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병(흑사병) - 페스트균의 증상과 역사 속의 사건]
흑사병(페스트병)은 몸 여기저기가 시커멓게 썩어 들어가며 죽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60%~90%가 죽습니다.
유럽, 중국, 인도, 미국 등이 페스트병 때문에 대량 인명 피해를 입은 역사가 있습니다.
페스트병은 중세에 유럽인구의 1/3을 죽게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몽골군이 최초의 생화학무기를 사용한 셈입니다.
페스트가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뒤 유럽은 봉건제도와 중세사상이 무너졌습니다. 페스트 때문에 역사까지 바뀌었습니다.
몽골군의 최초의 생화학무기 페스트
중세의 유럽은 발전이 지지부진하고 봉건제도와 농노제도로 운영되는 사회였습니다. 잘 알려진 기사계급이 존재하기도 했던 사회입니다. 그런데 유럽에 크나 큰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바로 몽골제국의 서방원정입니다. 이때 페스트병(흑사병)이 같이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4세기 중반에 몽골군은 대규모 부대를 보내 유럽의 동쪽을 공격했습니다. 기사가 중심이 된 소규모의 전쟁만 경험하던 유럽은 빠른 속도의 대규모 몽골군을 보고 공포에 빠집니다.
(페스트 증상은 페스트균이 침입하여 일으키는 흑상병 증상. 사진의 초록색이 페스트균)
기록에 의하면, 몽골군은 크림반도의 성을 공격했습니다. 제노아의 상인으로 유명한 도시 카파입니다. 이때 몽골군을 따라 페스트병(흑사병)에 감염된 쥐들도 유럽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몽골군이 유럽에 가기 전, 이미 페스트병이 중국에서 발생하여 중앙아시아의 타슈켄트지역에 퍼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몽골군 중에는 이미 페스트에 감염된 병사가 있었습니다.
(몽골군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 서양인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 출처: museumofthecity.org)
몽골군은 카파를 포위하고 공성전을 벌였습니다. 페스트병(흑사병) 증상으로 죽은 병사의 사체를 성벽에 쌓아 올리며 올라가서 공격하기도 하고 성 안에 던져 넣기도 했습니다. 카파 성내의 사람들도 페스트 증상으로 죽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카파에 있던 이탈리아인들이 귀국을 했는데, 이후로 유럽 전역으로 페스트가 퍼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유럽의 총 인구는 7천만 명 ~ 8천만 명 수준이었는데, 1347년부터 3년의 대유행을 거치며 거의 2500만 명 가까이의 사망자가 생겼습니다. 이후 100년 동안 유럽인구는 절반까지 떨어졌고, 페스트가 가장 심한 기간엔 평균연령이 겨우 17세~27세 밖에 안 되었습니다.
흑사병은 벼룩이 숙주, 쥐가 전염경로, 사람도...
가장 유명한 페스트 전염이 14세기의 유럽 페스트병(흑사병)입니다. 이 전염은 18세기가 되도록 유럽을 괴롭혔습니다. 이렇듯 기원을 아시아에서 찾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이전에도 페스트가 발병한 적이 있었습니다.
1세기 ~ 2세기에 이집트와 로마 등지에 발생한 페스트는 로마제국 인구 중 약 5백만 명 가까이를 죽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구가 많지 않던 당시에는 엄청난 사망률입니다.
페스트에 대한 기록은 2세기부터 중국에서도 보입니다.
(페스트의 참혹함을 그린 "죽음의 승리". 두려움 속에 죽음의 해골군의 공격을 받고 있다)
6세기 ~ 8세기에도 중동에서 발생하여 유럽에 퍼졌습니다. 이때를 제1차 페스트병(흑사병) 대유행시기라고 합니다. 제2차가 몽골군의 유럽침입 때였고, 제3차 페스트 대유행시기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입니다.
역시 중국에서 시작된 페스트는 인도와 미국에서 큰 인명피해를 주었습니다. 일제시대 만주에서도 인명피해가 났습니다. 20세기 초 만주발병 때는 100%가 2일 이내에 사망했습니다.
인도에서는 페스트를 피해 50만 명이 인도를 탈출하기도 했습니다. 인도에서는 1천만 명이 죽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미국도 서부일대에서 페스트가 발생했는데 아시아에서 확산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페스트 보균 벼룩에게 물리면 페스트 증상이 나타나며 위급한 상황에 빠진다)
특히 중세 이후 중국발 페스트병(흑사병)이 심한 것은 페스트의 숙주가 동양벼룩이기 때문입니다. 페스트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박테리아이고 증식하면 덩어리가 집니다. 페스트가 벼룩의 소화계통을 막히게 하여 벼룩은 항상 배가 고프고, 미친 듯이 피를 빨아대다가 결국 굶어 죽습니다. 그리고 벼룩의 감염에 설치류가 약하기 때문에 주로 쥐로 인한 감염이 생기게 됩니다.
감염된 쥐의 벼룩이 인간에게 옮아와서 피를 빨거나, 페스트 세균이 각종 전염경로를 통해 인간에게 들어오면, 인간끼리의 접촉으로 다시 전염병이 퍼집니다. 직접 접촉뿐만 아니라 기침 등에 의해 공기 중에 떠돌다가 감염시키기도 합니다.
페스트 증상과 역사적 결과
페스트병(흑사병)의 증상으로 고열, 기침, 호흡곤란, 객혈, 림프절병, 패혈병, 폐렴, 혈전이 발생하며 의식 장해와 쇼크 사망 등의 증상이 일어납니다.
벼룩이나 모기는 피를 빠는 동안 자신의 타액도 토해서 주입합니다. 이렇게 몸 안에 들어온 페스트는 림프절을 공격합니다. 림프는 혈관 사이에서 쌓인 세균과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고, 그 림프를 배출하는 것이 림프절이니 면역과 관계가 깊은 곳입니다.
감염되어 림프절이 부풀어 오르면 페스트 증상으로 피부에 종기 같은 페스트 증상이 생깁니다. 이때가 1차감염 시기인데, 이것을 선페스트라고 부릅니다.
(온몸에 퍼져있는 방어체계인 림프. 초록점들이 림프관이다 / 출처: medicinenet.com)
림프절을 정복한 페스트균은 드디어 혈관에 침입해서 온몸을 돌아다닙니다. 페스트는 독소를 내뿜어 피가 굳게 만들고, 내부 출혈이 생겨도 막지 못하는 사태에 다다릅니다.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여 주변의 조직이 죽어서 썩어 들어가는 괴사가 페스트 증상으로 발생하는데, 이것이 2차 감염인 패혈성페스트이며 페스트에 흑사병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는 이유입니다.
페스트균이 폐에 들어가면 폐페스트에 걸립니다. 그런데 폐페스트는 다른 질환과 구별이 힘든데다가 잠복기와 진행속도가 너무 빨라서 몇 시간 안에 진단받지 못하면 피를 토하고 호흡곤란이 옵니다.
(역사를 변하게 만든 페스트. 아직도 풍토병으로 남아 있는 전염병이다)
페스트병(흑사병)은 직접 접촉, 오염된 음식물, 공기 중 전달로 감염되고, 4~6일 간의 잠복기 후에는 피부궤양, 림프절 가래톳 등의 페스트 증상을 보이다가 일주일 정도면 사망하게 되는 병입니다.
페스트를 겪은 후 서양은 더욱 개인적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조상'이나 '우리'보다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었고, 모순된 강압에는 강하게 반발하는 성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대인의 성향에는 페스트의 영향도 섞여 있는 것입니다.
페스트는 아직도 풍토병으로 남아서 간간이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각 나라마다 심각하게 방역에 신경 쓰는 병입니다.
페스트 증상이 보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입니다. 감염 사실을 일찍 발견하면 사망률을 10%이하로 낮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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