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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U20 월드컵과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 4강 신화

2019. 6. 12.

[FIFA U20 월드컵과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 4강 신화]



월드컵 16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던 한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 4강, 2010년 월드컵 16강, 1988 올림픽 16강을 이루었습니다. 그 첫 단추는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 선구권대회였습니다. 붉은 악마란 표현도 이때부터 생겼고, 한국 축구의 자존심도 이때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는 한국 축구에서 놀라운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2019년 FIFA U-20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도 그 이후의 한국 축구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사건인 것입니다. 36년 전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 이야기를 돌아보며 국민들의 열광을 추억해 봅니다.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축구대회 4강 신화 


1983년 멕시코에서 'FIFA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대회'가 열렸습니다. 'FIFA U-20 월드컵'을 당시에는 그렇게 불렀습니다. 그러나 사실 당시에는 한국 축구가 멕시코 청소년 축구 대회에 갈 수 없었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2팀만 출전할 수 있었는데 중국, 북한에 밀려서 3위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19세 이하 선수단은 중국에 2 : 0, 북한에 5 : 3으로 져서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시안게임 축구 경기에서 쿠웨이트와 경기를 한 북한이 판정에 불만을 품고 난동을 부리는 바람에 2년간 국제대회 출전 정지를 받게 되었습니다. 


사진: 신연호의 골과 당시 TV중계 화면(신연호의 골과 당시 TV중계 화면 [FIFA U20 월드컵과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 4강 신화] / ⓒ FIFA)


덕분에 한국은 중국, 아랍에미리트, 이라크와의 아시아 풀리그를 거쳐서 겨우 출전권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붉은 악마"의 멕시코 4강 신화는 이렇게 어렵게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본만 만나면 펄펄 날았을 뿐, 중국은커녕 아시아에서도 별 볼 일 없었던 것이 당시의 한국 축구였습니다. 

그러다가 '박종환' 감독이 지휘하면서 19세 이하 선수권팀(현재의 U-20 월드컵팀)은 달라졌습니다. 당시 한국 축구를 "벌떼 축구"라고 불렀는데, 한 명의 상태팀 선수를 두고 여러 명이 우르르 달려드는 스타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은 패스가 되므로 벌떼 축구는 이쪽저쪽으로 우르르 달려가야 했고, 그러자면 엄청난 체력이 요구되는 축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한국에는 변변한 잔디구장이 없어서 맨 흙과 모래가 덮인 운동장에서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지금 같으면 멕시코 같은 고지대에서 경기가 있다면 당연히 전지훈련을 갔겠지만, 당시에는 돈이 없어서 싸구려 마스크를 끼고 모래운동장에서 고지대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남미팀만큼 개인기도 없고 유럽팀만큼 조직력도 없었습니다. 멕시코 4강 신화는 기대도 못했습니다.


사진: 4강신화와 붉은악마라는 추억을 남긴 멕시코 대회(4강신화와 붉은악마라는 추억을 남긴 멕시코 대회 [FIFA U20 월드컵과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 4강 신화] / ⓒ FIFA)


당시 A조는 스코틀랜드와 멕시코의 8강 진출이 확정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 첫 경기에서 한국은 스코틀랜드에 2 : 0으로 졌습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홈팀 이점이 있는 멕시코와의 대결이었습니다.

한국 축구팀은 벌떼축구로 멕시코를 틀어막고 2 : 1로 승리했습니다. 수준 높은 상대팀을 대하려면 오로지 체력으로 끈질기게 쫓아다니는 축구 밖에 할 게 없었지만, 이것도 정신력이 안 되면 할 수 없는 축구입니다. 그것을 19세 이하 축구팀(현. FIFA U-20 월드컵팀)이 해 낸 것입니다. 



2019년 U-20 월드컵 붉은 악마 부활

​그리고 호주와의 경기도 2 : 1로 승리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 4강신화는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가 8강 대결팀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연장전 끝에 또 승리했습니다.

멕시코 전 이후 지칠줄 모르고 덤벼드는 한국팀에 대해 외국인들은 마치 악마같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멕시코 4강 신화 당시 한국팀은 붉은 색 유니폼을 입었었기에, 이때부터 붉은 악마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기술력도 조직력도 정신력 앞에서는 소용없었기에 공포스러웠다는 얘기입니다. 

사진: 김종부의 골 득점 후 기뻐하는 대표팀의 TV중계화면(김종부의 골 득점 후 기뻐하는 대표팀의 TV중계화면 [FIFA U20 월드컵과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 4강 신화] / ⓒ FIFA)


전국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지금의 FIFA U-20 월드컵대회팀이 결승에 오를 때보다 국민의 놀라움은 더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1983년 멕시코 청소년축구 선수권대회 4강 경기에서 한국 축구팀은 브라질에 2 : 1로 졌습니다. 브라질팀은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될 선수들이 즐비했고 한국팀은 너무 지쳤었습니다.

결국 그해 멕시코 세계 청소년축구 선수권대회의 우승은 브라질이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는 한국인들에게 짜릿한 자신감을 준 대회가 되었습니다. 


1983년 멕시코 청소년 축구대회는 4강 신화와 붉은 악마라는 기억을 우리에게 심어주었지만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들과는 자취가 달랐습니다. 김종부, 김판근, 신연호 등은 유명스타선수로 성장하지 못했고, 축구인생도 불운했습니다.

박종환 감독은 그나마 유명세를 탔지만 이후 여러가지 구설수 등으로 논란이 있었습니다. 2019년 FIFA U-20 월드컵(구. 청소년축구 선수권대회)의 한국은 그때와 다르기 바랍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사진: 한국 축구 4강 진출로 흥분에 빠진 국민들(한국 축구 4강 진출로 흥분에 빠진 국민들 [FIFA U20 월드컵과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 4강 신화] / ⓒ FIFA)


멕시코 청소년 축구 4강 신화로 국민들이 열광한 뒤, 당시 정부는 전국에 축구장을 짓고 지원을 늘리겠다고 장담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효창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깐 것이 그나마의 달리진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붉은 악마의 신화 후 그 모습을 보고 자란 한국 대표팀은 월드컵 4강, EAFF컵 우승, 골드컵 4강, 올림픽 4강, FIFA U-20 월드컵 우승까지 더 이상 후진국 축구가 아니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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