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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지식 칼럼/역사&사건

세종대왕의 고기 편식 - 세종, 고기와 비만, 당뇨병

2018. 2. 2.

[세종대왕의 고기 편식 - 세종, 고기와 비만, 당뇨병]

수많은 왕들 중에서 "고기"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세종대왕일 정도로 세종의 고기 편식은 유별납니다. 세종대왕과 고기의 일화들을 보면 비만과 당뇨병으로 고생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세종의 편식은 현대병과도 연결해서 생각해 볼만 합니다. 




[글의 순서]

세종대왕은 편식대왕

세종대왕과 고기

세종의 고기 편식과 질병



세종대왕은 편식대왕


드라마를 보면 `세종대왕`은 날씬하고 잘 생기고 목소리도 좋은 배우가 연기를 맡습니다. 혹은 너무 연구를 많이 해서 세종이 허약체질인 것처럼 표현하는 책도 많습니다. 

그러나 세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뚱뚱하고 질병투성이인데다가 편식까지 심한 왕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런 얘기들은 세종과 고기의 일화들을 통해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진: 세종대왕의 동상. 한국인이 말하는 존경받을 왕 1위로 조사되었다.(사진: 세종대왕의 동상. 한국인이 말하는 존경받을 왕 1위로 조사되었다. [세종대왕과 고기] / ⓒ 배승호)


`세종`의 재위 기간은 약 32년입니다. `영조`의 재위 기간은 약 52년입니다. 그런데 "고기"라는 키워드로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 보면 세종은 고기가 432번이 나옵니다. 영조가 20년이나 더 오래 왕을 했지만 165번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그 중에는 물고기란 단어도 검색되지만, 그만큼 세종대왕과 고기는 뗄 수 없는 관계였던 것 같습니다. 


사진: 조선왕조 실록 중에서 세종시대의 세종실록을 보면 고기라는 단어가 더욱 많이 나온다.(사진: 조선왕조 실록 중에서 세종시대의 세종실록을 보면 고기라는 단어가 더욱 많이 나온다. [세종대왕과 고기] / ⓒ Salamander724)


어릴 때부터 세종대왕은 고기 없이는 밥을 못 먹었다고 합니다. 고기가 빠진 수라상이 들어오면 밥을 다 먹고도 힘이 없어서 쓰러지는 척을 했다는 얘기도 그래서 만들어졌는지 모릅니다. 

성인이 돼서도 세종은 육류를 밝혔습니다. 세종대왕은 편식대왕이었는데, 운동을 멀리하고 글 읽기에만 매달리니 뚱뚱한 비만 체질로 살았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실제로 세종실록에는 온갖 병명이 등장합니다. 


사진: 유난히도 고기를 좋아했던 세종대왕은 우리 상상과 달리 뚱뚱한 비만형이었다.(사진: 유난히도 고기를 좋아했던 세종대왕은 우리 상상과 달리 뚱뚱한 비만형이었다. [세종대왕과 고기] / ⓒ StockSnap)


심지어 `야사`에서는 친경에서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낸 후 소를 잡아먹은 것이 `설렁탕`의 유래라고 전해질 정도입니다. `친경`은 농업국가인 조선에서 백성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왕이 직접 농사를 짓는 행사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소를 잡는 것을 국가차원에서 제한할 정도였으니 신빙성이 적은 일화지만, 이렇듯 세종과 고기가 연관되는 것 또한 세종의 편식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일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대왕과 고기


세종대왕과 고기에 대한 얘기들은 공식기록인 세종실록에도 많이 존재합니다. 제3대 임금인 태종시절, 왕에서 물러나 있던 2대 임금 정종이 사망했습니다. 그때는 1420년이고 세종의 나이가 23세 되던 해입니다. 

유교국가를 지향하던 조선이었으니 당연히 3년의 상을 치르고 그 동안은 고기와 술을 입에 대서는 안 될 일입니다. 그런데, 상중이라 세종이 고기를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태종이 매우 어여쁘게 보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사진: 세종대왕은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상중에도 고기를 먹어야 된다는 간청이 올라오기도 했다.(사진: 세종대왕은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상중에도 고기를 먹어야 된다는 간청이 올라오기도 했다. [세종의 고기 편식과 질병] / ⓒ FC12P)


태종은 이성계의 아들로, 형제들과 수많은 대신들을 죽이고 왕이 된 인물입니다. 그저 당시 예법대로 세종이 고기를 먹지 않았을 뿐인데도, 태종이 이토록 어여쁘게 여겼다는 것은 평소에 세종대왕의 고기 편식이 얼마나 심했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세종이 고기를 끊은 지 두 달이 지난 후, 몸이 허약한 증세를 보이는 `허손증`이란 병에 걸리자 오히려 신하들이 고기를 먹게 해 달라고 주청을 올렸을 정도입니다. 


사진: 작자 미상의 그림 야연. 조선시대에 야외에서 고기를 즐기는 모습이 담겨 있다.(사진: 작자 미상의 그림 야연. 조선시대에 야외에서 고기를 즐기는 모습이 담겨 있다. [세종의 고기 편식과 질병] / ⓒ 미상)


원경왕후가 사망했을 때도 태종은 세종이 고기 없이 지내는 것을 걱정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태종은 죽기 전에, 자신이 죽어도 세종대왕이 고기를 계속 먹으라는 유언을 남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1422년 세종2년에 아버지 초상이 생기자 유교 예법에 따라 고기를 금하였습니다. 또 다시 세종은 허약해져서 맥을 못 췄고, 신하들은 태종의 유언대로 고기를 먹어달라고 간청을 올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사진: JTBC에서 방송한 미각의 한 장면. 수라상의 7첩 반상과 12첩 반상이다.(사진: JTBC에서 방송한 미각의 한 장면. 수라상의 7첩 반상과 12첩 반상이다. [세종의 고기 편식과 질병] / ⓒ JTBC)


농경과 유교국가였던 조선에서는 큰 가뭄이 들면 왕이 초가집에서 검소하게 살며 백성과 고통을 함께 하는 의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종대왕이 고기 편식으로 참지 못하였고, 신하들도 간청을 올렸으니 실제로는 의례 중에도 세종이 고기를 먹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더구나 연회 날에 세종이 직접 중궁의 고기와 신하들의 고기를 비교해서 담당자를 문초하라고 한 기록까지 세종실록에 나오니,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세종의 고기 편식과 질병


세종대왕은 고기 편식이 심할 뿐더러 운동을 멀리했기에 젊어서부터 여러 병에 시달렸습니다. 허손병은 요즘 말로하면 허약체질인데, 몸이 비만이면서도 허약했다는 것은 현대인에게도 많은 교훈을 줍니다. 

최고급 대우를 받던 조선시대 왕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산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세종이 고기를 그렇게 잘 챙겨 먹었어도 건강하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사진: 설렁탕의 유래가 세종대왕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아직 정설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사진: 설렁탕의 유래가 세종대왕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아직 정설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세종대왕은 편식대왕] / ⓒ Matt PEK)


세종은 현대에 당뇨병이라고 부르는 `소갈증`을 20대부터 앓았습니다. 소갈증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끊임없이 갈증이 나기 때문인데, 기록에 의하면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이 한 동이도 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더불어 안질, 부종, 임질, 두통, 수전증, 이질까지 앓았습니다. 세종7년 때부터는 각종 병이 너무 심해서 미리 관을 짜두고 준비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말년에는 한치 앞도 제대로 못 볼 정도로 시력을 잃은 채 살았습니다. 


사진: 전시 중인 세종대왕의 어진. 무려 22명의 자식을 둔 왕이기도 하다.(사진: 전시 중인 세종대왕의 어진. 무려 22명의 자식을 둔 왕이기도 하다. [세종대왕은 편식대왕] / ⓒ Jocelyndurrey)


세종대왕의 일에 대한 성실성은 누구나 인정합니다. 너무나 성실해서 신하들까지 고생을 하였는데, 황희, 조말생 등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괴롭혔다는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1420년은 `집현전`이 새로 만들어진 해입니다. 집현전 학자들도 세종 때문에 앓아 눕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세종은 일과 식욕 뿐 아니라 성욕도 왕성해서 7명의 부인에게서 아들 18명, 딸 4명의 자식을 두기도 했습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사진: 세종과 고기의 일화에서 현대인은 규칙적인 운동과 식생활의 중요성을 생각한다.(사진: 세종과 고기의 일화에서 현대인은 규칙적인 운동과 식생활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세종대왕은 편식대왕] / ⓒ Hannah-Choi)


세종대왕은 고기 편식 때문에 당뇨병과 합병증을 앓으면서도 신하들에게 고기를 내리곤 했다는 기록이 수도 없이 나옵니다. 황희가 늙어 기력이 없자 고기를 먹으라고 명하고, 양녕대군 등의 인척에게도 고기를 선물로 주었다고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고기를 검색해 보면 세종이 고기를 내렸다는 기록이 너무 많아서 놀랍습니다. 

성군이며 훈민정음 반포 등으로 가장 존경받는 세종의 사생활에는 이런 모습들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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