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말잇기 산기슭, 슭곰발 뜻과 슭, 슭곰 어원]
TV 예능 방송 중에는 끝말잇기로 인기를 끌던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송 때문에 잊혔던 순우리말이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TV를 통해 유명해진 우리의 말, 슭곰발 뜻과 슭곰 어원도 있나요? 그렇다면 슭은 또 무슨 뜻일까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단어 지식놀이를 해 봅시다.
끝말잇기 - 슭곰발 뜻
TV 예능의 끝말잇기 게임이 유행할 때 "산기슭"은 필승의 단어였습니다. 슭으로 시작되는 다른 단어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시청자의 제보로 이것이 깨지니, 바로 '슭곰발'이라는 단어입니다.
(KBS 해피투게더 방송에서 했던 예능 프로그램 공포의 쿵쿵따 [끝말잇기 슭곰발 뜻 어원] / ⓒ KBS)
끝말잇기에서 산기슭 - 슭곰발로 이어지는 재미가 더해졌지만, 방송국에는 슭곰발 뜻이 뭐냐는 질문이 잔뜩 쏟아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슭곰이라는 단어가 19세기 문헌에 나오는 것이었으니 요즘 사람들이 알 리가 없었습니다.
(슭으로 끝나는 말에 대응을 못하면 벌칙이 주어졌다 [끝말잇기 슭곰발 뜻 어원] / ⓒ KBS)
슭곰발 어원은 1800년대 조선 '순종' 때 나온 '물보'라는 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보는 '이기환'과 그 아들 '이재위'가 사물의 이름을 조사하여 엮은 책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단어 사전" 정도가 되겠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사물의 이름들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기슭에 사는 곰이란 뜻의 슭곰, 그 발이란 뜻인 슭곰발 [끝말잇기 슭곰발 뜻 어원] / ⓒ suju)
물보에 나오는 슭곰발 뜻을 보면 "슭곰"은 "큰 곰"을 의미하므로 "큰 곰의 발"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말하자면 합성어인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곰을 보기도 힘들뿐더러 거의 사용하지 않는 말이기도 합니다.
슭곰발 어원과 슭이라는 말
슭곰발 어원 중에서 "슭"만 국어사전에서 찾으면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서 두 글자인 "기슭"이라고 찾아보면 "비탈진 아랫부분"이라고 나옵니다. 국어학자들은 비탈의 시작 지점, 경계 지점이라고도 합니다. 산기슭, 강기슭이란 말이 있으니 맞는 얘기 같습니다.
(비탈진 곳과 강이 만나 경계를 이루며 강기슭이 된다 [끝말잇기 슭곰발 뜻 어원] / ⓒ SusanneHornauer)
그런데 민간 연구자들의 의견을 들으면 좀 더 재미있어집니다. 이들은 슭이 "넓다"는 의미를 가진 고어라고 합니다. 산비탈의 아래쪽에 처음으로 넓은 평지가 생기는 것이니 그럴 만도 합니다. 더구나 옛 고어를 보면 곰과 땅은 같은 의미로도 쓰였다고 합니다. 크고 넓다는 공통점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비탈진 곳과 평지가 만나 경계를 이루며 산기슭이 된다 [끝말잇기 슭곰발 뜻 어원] / ⓒ michaltrnka360)
이렇듯 슭곰발 뜻인 큰 곰의 발은 "슭+곰+발"이라는 세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만약 이 말이 산곰발이나 강곰발처럼 지금도 사용하는 단어와의 합성어였다면 뜻을 알기 쉬웠겠지만, '슭'이라는 잘 사용하지 않는 말과의 합성어이기 때문에 궁금증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잊었던 우리말을 찾아내는 것은 지식과 함께 재미도 준다 [끝말잇기 슭곰발 뜻 어원] / ⓒ Janus69)
더불어 슭곰발 어원을 통해 "기슭"이라는 단어가 비탈진 곳의 끝이라는 뜻 외에도 "시작하는 곳, 경계 장소, 크다, 넓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원을 아는 것은 현대 말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되니 슭곰말의 출현은 반가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