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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 "인원수"보다 중요한 정리

2019. 10. 3.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 "인원수"보다 중요한 정리]

2019년 가을은 2016년 가을만큼 뜨거웠습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촛불집회가 그것입니다. 2016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집회가 있었던 해입니다. 언론에서는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인원이 200만 명이냐, 5만 명이냐를 가지고 싸우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과거 현대사를 직접 체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게 왜 이슈가 되는지 모르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왜 그들은 검찰개혁을 강하게 원하는가를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촛불 행사에서 우리가 정말로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정리합니다.

(이 글은 검찰개혁 지지자의 주장이 무엇 때문인지를 설명하는 문서입니다. 이와 반대 입장의 주장과 대립하기 위한 문서가 아니니, 반대 지지자의 주장은 다른 문서에서 확인하세요.) 




이 블로그는 "심심할 때 잡지처럼 읽는 지식"이라는 목적으로 운영됩니다. 즐겨찾기(북마크) 해 놓으면 심심할 때 좋습니다. 



자발적인 검찰개혁을 위한 촛불시위

정치만 봤을 때 2019년의 가장 큰 이슈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한 첨예한 대립입니다. 이것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아직 범죄사실이 밝혀진 바가 없더라도 의혹만 있으면 임명해서는 안된다. 둘째, 검찰개혁은 지금이 아니면 또 수십 년이 걸릴지도 모르니 지금 임명해야 한다. 셋째, 청년 실업이 심각한데 굳이 청년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해야 가는가입니다. 여기에 지금껏 보수당 장관은 더 심한 의혹에도 검찰과 언론에서 지금처럼 두들긴 적이 없으니 편파적이다라는 시선까지 맞물려서 복잡합니다. 


한겨레 신문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한겨레 신문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 "인원수"보다 중요한 정리] /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11283.html)

서울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의 인원수가 도마 위에 올랐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자유한국당처럼 당에서 지원하는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백만 명이나 모였다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아래는 집회를 주최한 민간 언론 시사타파의 대표가 한 인터뷰입니다.

"처음엔 한 500명 정도만 나오면 촛불 들고 시작하자 하고... 그때는 한 1000명 나왔었어요. 21일 목표가 5000명이었어요... 갑자기 그때 35000명이 오시더라구요. 그래서 깜짝 놀랐죠. 그다음 주... 아 10만 명은 나오겠다. 그래서 저희가 10만 명 정도 나올 수 있는 집회를 준비를 했어요. 저희가 무대를 준비하고 집회를 준비했는데, 정말 큰 착각이었어요. 저희가 깜짝 놀랐어요." 



위에서 보다시피 자유한국당이 기획하는 반대 집회처럼 조직력이 동원하지 않아도 스스로 거대한 인파가 모였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구나, 지금까지 여론조사에서는 40대만 계속 지지를 했던 반면 50대 이상이 높은 비율로 참여했다는 점도 특색이겠습니다. 이들은 왜 이렇게 거리로 나온 것일까요? 이들이 모두 조국의 지지자는 아닙니다. 오히려 공통적으로 외치는 것은 검찰개혁입니다. 결론적으로 검찰이 자기 조직을 지키기 위해 국민에게 도전을 했다고 느끼는 것이 핵심입니다.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관찰하기

우선 그 첫 번째 의심이 지난 조국 청문회입니다. 그날 청문회 야당 의원들이 줄기차게 반복적으로 질문한 것 중에 "배우자가 기소되면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사퇴하겠다"는 답변을 듣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날 청문회가 끝나자마자 그의 부인을 검찰이 기소한 것입니다. 이것은 과거에 그랬듯이 검찰 정보가 보수당에 제공되고 있다는 의심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만약 야당 의원들이 하자는 대로 했다면 그대로 엮일 뻔했던 순간입니다. 


MBC뉴스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MBC뉴스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 "인원수"보다 중요한 정리] / ⓒ http://imnews.imbc.com/replay/2019/nw930/article/5521195_24641.html)

두 번째 의심은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말 검찰개혁을 잘하고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가장 불온한 의혹이 많은 국가 권력 기관인 검찰과 국정원은 유독 자체적인 개혁만 하겠다고 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윤석열 마저도 제 식구 지키기는 앞의 총장들과 달라진 점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즉, 이것은 국민이 원하는 만큼의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므로, 자유한국당에게 정권이 넘어가면 결국 개혁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가지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이런 의구심에는 이상한 수사에 있습니다. 검찰은 조국의 딸 표창장 위조 의혹 조사에 검사만도 적어도 21명을 투입했었습니다. 이것은 최순실 특검 때보다는 더 큰 규모입니다. 삼성 바이오 주식 사건 때, 특수부 중 하나가 투입됐었는데, 이 사건에는 네 개를 투입했습니다. 고등학생 표창장 위조에 말입니다. 이것은 사문서 위조 법에 의하면 분명히 위법이 맞지만, 중요한 것은 수사 한 달이 되도록 고등학생 표창장에 매달리면서도 결정적인 증명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법무부와 관계가 없는 고등학생 표창장으로 뻥튀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아일보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동아일보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 "인원수"보다 중요한 정리] / ⓒ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929/97638125/1)


네 번째로 언론의 자세입니다. 조국 관련 보도는 무려 118만 건이 넘어가고 지금도 더 불어나고 있습니다. 주장에 의하면 세월호 보도가 24만 건, 최순실 보도가 12만 건인데 검찰이 의심하고 있다거나 기소하겠다는 것마다 이미 유죄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습니다. 기소라는 것은 아직 판결이 날 때까지는 정해지는 것이 아닌데도 어떤 사람들은 기소가 유죄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언론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2008년 검찰과 국정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논뚜렁 시계를 연결시켜서 난장판을 만들었던 것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매우 불쾌해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의심을 받는 이유

전체적인 맥락에서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인원 참석자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은 이렇습니다. 과거로부터 보수 정치인의 비리는 죄가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흐지부지 넘어가거나 축소되었던 반면, 진보정치인의 비리는 그것이 유죄로 밝혀지지 않아도 이미 중죄를 진 것처럼 전 국민이 생각하도록 보수정당과 언론이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번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유죄가 확실하다면 과거에 이미 수사를 시작했었어야 할 일인데 이제 와서 대대적인 수사라는 것입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한국일보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한국일보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 - "인원수"보다 중요한 정리] /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909291160332151)



예를 들어, 표창장 위조나 사모펀트 투자 건이 문제가 있더라도 그것이 조국이 한 일인지, 그 부인이 한 일인지도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즉, 범죄가 밝혀질지도 모르고, 밝혀지더라도 조국 본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유죄를 받을 가능성이 크고, 유죄가 되더라도 직접적으로 법무부 장관과 관계없는 일들을 잔뜩 늘어 놓고, 그래서 조국이 법무부 장관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만, 서초동의 검찰개혁 촛불집회의 인원들도 조국의 명백한 잘못이 있다면 성역 없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는 있습니다. 



위의 내용들의 심리적인 뿌리에는 그동안의 검찰 수사 방식에 대한 불신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한 사람을 매장시키기 위해 그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모든 흠집을 끄집어내서 언론 재판을 시키는 방식을 아직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그러므로 검찰이 아직도 개혁을 할 생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검찰은 그 생각이 그저 걱정이었음을 증명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더구나 과거와 지금까지 보수 언론이 똘똘 뭉쳐서 여론을 이끌어 간다는 의심도 여전합니다. 이것은 언론이 해명을 해야 할 일입니다. 

이번 서초동에서의 검찰개혁 촛불집회의 진짜 내면은 여기에 있습니다. (현재 상황이 이해가 안 가고 있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


※ 기사 추가 : 최근 조국 관련 뉴스(정확히는 조국의 비리도 아니고 아니, 오촌사촌, 처조카 등)로 도배된 기사 133건을 분석하면 기사 출처가 "검찰, 법조계(이 두 가지는 사실상 같은 말임)"라고 표현된 것이 그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 단독 뉴스들을 내 보낸 곳은 대부분 중앙일고, 동아일보, 채널A등 보수계 언론이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검찰이 보수인사들과 정정당당하지 못한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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