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탄생 과정 - 태양계 첫 번째 행성, 수성의 생성]
명왕성을 제외한 태양계의 여덟 개 행성 중 가장 태양에 가까운 행성이 수성입니다. 수성의 탄생은 아직도 비밀에 싸여 있습니다. 태양계 첫 번째 행성인 수성의 탄생 과정은 매우 잔인했습니다. 평생 혜성에게 얻어맞으며 지내왔으니 말입니다. 수성의 충돌의 역사를 알아봅니다.
수성 탄생 과정
약 45억 년 전, 태양계가 만들어질 때 태양 주변은 온갖 우주 먼지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철 등의 무거운 입자를 중심으로 인력이 발생하고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등의 행성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네 개의 행성들은 일명 '지구형 행성'으로, 내핵과 외핵, 그리고 지질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구와 수성 크기 비교. 지구의 2/5로 달보다는 조금 크다 [수성 생성 매리너호 수성 탄생 메신저호] / ⓒ NASA)
그러나 '수성'은 지구에 가까운 행성이면서도 비밀에 싸여 있습니다. 태양에 너무 가까운 데다가 너무 작아서 망원경으로 관찰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은 행성이기 때문입니다. 수성에 '마리너 10호'와 '메신저 호'가 보내졌지만 수성 탄생과정은 아직도 알기 어렵습니다.
(1973년 발사된 수성 탐사선 매리너10호의 모습 [수성 탄생 메신저호 수성 생성 매리너호] / ⓒ NASA)
수성은 자전은 너무 느리고 공전은 너무 빠릅니다. 수성의 하루 시간은 우리 시간으로 59일이고 수성의 1년은 겨우 88일입니다. 쏜살 같이 태양을 돌기 때문에 영어 이름이 머큐리(로마 신화의 우편배달부)입니다. 낮은 430도, 밤은 -170도로 지옥 같은 환경이지만 극지방은 온도 변화가 없어서 얼음이 있습니다.
거대 행성과 수성 충돌설
그런데 수성 탄생 과정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엄청나게 많은 충돌로 인해서 맨틀 부분이 뜯겨 나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성의 크기는 달보다 조금 클 뿐입니다. 수성 생성의 초기에는 지금보다 훨씬 컸던 행성입니다. 정면충돌이냐, 스친 충돌이냐의 다른 의견이 있지만 수성 충돌설은 확실합니다.
(2004년 발사된 수성 탐사선 메신저호의 모습 [수성 생성 매리너호 수성 탄생 메신저호] / ⓒ NASA)
지금도 수성은 계속 혜성에게 얻어맞고 있습니다. 강력한 태양풍 때문에 대기가 다 날아가서 지구처럼 운석이 타버리지 않습니다. 가장 큰 충돌 분지는 '칼로리스 크레이터'인데 무려 100km 크기 이상의 혜성과 충돌한 사건입니다. 그 상처는 수성 지름의 1/4이나 되는 크레이터를 남겼습니다.
(엄청난 크기의 수성 칼로리스 크레이터 [수성 탄생 메신저호 수성 생성 매리너호] / ⓒ NASA)
수성은 태양과 가깝기 때문에 공전 범위가 적어서 혜성에게 얻어맞을 확률도 큽니다. 또한 태양과 가깝기 때문에 날아오던 혜성들은 가속도를 붙여서 수성과 충돌합니다. 수성의 생성 초기에는 태양계 내에 지금보다 더 많은 행성들이 있었기 때문에 수성 탄생 과정에서 다른 행성과 충돌했을 거라는 가설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수성의 영어 이름인 머큐리는 로마 신화의 우편배달부이다 [수성 생성 매리너호 수성 탄생 메신저호] / ⓒ shakko)
수성 탄생 과정에서 매우 큰 행성과 충돌했다는 가설은 수성의 내부구조 때문에 나왔습니다. 수성의 밀도는 지구 다음으로 높습니다. 수성은 전체의 70% 가까이가 내핵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내부가 무거운 물질로 채워졌다는 얘기인데, 맨틀과 용암층에 비해 '내핵'이 너무 큽니다. 이것은 맨틀이 어디론가 날아갔다는 뜻입니다.
(밀도나 무게에 비해 지나치게 적은 수성의 멘틀 구조 [수성 탄생 메신저호 수성 생성 매리너호] / ⓒ eso.org)
수성이 생성되는 중에 충돌이 있었다면 내핵보다는 덜 무거운 맨틀층이 우주로 튕겨나갔을 것입니다. 그 일부는 지금도 태양 주변을 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수성의 충돌은 매우 큰 상대였어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과학자들은 수성이 지구와 충돌했거나 금성과 충돌해서 지구나 수성의 궤도를 지금처럼 바꿔 놓았다고 보기도 합니다.
태양계의 가장 작은 행성 수성
수성의 크기는 달과 화성의 중간쯤이 됩니다. 수성의 탄생 과정 중에는 지금보다 2.25배 정도 더 컸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성 생성 초기의 태양은 지금보다 더 뜨거웠으므로 수성의 암석을 녹여서 날려 보냈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즉 돌이 가스로 변해서 태양계로 퍼진 후 다시 식어서 우주 암석이 된다는 가설입니다.
(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행성 수성의 모습 [수성 생성 매리너호 수성 탄생 메신저호] / ⓒ NASA)
현재는 행성에 의한 수성 충돌설이 더 힘을 얻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수성은 적어도 자기 질량의 1/6 이상의 덩어리와 충돌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때 맨틀의 대부분이 뜯겨 날아가고 수성 전체에 엄청난 충격파가 전해졌습니다. 그 후에도 수성은 수십억 년을 혜성과 충돌하며 지내왔습니다.
(수성 탐사선이 수성에 가려면 안전을 위해 먼 거리를 돌고돌아서 간다 [수성 탄생 메신저호 수성 생성 매리너호] / ⓒ trooth.info)
그런데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수성 생성 초기에 있었을 점액 물질이 날아가지 않고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 때문에 정면충돌이 아니라 스친 충돌일 것이라는 설도 나옵니다. 그렇다면 더 큰 덩어리와 충돌했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옆으로 스친 충돌이라면 표면의 일부는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태양계 행성들의 태양과의 거리 개념도. 화살표가 수성이다 [수성 생성 매리너호 수성 탄생 메신저호] / ⓒ mir-znaniy.com)
얻어터지고 맨틀까지 뜯겨 나간 수성은 그 후 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행성이 되었습니다. 수성 표면은 날아온 혜성이 충돌하며 남긴 '탄소'가루들이 잔뜩 널려 있습니다. 달과 비슷한 크레이터가 많지만 유독 표면이 검게 보이는 이유는 이 탄소 가루 때문입니다. 이것은 고속 충돌의 증거입니다. 그만큼 강하게 얻어맞는다는 얘기입니다. 수성은 어찌 보면 불쌍한 행성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