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뿔도마뱀 동면 - 올립(블링키) 이야기]
변온동물과 항온동물의 차이는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느냐 아니냐입니다. 양서류, 파충류 등의 동물은 온도의 항상성을 지킬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에너지가 덜 필요하지만 적응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개구리, 도마뱀 등이 동면은 어려운 환경에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행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도 아닌데 31년이나 돌 속에서 동면한 도마뱀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이것은 텍사스 중의 타임캡슐에 넣어진 뿔 도마뱀 올립(블링키)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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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인 글]
올립(블링키) 이야기
한동안 미국 텍사스 주의 주민들이 매우 관심을 가진 동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뿔도마뱀'입니다. 이 녀석은 동영상을 통해서 눈에서 피를 발사하는 능력을 지녔다고 화제가 되었던 파충류입니다. 현재는 박제 모습이 이스트랜드 카운티 법원의 유리 속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 파충류는 특이한 모습 때문에 '호른 두꺼비'나 '작은 용'이라고도 불립니다. 원주민들에게는 최대 100년을 동면한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변온동물 뿔도마뱀은 이렇게 생겼다 [타임캡슐 뿔도마뱀 올립(플링키)] / ⓒ Kondase)
1897년 법원은 세 번째 공사가 마무리 중에 있었습니다. 아치 벽돌 구조를 완성하는 중에 물건을 놓을 수 있는 구멍이 있었는데, 이것을 보고 클라크라는 사람이 전설을 확인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타임캡슐에 뿔 도마뱀 블링키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공사 완성 기념식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는데, 졸지에 타임캡슐 기념식도 되어버렸습니다.
윤리적인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클라크는 어떻게든 살아있는 상태로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중에 올립이라는 이름이 될 이 파충류는 성경, 동전, 각종 기념품과 함께 타임캡슐에 넣어졌습니다. 타임캡슐을 만든다는 말을 들은 지역주민들의 신청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넣어진 공간을 작은 벽돌로 막았습니다. 아치의 벽돌 아래의 공간은 이제 시간으로부터 차단되었습니다.
(유리상자에 보관된 도마뱀의 모습 [타임캡슐 뿔도마뱀 올립(플링키)] / ⓒ Gerald E. Mcleod)
타임캡슐 뿔도마뱀 동면 실험
그러다가 1928년 오래된 법원을 허물고 새 건물로 바꿔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이와 함께 31년 전에 넣어진 도마뱀에 대한 소문이 퍼져서 1천 명에 가까운 구경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공사업자가 입구를 막은 돌을 빼내자 안에는 뿔 도마뱀이 보였습니다. 처음엔 죽은 시체인 줄 알았는데, 꺼내니까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순식간에 유명해진 이 파충류는 이름을 블링키에서 올립으로 바꾸었습니다.
(구경꾼들이 몰려든 신기한 동면 실험 사진 [타임캡슐 뿔도마뱀 올립(플링키)] / ⓒ Russ Ezell)
녀석은 몇 주의 회복기간 후 새 장소로 옮겨져서 유리 어항 속에 보관되었고, 대통령을 비롯해서 세계의 방문객들이 구경을 오기도 했습니다. 반면 이것은 사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뿔 도마뱀은 겨울에만 동면을 하고 전체 수명도 겨우 5년인데 어떻게 31년을 버티겠냐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11개월 후, 누군가 바꿔치기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 속에서 살던 올립은 폐렴에 걸려 죽었습니다.
1973년, 작은 관에 넣어 안치되었던 올립은 도난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사기극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행위였습니다. 어찌어찌하여 다시 법원 청사에 돌아온 후, 동물학자를 불러서 31년 간의 동면이 사실인지 확인해 보았다고 합니다. 박사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닳은 부분이 있다면서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타임캡슐의 뿔도마뱀 동면 실험은 아직도 논란이 있습니다.
타임캡슐 뿔 도마뱀 동면 - 올립(블링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