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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기 노리코 - 일본 교과서에 실린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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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기 노리코 - 일본 교과서에 실린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키스세븐지식 2019. 2. 2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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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기 노리코 - 일본 교과서에 실린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한국이나 일본이나 극단주의자들이 문제지만, 일본의 혐한감정은 역사적 가해자가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이므로 더 악질적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본이 일제강점기에 죽게 만든 조선의 시인 윤동주의 시를 학생들에게 가르쳤습니다. 일본 교과서에 실린 윤동주의 시집은 <하늘과 바람과 달과 시>라는 것입니다. 이바라기 노리코라는 시인의 글을 통해서지만 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일본 교과서에 실린 윤동주 시집 


1990년, 일본 교과서에 윤동주의 시집이 실렸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일본의 여류시인 '이바라기 노리코'의 글에 윤동주 시가 인용된 것인데, 국어 교과서 중 '신편 현대문'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으로 올려졌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윤동주의 시집 이름이며, 윤동주의 글을 흠모하던 이바라기 노리코가 그에 대해 적은 에세이를 일본 학생들이 배우게 된 것입니다. 


사진: 일본 국어 교과서에 실린 윤동주. EBS자료화면(일본 국어 교과서에 실린 윤동주. EBS자료화면 [이바라기 노리코 일본 교과서 윤동주 시] / ⓒ EBS)


시인 윤동주는 1945년 2월에 일제의 감옥에서 죽었습니다. 우리는 그해 8월에 광복을 맞았으니 더욱 안타깝습니다. 전쟁 중이었던 일본은 바닷물을 생리식염수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 중이었는데, 윤동주는 이 생체실험을 당하다가 죽었다고 합니다. 근거가 약하다는 반론도 있지만, 주사로 바닷물을 혈관에 넣는 실험을 반복해서 당하다가 '뇌일혈'로 죽었습니다. 그런 윤동주의 사연을 일본인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 바로 이바라기 노리코입니다. 



일본 교과서에 실린 윤동주의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이바라기 노리코에게 인용된 것에는 그녀의 한국 시에 대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녀는 일본 시가 대부분 서정시라서 인간의 '희로애락' 중 분노 부분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시에는 그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나라를 잃은 민족이었으니 당연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한국 시인들을 일본에 많이 소개했습니다. 


사진: 젊은 시절의 작가 노리코. 평상 사진과 잡지 사진(젊은 시절의 작가 노리코. 평상 사진과 잡지 사진 [일본 교과서 윤동주 시 이바라기 노리코] / ⓒ mikawa-komachi.jp)


이바라기 노리코는 윤동주의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해서 그의 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뒤늦게 한국어 공부에 뛰어든 그녀는 한국을 소재로 한 시 <칠석>을 발표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런 그녀의 노력 덕에 일본 교과서에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실리게 되었고, 지금도 일본에서는 윤동주의 시를 읽고 연구하는 모임이 있다고 합니다. 그는 일본인에게 휴머니스트로 인식됩니다. 



일본 작가 이바라기 노리코 


일본 교과서에 실린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원래 제목은 <병원>이었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에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환자 같다는 생각이 느껴져서 지어진 이 제목은 나라 잃은 지식인의 참담한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바라기 노리코는 <서시>를 잘못 번역했다는 지적도 받습니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를 "모든 살아있는 것을"이라고 번역한 것입니다. "시련과 아픔을 겪는 모든 이들을 사랑하겠다"는 의미를 잘못 번역했습니다. 


사진: 마지막으로 고향을 방문한 윤동주(오른쪽 위)(마지막으로 고향을 방문한 윤동주(오른쪽 위) [윤동주 시 이바라기 노리코 일본 교과서] / ⓒ Unknown)


그러나 그녀가 잘못 번역한 것은 한국인의 정서를 다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바라기 노리코의 시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보면,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이런 엉터리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장 폴 사르트르에게>에서는 조선인들이 관동대지진에서 왜 죄 없이 살해당했는지를 묻고 있으며, <총독부에 다녀오다>에서는 한국인이 변소에 갈 때 "총독부에 다녀올께"라고 말했다는 인용을 했습니다. 그녀는 일본의 극보수주의를 비판하는 지식인이었습니다. 



전쟁 후 일본의 정신적 상실을 문학적으로 나타내고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등의 모습을 인정받아 이바라기 노리코의 에세이가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더불어 그 글 안에서 인용된 윤동주의 시가 일본 교과서에 실림으로써 학생들이 윤동주를 알게 되었습니다. 교과서 채택 학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매년 30만 명 이상이 윤동주와 죽음의 사연을 알게 된 것입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사진: 일본 극보수우파를 비판하고 윤동주를 흠모했던 작가 노리코(일본 극보수우파를 비판하고 윤동주를 흠모했던 작가 노리코 [이바라기 노리코 일본 교과서 윤동주 시] / ⓒ 五行 はこべば)


윤동주는 마지막 시 <쉽게 쓰여진 시>에서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본 교과서에 실린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참 의미를 일본인 중 몇이나 제대로 이해할까 궁금합니다. 다만 이바라기 노리코라는 양심적인 지식인이 있어서 그나마 위안이 되는 일이긴 합니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와 친일파를 잊어가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수많은 애국자가 죽어갔어도 친일파가 그대로 권력을 차지하고 반공을 부르짖는 희한한 나라라는 현실을 부끄러워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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