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쌍둥이 - 세 개의 다리 렌티니, 네 개 머틀 코빈의 삶]
샴쌍둥이와 기생성 쌍둥이 차이는 각각이 사람인지 한쪽은 사람이 아닌지로 봅니다. 대표적인 경우로 세 개의 다리인 렌티니와 네 개의 다리인 머틀 코빈이 유명한데, 그래도 이들은 행운에 가깝습니다. 수술 없이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장애를 겪으면서도 굳굳하게 살아간 이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샴쌍둥이, 기생쌍둥이 차이
신체의 장애는 불편함 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동반하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배려를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기형에 가까운 장애라면 더욱 심적인 고통이 클 것입니다. 기생쌍둥이의 경우에는 한 사람의 몸에 다리, 팔 등이 더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심지어 몸속에서 다른 사람이 성장하다가 멈춘 경우도 많습니다.
(사진: 인도의 귀여운 아기 Lakshmi의 사진 [샴쌍둥이, 기생쌍둥이 차이] / ⓒ vk.com)
세 개의 다리인 렌티니는 이탈리아 남성입니다. '프란시스코 렌티니'는 19세기 말에 태어났고 키가 120cm였으며 16개의 발가락과 세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열두 명의 형제가 있었지만 홀로 기형쌍둥이로 태어났습니다. 부모들마저 외면했기 때문에 삼촌이 거두어 길렀습니다.
(사진: 렌티니의 어린 시절. 기생수족증으로 부모가 저버린 후 삼촌에게 키워졌다. [다리 세 개의 렌티니] / ⓒ femina.hu)
네 개의 다리인 코빈은 미국 여성입니다. '조세핀 머틀 코빈'도 19세기 말에 태어났고 정상 다리 두 쌍과 기형 다리 두 쌍을 가지고 있었으며 골반도 2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리 외의 모습은 고운 피부와 파란 눈을 가진 보통의 여성이었다고 합니다. 기생쌍둥이 렌티니처럼 코빈도 기생쌍둥이 기형이었습니다.
(사진: 어린 시절의 조세핀 모틀 코빈의 사진들. 양쪽은 다리를 가지런히 놓았을 때의 모습 [다리 네 개의 코빈] / ⓒ jimcashion.com)
일반적으로 샴쌍둥이는 쌍둥이 수정란이 분리되지 못하고 자궁에서 성장하여 몸이 붙은 채로 태어나므로 2명의 사람입니다. 반면 기생쌍둥이 기형은 두 개의 수정란 중 한 쪽이 흡수당하거나 환전하지 못하여, 생명력을 잃고 신체의 일부만 자라며 다른 신체에 붙어 있는 경우입니다. 기생쌍둥이 렌티니와 코빈은 쌍둥이 형제, 자매의 신체 일부분을 달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진: 쌍둥이 수정란이 되었지만 한 쪽이 흡수되어 기생하게 된 것이 기생성 쌍둥이 기형이다. [샴쌍둥이, 기생쌍둥이 차이] / ⓒ Bellezza87)
그러나 두 사람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기형적인 모습을 가지면 대인기피증이 생겨서 심적 괴로움이 더 커졌을 터이지만, 기생쌍둥이 텐티니와 코빈은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신체의 기형을 숨기지 않았으며, 결혼도 하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다리 세 개의 렌티니와 네 개의 코빈
다만 세 개의 다리를 가진 렌티니와 네 개의 다리를 가진 코빈이 가질 수 있는 직업은 한정적이어서, 서커스에서 쇼를 하며 먹고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프란시스코 렌티니는 세 개의 다리로 축구 쇼를 선보이기도 했고, 조세핀 머틀 코빈도 나름 서커스 쇼에서 네 다리를 활용한 묘기를 했었다고 합니다.
(사진: 세 개의 다리를 가진 렌티니가 서커스에서 축구쇼를 보이는 포스터 [다리 세 개의 렌티니] / ⓒ guidasicilia.it)
기생쌍둥이 렌티니와 코빈이 다른 기생성 쌍둥이와 다른 점은 더 붙은 다리를 움직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기생성 쌍둥이의 신체는 흡수되고 퇴화되어서 "그저 붙어 있을 뿐인 상태"지만, 이들은 기생 신체의 근육과 조직이 본 신체와 연결되어서 한 몸인 것처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제임스 문디에가 상상한 물랑루즈의 조세핀 그림 [다리 네 개의 코빈] / ⓒ James G. Mundie)
그래서 세 개의 다리인 렌티니는 남은 한 발로 축구와 수영을 할 수 있었으며, 기생쌍둥이 코빈도 다른 골반으로 임신도 하고 아기까지 낳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조세핀 머틀 코빈은 자녀 중 한 명을 작은 다리 쪽의 골반을 통해 낳았다고 합니다. 즉 하체부분에 다른 쌍둥이 자매의 조직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한 몸처럼 살았던 것입니다.
(사진: 짧은 다리는 기생쌍둥이의 다리가 자라난 것이다 [다리 세 개의 렌티니] / ⓒ Unknown)
기생쌍둥이 렌티니는 이란성 쌍둥이, 코빈은 일란성 쌍둥이였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습니다. 코빈이 또 다른 골반으로 아기를 낳았다는 것은 생식기가 하나 더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렌티니도 죽을 때까지 숨겼지만 사실 그에게는 여성 생식기도 함께 있었다고 합니다. 즉 그는 기생쌍둥이와 남매였던 것입니다.
(사진: 역시 짧은 다리가 기생성 쌍둥이 자매의 것이다 [다리 네 개의 코빈] / ⓒ Unknown)
물론 기생쌍둥이 특징상 렌티니와 코빈도 완벽히 새로 붙은 신체는 아니었습니다. 세 다리의 렌티니는 15cm 이상 짧았고, 네 다리의 코빈도 절반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쓸모는 있냐는 질문에 렌티니는 가볍게 대답했습니다. 자신은 수영을 할 때도 방향타처럼 쓸모 있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 것입니다.
렌티니의 인생, 코빈의 인생
세 다리의 렌티니는 30대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결혼을 하고 네 명의 자녀도 두었습니다. 네 다리의 조세핀 머틀 코빈도 결혼을 하여 다섯 명의 아이를 두고 살았습니다. 기생쌍둥이 기형에도 불구하고 렌티니와 코빈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평범한 가정생활을 하며 일상적인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사진: 기인들이 모여서 찍은 사진. 가장 큰 키와 작은 키의 사람들과 함께 했다 [다리 세 개의 렌티니] / ⓒ Unknown)
그러나 조세핀 머틀 코빈의 삶에는 반론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의사 남편과 결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편이 의학적 유명세를 타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남편은 의학 잡지에 아내에 대한 글들을 썼었지만, 실제로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 다만 나중에 자녀들도 그녀를 이용해서 돈을 벌었으니, 이 논란대로라면 불행한 삶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사진: 결혼할 당시의 조세핀과 딸 키우던 조세핀, 남편의 사진 [다리 네 개의 코빈] / ⓒ Unknown)
기생성 쌍둥이인 렌티니는 말했습니다. "나는 남들과 다르지 않다"고... 코빈의 굳굳한 삶에도 그런 의지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녀도 기생성 수족증만 아니라면 아름답고 지적인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의지가 있었기에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남의 눈에 띄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사진: 노년의 렌티니는 기생성 쌍둥이 기형임에도 오래 살았다 [다리 세 개의 렌티니] / ⓒ sideshowworld.com)
일반적으로 기생성 쌍둥이 기형을 가진 경우 생명이 길지 않습니다. 대부분 단명을 하는 것도 장애우들의 고통의 한 부분입니다. 세 개의 다리인 렌티니도 기생쌍둥이지만 77세까지 살았습니다. 조세핀 머틀 코빈도 70세 이상 장수했습니다. 20세기 초의 평균 수명을 감안한다면, 기형 장애에도 불구하고 70세 넘게 살았다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사진: 조세핀 머틀 코빈을 기념하는 인형과 그림 상품. [다리 네 개의 코빈] / ⓒ Unknown)
다리 세 개의 프란시스코 렌티니, 다리 네 개의 조세핀 머틀 코빈... 그들은 단순히 기생성 쌍둥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될 사람들이 아니라, 남들의 손가락질과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굳굳하게 자신의 삶을 쟁취한 사람으로 기억되어야 합니다. 지금도 많은 장애우들이 사회를 함께 이루고 살아갑니다. 그들의 신체를 이상하게 보는 사회가 아니라 "그저 다를 뿐인 사람"으로 보는 사회라면 성숙한 인류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