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뜻과 광시곡 뜻 (일본 한자)]
대중음악 중에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의 뜻을 보면 좀 당황스럽습니다. 가사 내용과 너무 관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클래식의 광시곡들도 광시곡의 뜻을 억지로 외워서 그렇구나 하는 것이지, 클래식 장르로서 명칭만으로는 큰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 한자 때문인데, 왜 그런지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랩소디 뜻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대중음악에서 최고의 명작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이때 "랩소디"의 뜻은 '광시곡'이란 뜻입니다. 클래식에서도 랩소디나 광시곡은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리스트'의 '헝가리 랩소디'의 뜻은 "헝가리의 광시곡"이고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는 "푸른 광시곡"입니다.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도 그렇습니다.
(퀸은 보헤미안랩소디와 위윌락유 등을 히트시켰다 [보헤미안랩소디 뜻,광시곡 뜻] / ⓒ Queen)
그렇다면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의 뜻은 "보헤미안 광시곡"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여기까지만 알면 안 됩니다. 광시곡이란 말 자체가 문제가 있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일본 잔재의 한자라서 광시곡의 뜻을 실제와 다르게 왜곡시키는 문제가 있습니다. 어차피 남의 나라 말일찌라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클래식에서 광시곡이 먼저 나왔다. 성남아트센터의 연주 모습 [광시곡 뜻, 보헤미안랩소디 뜻] / ⓒ hornistjj)
랩소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자유롭고 서사적, 영웅적, 민족적 성격의 광시곡"이라고 풀이해 줍니다. 그러나 광시곡이란 단어 때문에 사람들이 그 뜻을 한번에 느끼기에 매우 부족합니다. 한자에서 광시곡(狂詩曲)의 광은 "미칠 광"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대로 직역하면 보헤미안 랩소디의 뜻은 "보헤미아인의 미친 시"가 되어버립니다.
(퀸의 공연 모습. 관객을 사로잡는 포퍼먼스로 유명하다 [보헤미안랩소디 뜻,광시곡 뜻] / ⓒ elnuevopais.net)
헝가리 광시곡을 지은 리스트는 헝가리 사람입니다. 자신의 나라를 그리며 작곡한 곡에 "헝가리 미친 시"라는 제목을 붙일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뭔가 대단한 오해가 있을 것입니다. 왜 이런 오해가 생기는 걸까요? 그 이유는 서양음악이 들어오던 시기에 일본을 통해 문화를 넘겨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본 한자가 넘칩니다.
(일제강점기, 일본에 의해 사살되는 독립투사의 모습(윤봉길로 추정) [광시곡 뜻, 보헤미안랩소디 뜻] / ⓒ Unknown)
여기에는 세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같은 한자라도 쓰임새가 달라서 왜곡이 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일본에게 그렇게 수십 년을 당하고도 정신 못 차리고 있다는 것이며, 셋째는 외국문화가 들어올 때 우리말 중에서 찾지 않고 잘 안 쓰는 한자를 붙이고는 잘난 척하던 학자들에게 온 국민이 놀아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광시곡 뜻은?
이제 일본어 사전에서 "狂詩"를 찾아봅시다. 물론 "광시곡"이라고 찾으면 우리와 같은 설명이 나오지만 "광시"로 찾으면 다른 점을 볼 수 있습니다. "격식이나 운율에 구애받지 않고 속어 등을 섞은 천박한 시"라는 풀이가 있습니다. 추가로 "에토 시대의 한시"라는 풀이도 보입니다. 천박하다는 뜻을 규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결론은 "자유로운 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한자는 우리와 다른 쓰임새가 많다 [보헤미안랩소디 뜻,광시곡 뜻] / ⓒ buy-now.jp)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누구도 "광(狂)"자를 "자유롭다"라고 읽지 않습니다. 그러니 헝가리 광시곡의 뜻이 와 닿지 않고 보헤미안 랩소디의 뜻이 애매해지는 것입니다. 굳이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헝가리 자유곡", "보헤미안 자유곡"이라고 불러도 크게 문제가 없는 것을 말입니다. 음악을 공부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광시곡은 이렇다"라고 억지로 암기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의 악보 [광시곡 뜻, 보헤미안랩소디 뜻] / ⓒ pianoshelf.com)
광시곡의 뜻을 알았으니 처음으로 돌아가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의 뜻도 다시 생각해 봅시다. 보헤미안은 '보헤미아' 사람이란 말이고, 보헤미아는 체코 등의 동유럽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유럽 역사에서 떠돌이 '집시' 중에는 서아시아나 동유럽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국가적, 사회적 어려움을 피해서 다른 나라로 떠났다가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았던 사람들입니다.
(체코를 포함한 동유럽의 보헤미아 지역 [보헤미안랩소디 뜻,광시곡 뜻] / ⓒ reddit.com)
유럽인들을 집시를 귀찮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얽매이지 않아서 자유롭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보헤미안이라고 하면 동유럽지역 사람이라는 뜻과 동시에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상징성도 가지게 됩니다.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의 뜻을 "자유로운 사람의 자유시"라고 읽는다면 어떨까요? 또는 "떠돌이의 자유시"라고 읽는다면 어떨까요? 광시곡의 뜻과 어울릴까요?
보헤미안 랩소드 뜻은?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의 가사도 살펴봅시다. "엄마, 내가 사람을 죽였어요. 삶이 막 시작되는데, 모든 것을 내팽개쳤어요. 만약 내가 돌아오지 않아도 아무 일이 없던 것처럼 살아가세요.... 이제 진실을 대해야 해요. 전 죽고 싶지 않아요... 전 불쌍한 소년이에요. 아무도 사랑해 주지 않아요. 그냥 저를 놔주세요. 당신들이 내게 돌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쉽게 왔다가 쉽게 가는 인생..."
(20세기의 중요한 락그룹이었던 퀸 [광시곡 뜻, 보헤미안랩소디 뜻] / ⓒ howpple.com)
이것은 프레디 머큐리가 작사한 가사입니다. 잘못을 저지른 한 소년이 사형장에서 두려워하는 장면 같습니다. 그렇게 보헤미안 랩소디의 뜻을 생각해 본다면,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떠돌이 같은 인생의 부르짖음"... 이것이 보헤미안 랩소디의 뜻으로 가장 어울릴 것 같습니다. 형식이 없는 광시곡의 뜻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인 것이지요.
(프레디 머큐리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의외의 가사를 담고 있다 [보헤미안랩소디 뜻,광시곡 뜻] / ⓒ TheDigitalArtist)
프레디 머큐리가 "떠돌이의 절규"를 만든 것은 그의 인생과 비교되며 너무나 드라마처럼 다가옵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소년 같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혈통과 사생활과 질병에 대해서 비밀처럼 얘기하길 꺼려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삶은 마치 떠돌이처럼 안정적이지 못했습니다. 그는 광시곡의 뜻처럼 더 자유롭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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