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정덕제 - 괴짜 엽기 황제의 혼자놀기 기행]
명나라 황제 '정덕제'는 중국 왕 중에서 가장 엽기적인 괴짜 중의 한 명입니다. 명나라는 1368년 ~ 1644년에 있었던 나라이고, 제10대 왕인 정덕제는 조선 제11대 왕인 중종과 같은 시대 사람입니다.
그런데 정덕제는 자신에게 관직을 내리고, 동물원에 틀어박혀 살다가 퇴폐적인 기행을 보이는 등 괴상한 짓을 즐기는 왕이었습니다. 현대에 와서 유행하는 혼자놀기를 정덕제가 먼저 즐겼던 것입니다.
혼자놀기의 원조, 명나라 왕 정덕제의 기행 중에서 황당한 사연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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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인 글]
명나라 괴짜 황제의 혼자놀기
중국의 위키백과를 찾아보면 '정덕제(이름 주후조)'에 대한 평가가 아주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 내에서는 명나라의 4대 막장 임금으로 평가받는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당시의 국제 정세는 태평스러운 때였으므로, 큰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았고 경제도 발전했습니다.
그는 화약, 불꽃놀이를 미친 듯이 좋아해서, 왕궁 안의 건물을 하나를 태워 먹고도 멋진 불꽃놀이였다고 후기 평을 했습니다. 또한 동물원 놀이를 좋아해서 그곳에서 아예 살았는데, 호랑이를 길들이려고 하다가 거의 죽을 뻔하기도 했었습니다.
(중국의 삽화 [엽기 괴짜 황제 명나라 정덕제 황제혼자놀기 기행] / ⓒ UnKnown)
명나라 10대 황제 정덕제의 기행 중 가장 괴짜 같은 짓은 혼자놀기 놀이였습니다. 정덕제는 어느 날 갑자기 "주수"라는 인물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는 위무 대장군이라는 직위를 붙이고 태사에 임명했습니다.
주수는 황제에게 상소를 써 올리고, 황제는 그에게 조문을 하사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정덕제와 주수는 같은 사람이며, 혼자서 글을 올리고 밥을 같이 먹기도 하는 놀이를 했던 것입니다. 물론 이 희한한 짓을 신하들이 말리긴 했습니다. 그러나 모조리 감옥에 넣어버리니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괴짜 황제 정덕제는 몽골군이 쳐들어오자 위무 대장군으로서 병사를 끌고 출병했습니다. 다시 설명하자면, 본인인 정덕제는 왕궁에 있으나 신하들이 정사를 대신 돌보는 것으로 하고, 아바타인 주수 대장군은 왕(자신)에게 출정 보고를 올리고 전쟁터에 나간 것입니다.
중국 측 역사에 의하면 대승을 거두었다고 하지만, 당나라 때 안시성 참패를 당하고도 승리했다고 적는 것이 중국식 역사 기록 방식이기 때문에 믿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선물을 받은 것도 다 조공을 받은 것이라고 기록합니다.
(명나라 황제 정덕제의 그림 [엽기 괴짜 황제 명나라 정덕제 황제혼자놀기 기행] / ⓒ UnKnown)
어쨌든 황제의 생활보다는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서 사는 것을 즐겼던 명나라 황제 정덕제는 그 후에도 자주 변방으로 순찰을 나갔었습니다. 그는 직접 갑옷을 입고 무예를 익히기도 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병사를 보면 자애로운 대장군인 것처럼 관심을 주고 해결해 주기도 했습니다.
한편, 사망하기 몇 년 전엔 친척인 '영왕'이 반란을 일으키자 진압 작전으로 출병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가는 동안 이미 잡혔다는 보고가 올라오자 실망하더니, 풀어주라고 하고는 다시 되잡는 이상한 행동도 했습니다. 즉 사냥놀이를 한 것입니다.
(정덕제와 봉황의 사랑이야기도 있다 [엽기 괴짜 황제 명나라 정덕제 황제혼자놀기 기행] / ⓒ 채널A)
엽기 황제 정덕제의 기행
명나라 제10대 황제 정덕제의 기행은 그 외에도 너무나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돼지 도축 금지령이란 것도 있습니다.
중국 발음으로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발음이 나는 돼지를 불쌍하게 여겨서, 전국의 돼지를 잡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령을 내렸었습니다. 그러나 유독히도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는 너무 심한 법령이라서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불교에 빠졌기 때문에 그랬다는 설도 있고, 정덕제가 돼지띠라서 그랬다는 설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정덕제와 유근의 사연도 있다 [엽기 괴짜 황제 명나라 정덕제 황제혼자놀기 기행] / ⓒ UnKnown)
14세에 왕위에 오른 명나라 황제지만,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그는 이상한 놀이들을 즐겼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분을 숨기는 놀이였는데, 혼자놀기도 그렇게 시작한 것 중 하나입니다.
또 한 번은 궁궐 안에서 민간인 놀이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정덕제는 왕궁 안에 시장을 만들어 놓고 신하, 내시, 장군들에게 모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평민의 옷을 주며 상인이나 노점상인 것처럼 돌아다니라고 명령했습니다. 만약 자발적으로 즐기지 않는 신하가 있으면 관직에서 쫓아내거나 벌을 내려서 강압적으로 즐거운 것처럼 만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의 시대에도 다른 왕들처럼 엄청난 낭비가 있었고, 환관의 정치개입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환관 '유근'을 냉정하게 처단하고 왕권을 강화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당시엔 포르투갈의 동양 진출이 활발했는데, 워낙 호기심이 많은 왕이었기에 교류를 가지도록 했습니다.
나중에, 다음 황제에서는 이를 다시 금지했는데, 그로 인해 일본이 서양 기술을 더 빨리 받아들이는 상황이 되었으니, 국제 감각도 가진 왕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중국에서 공연되는 정덕제 황제 경극 [엽기 괴짜 황제 명나라 정덕제 황제혼자놀기 기행] / ⓒ Jay)
그러나 명나라 정덕제는 미녀들과 노는 것을 너무 즐겨해서 왕자를 낳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왕궁을 가출해서 몰래 놀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정덕제가 죽게 된 것은 친척 영왕을 진압하러 남부에 내려갔을 때인데, 술을 마시고 배를 타다가 빠진 후 그것이 병으로 번져서 죽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의 유언이 "나를 잘 보고 너희들은 이상한 짓을 하지 말거라"였다는 것입니다. 결국 왕자가 없는 그의 후계는 11대 왕 '가정제(묘호는 세종)'에게 넘어가고, 진짜 막장인 가정제 때부터 명나라가 본격적으로 망해가기 시작합니다.
[명나라 정덕제 - 괴짜 엽기 황제의 혼자놀기 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