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결의 청룡언월도 적벽대전 일기토는 사실? - 실화, 진실, 비교 2]
진수와 나관중의 정사 삼국지, 삼국지연의를 실화로 비교하는 두 번째 글입니다. 1편에서는 역사적인 배경과 특징의 이유를 살펴봤고, 이번에는 내용에서의 삼국지와 삼국지연의의 차이를 비교하려고 합니다.
도원결의는 실제로 있었는가, 청룡언월도와 적벽대전은 사실인가, 일기토의 진실 등을 다룹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삼국지의 진실을 다시 확인해 보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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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결의, 일기토는 실화일까?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 조조, 손권이라는 인물이 상당히 각색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우선 가난 속에서 덕으로 성공했다는 젊은 날의 유비에 대한 표현부터가 미화된 각색입니다. 유비의 아버지는 지방 현령으로 있었고 나름 부를 축적한 집안입니다.
젊은 시절의 유비는 노는 것을 좋아하던 문제학생이었다고 합니다. 짚신과 멍석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가난해서가 아니라 돈기 벌기 위해 사업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국지 도원결의는 사실? 실화? [청룡언월도, 일기토 실화 진실] / ⓒ A-cai)
'도원결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에는 당연히 도원결의가 나오지 않습니다. 정사 역사책이므로 개인적인 것까지 기록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 묘사된 대로 아무리 찾아도 도원결의의 복숭아밭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중국인들은 수백 년을 궁금해 하다가 그냥 유비가 살던 근처에 복숭아밭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즉, 도원결의의 진실은 후대에 만들어진 얘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안량과 관우의 '일기토'는 삼국지의 실화일까요? 삼국지와 삼국지연의를 비교해 보면 역시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극적인 면은 있지만 지휘관이 직접 나와 일대 일 대결을 벌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전투의 혼란 속에서 어쩌다가 마주쳐서 싸우는 것입니다.
일기토 뜻은 일본 게임의 영향으로 생긴 말입니다. 중국에서는 '단도'라고 하는데 삼국지에서 일기토는 단 4번 정도 나오지만 그마저도 다 믿을 것은 아닙니다.
(중국 경극에서 장수끼리 일기토를 하는 장면 [삼국지 초선 유비 관우 장비] / ⓒ epochtimes.com)
단도(일기토)는 나관중이 삼국지연의를 지으려고 전국의 연극 대본을 수집하던 중 끼워 넣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송나라 때부터 연극이 크게 유행하였는데, 전투 장면에 수많은 사람을 무대로 올릴 수 없다 보니 장군끼리의 싸움으로 대신하곤 했었습니다.
이런 장면을 수백 년 동안 보다 보니 관객들도 당연히 위대한 장수는 일대 일 대결을 했을 것이라고 상상했던 것입니다. 역시 삼국지의 일기토도 진실이 아닙니다.
적벽대전과 청룡언월도는 사실일까?
삼국지의 사실이지만 사실이 아닌 것도 있습니다. 장판교 전투에서 장비가 조조의 대군을 막아냈다는 내용인데, 이것은 실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다시 찾아간 장판교의 모습은 상상처럼 대군을 맞을 큰 강이 아닙니다.
실개천에 가까운 초라한 비탈에서 막았으며 조조 군사가 5천 명이나 모일만한 곳도 아닙니다. 조조의 일부 병사를 장비가 용맹하게 맞선 것 정도가 삼국지의 진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중국 적벽대전의 실제 장소 [삼국지 도원결의 실화 사실 진실] / ⓒ dcfever.com)
조조와 유표의 24만 대군을 막아냈다는 적벽대전은 사실일까요? 실화는 맞지만 적벽의 모습도 연환계의 진실도 사실을 알면 조금 실망스럽니다. 중국의 적벽대전 장소를 보면 영화처럼 웅장한 절벽이 아닙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강을 건너 공격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험난한 절벽을 공격 장소로 잡았을 리가 없으니 말입니다.
중국인의 과장을 고려해서 2만 4천 명이 있다고 해도 그리 넓은 장소는 아닙니다. 사실 연환계도 정사 삼국지에는 기록되지 않은 가짜입니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서 최고의 천재인 제갈량! 그가 개발했다고 하는 연노도 명나라 때 개발된 무기이므로 사실은 거짓입니다. 제갈량이 개발한 것은 원흉 활이라고 해서 여러 활을 한 번에 쏘는 것입니다. 반면 연노는 하나씩 연속으로 쏘는 것이므로 완전히 다릅니다.
삼국지연의와 삼국지를 비교하면서 또 궁금한 것은 천하의 미인 초선은 실존인물이었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정사에는 기록되지 않은 가상의 인물입니다.
(중국 영화에서 상상한 초선의 모습 [청룡언월도, 장팔사모, 방천화극 사실 실화 비교] / ⓒ 三国机密之潜龙在渊)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청룡언월도, 장팔사모, 방천화극은 삼국지의 진실인가를 알아봅니다. 청룡언월도는 무려 19kg이나 나가는 관우의 창입니다. 크기도 과장이 심할뿐더러, 이런 형태의 무기는 송나라 때에 등장하므로 역시 가짜입니다.
장비가 썼다는 장팔사모 역시 크기와 형태 자체가 가짜입니다. 길이가 4m 50cm나 되는 창을 등자(말에서 발을 딛는 장치)도 제대로 없는 당시에 쓴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여포의 방천화극이란 것도 삼국지의 거짓 무기입니다. 역시 송나라 시대 무기입니다.
(중국인이 생각하는 유비, 관우, 장비 [도원결의, 적벽대전 진실 사실 실화] / ⓒ kanegen)
삼국지 비교 1편에서 전체적인 흐름을 정리했지만, 삼국지연의는 실제 삼국 시대로부터 거의 700년 후인 송나라 시대에 연극으로 꾸며졌고, 거의 1200년 후인 원말명초에 쓰인 소설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의 입으로 전달되며 과장과 허구가 마구 섞이게 되었고, 송나라 무기나 환경이 많이 삽입되었습니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비교해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차이가 크므로 소설을 실제 역사처럼 보면 안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