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멘바시(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기행]
투르크메니스탄의 니야조프 대통령은 대통령에 오르더니 자신이 신이라고 하고 기괴한 명령들을 내렸던 인물로 기억됩니다. 니야조프의 기행은 대통령이 아니라 왕이 그런다고 해도 이상하다는 비웃음을 살만한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1991년부터 2006년까지 대통령이었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투르크멘바시 니야조프) 투르크메니스탄 지도자의 이상한 기행들을 찾아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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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란 사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상하다고 한들, 만약에 허경영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한들, 심지어 북한의 독재자도 상대가 되지 않을 이상한 대통령이 있었습니다. 바로 투르크메니스탄의 대통령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Saparmyrat Ataýewiç)'입니다.
그는 구.소련 당시 대통령으로 지목되었는데, 소련이 갑자기 붕괴되자 별 노력도 없이 그대로 '투르크메니스탄'을 접수했고, 1999년에는 종신대통령으로 취임해서는 2006년 심장마비로 죽을 때까지 독재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니야조프 대통령과 동상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투르크멘바쉬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 ⓒ Turkmenistan)]
투르크메니스탄 뜻은 튀르크어를 쓰는 민족의 나라라는 뜻입니다. 투르크족은 터키와 같은 뿌리이니 북방의 유목민족이 세운 나라입니다. 이 나라는 소련이 공산화되면서 흡수되었다가 1990년대에 독립하였습니다. 이때 대통령 자리를 횡재한 사람이 바로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입니다.
사실 그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대학에서는 낙제를 당하다가 퇴학당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후 공산당에 들어가서 열광하다가 '고르바초프'의 눈에 띄어서 대통령이 된 후 죽을 때까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되더니 본래 이름인 사파르무라트를 버리고 갑자기 이름을 '투르크멘바시 니야조프'로 개명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사파르무라트 튀르크멘바시국제공항'의 이름은 니야조프가 자기 이름을 따서 만들라고 해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그리고 그는 여기저기에 동상을 세우라고 명령합니다. 이런 것은 마오쩌둥이나 김일성이 이미 많이 했었기 때문에 기행 정도로 보이지는 않는 수준입니다. 그러나 황금 칠을 한 이 동상은 아직도 투르크메니스탄 곳곳에 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 지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투르크멘바쉬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 ⓒ TUBS)
투르크멘바시 공항 등의 기행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의 기이한 행동은 이제부터입니다. 그는 사막이 90%이고 고온 건조한 투크르메니스탄에 거대한 얼음 궁전을 지으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투르크메니스탄의 국가 가사를 직접 짓습니다.
이때부터 그는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졌는지 발레와 오페라를 금지(?!)시켜버렸습니다. 투르크인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립싱크도 못 하게 금지령을 내립니다.
[왕이며 신이었던 니야조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투르크멘바쉬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 ⓒ Turkmenistan))
그러더니 장발과 턱수염 금지령도 내렸습니다. 뭐,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치고... 어느 날 갑자기 금니 금지령도 내립니다. 이에 금을 해 넣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특히 사파르무라트 튀르크멘바시국제공항의 설계에 참견한 사건은 가관입니다. 그는 터미널 건물 한가운데에 관제탑이 있는 것이 제일 보기 좋다며 위치를 강제로 지정했습니다. 관제탑은 비행기 조종사가 잘 볼 수 있도록 앞쪽에 지어야 합니다. 그런데 니야조프는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공항이 완성돼서 보기 좋다며 혼자 기뻐했습니다.
교육 문화 부문에서는 아주 끔찍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외국에서 학위를 받은 사람은 필요 없다며 추방해버려서, 한동안 투르크메니스탄의 전문인력 부족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또한 고등학교 과정을 2학년 후 졸업으로 바꾸고, 지방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을 것이므로 도서관이 필요 없다며 수도 이외 지방의 도서관을 다 없애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은 시인이라면서 시의 영감이 떠오르면 국영 TV 방송을 중단하고 자작시를 읊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가 취미로 카레이싱을 하는 날이면, 도로에 차들이 다니지 못하도록 하기도 합니다.
[비행기에서 관제탑이 안 보이기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투르크멘바쉬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 ⓒ demta.com.tr)
신이 되어간 투르크멘바시 니야조프 대통령
그리고 그는 점점 신이 되어 갔습니다. 2001년 자서전 <루흐나마(영혼의 편지>를 출간한 후부터는 사람들에게 꾸란이나 성경처럼 대하도록 했습니다. 투르크멘바시 니야조프 대통령은 이 책을 전국 학교에서 공부하도록 했고, 대학 시험과 공무원 시험, 심지어 운전면허 시험에도 이 책에 관한 문제를 넣도록 했답니다.
가장 황당한 것은 TV에 출연해서는 이 책을 하루 세 번 읽으면 천국에 간다고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번은 국민들이 자신에게 기도로 너무 많은 것을 원한다며 기도를 줄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니야조프의 루흐나마 책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투르크멘바쉬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 ⓒ Turkmenistan)
나름의 횡포도 꽤 부렸는데, 이 분야에서의 기행은 자신을 비 맞게 했다면서 기상청 직원의 월급을 반으로 깎은 사건입니다. 또한 각 중요 시설뿐만 아니라 화장실에까지도 자신의 사진을 걸어 놓게 했으니 북한의 주체 신격화는 상대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의 기행에서 1년을 여덟 개 달로 바꾸고는 이름마저 자신과 그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넣었던 것은 덤입니다. 한 번은 멜론이 너무 맛있다며 매년 특정일을 멜론 기념일로 정해 놓기도 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이 이런 기행을 하고도 독재로 밀려나지 않았던 것이 신기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말 그대로 그냥 행운 때문이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독립 당시 러시아 안에서 석유생산 3위의 지역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세계 4대 천연가스 생산국이었습니다. 공산국가답게 국가에서 모든 것을 해주어도 풍족하니 불만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가 살아있을 때, 2020년까지 전기, 수도, 가스, 소금을 전 국민에게 무료로 공급한다는 특별 법령을 내렸을 정도입니다. 억세게 재수 좋게 살다간 사람인 셈입니다.
[투르크멘바시(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