식 웃으며 이제는 남한에 가야겠다고 했다고 말합니다. 이 문제로 인해 오길남과 윤이상의 유족들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을 포섭한 김종환이 욕설을 퍼부으며 모른 척했기에, 오길남은 1992년 독일 주재 한국대사관에 자수를 하게 됩니다.
(북한 상설대표부를 찾아 갔던 오길남의 방송 모습 [오길남 신숙자 출국 실화 납북공작원 실존인물] / ⓒ rfa.org)
여기서 영화 출국의 실화는 더욱 절망적으로 흐릅니다. 1992년 한 탈북자에게서 부인 신숙자와 아이들의 근황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가족들은 '요덕수용소'에 있으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숙자는 자살을 기도했으며 산나물을 뜯으며 살고 있다는 말을 해서 더욱 가슴을 무너지게 만들었습니다.
(통영의 딸 신숙자(부인)과 오혜원, 오규원(두 딸)의 송환 운동 [출국 실화 납북공작원 실존인물 오길남 신숙자] / ⓒ rfa.org)
그 후 2012년, 이른바 "통영의 딸" 이슈를 통해서 북한에 억류된 신숙자의 이야기가 퍼졌습니다. UN을 통해서 송환 신청도 했지만, 당시 북한은 간염으로 이미 신숙자가 사망했다고 통보해왔습니다. 오길남의 두 딸은 이제 마흔이 됩니다. 영화 출국의 실화는 해결되지 않는 분단의 생채기투성이로 얼룩져 있습니다. 영화 출국의 실존인물 오길남에게는 남북화해가 더욱 목마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