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커 D.B.쿠퍼 - 희대의 하이재킹과 항공기 하이잭 뜻]
항공기 납치(하이잭)는 큰 이슈가 되기 때문에 범인이 안전하게 성공하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그러나 1971년 하이재커 D.B. 쿠퍼가 벌인 하이재킹은 성공한 완전 범죄로 남았습니다. 그 후 항공기 운행은 많은 것을 바꿔야 했고, 쿠퍼는 영화 등에서 영웅처럼 묘사되기도 했습니다.
쿠퍼, 하이잭을 하다
완전 범죄를 만들어낸 하이재커 `D.B.쿠퍼(Cooper)`의 하이재킹이 발생한 것은 1971년 11월이었습니다.
당시 B727 항공기는 워싱턴에서 포틀랜드를 거쳐서 시애틀로 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포틀랜드에서 탑승한 한 승객이 앞에 앉은 승무원에게 쪽지를 건넸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설적인 하이잭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사진: 하이재커 D.B.쿠퍼의 현상수배 그림. 1971년 유명한 하이재킹 사건의 범인이다. [항공기 하이잭] / ⓒ nydailynews.com)
남자 승객들이 관심이 있다면서 쪽지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승무원은 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황한 건 남자였고 메모를 읽어 보라고 다시 말해야 했습니다.
하이재커 D.B.쿠퍼가 전한 쪽지에는 "폭탄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승무원을 포함해서 40여 명이 탑승한 여객기의 하이재킹 메모입니다.
(사진: 당시 하이재킹을 당한 노스웨스트 항공의 보잉727 여객기. [항공기 하이잭 뜻] / ⓒ thedbcooperforum.com)
다른 승객들이 알지 못하도록 D.B.쿠퍼의 옆에 앉아 다이너마이트를 확인한 승무원은 조종실로 가서 하이잭 사실을 알렸습니다. 기장은 즉시 관제탑에 연락했고 운항회사인 노스웨스트 항공의 지시를 기다렸습니다.
하이재커의 요구는 20만 달러의 돈과 낙하산 4개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시애틀 공항에서 연료를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도 했습니다.
(사진: 1970년대의 여객기 내부 모습. 1등석의 모습이지만, 지금과 차이를 볼 수 있다. [하이잭 유래] / ⓒ airtravelinfo.kr)
관제탑과 항공사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일단 하이재커 D.B.쿠퍼의 요구대로 돈을 주기로 한 후 납치범에게 협조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에 돈과 낙하산이 전달되었습니다. 하이재킹을 당한 비행기에서는 모든 승객과 승무원 1명의 풀려났습니다.
그 후 멕시코시티로 가자는 하이재커의 명령에 의해 비행기는 다시 날아올랐습니다.
미궁에 빠진 하이재킹
보잉727기는 승무원 4명이 인질이 되어 남쪽으로 향했습니다. 승무원들의 기억에 의하면 D.B.쿠퍼는 매우 매너 있고 정중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미 공군은 F-106 전투요격기로 미행했는데, 얼마 후 비행기는 다시 기름을 넣기 위해 리노공항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점점 밤이 깊어가고 날씨는 거칠어졌습니다.
(사진: 당시 보잉727기를 뒤 쫓았던 F-106 전투요격기. 그러나 범인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하이잭 뜻] / ⓒ US Air Force)
D.B.쿠퍼는 하이잭을 당한 승무원들을 조종실에 몰아넣었습니다. 고도는 3000m를 유지한 채 랜딩기어(비행기 바퀴)를 내리고 플랩(날개 방향판)을 15로 하도록 했습니다.
보통 비행기는 6000m 이상을 1000km 정도로 날지만, 이렇게 하면 속도가 300km 정도로 떨어집니다. 조종사는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진: B727기의 하이재커는 뒷문을 통해 낙하산으로 탈출했다. [하이잭 유래] / ⓒ skeeze)
그런데 잠시 후 하이재킹된 보잉727 비행기의 내부 압력에 이상이 생깁니다. 승무원이 확인하려고 나가보니 객실에 D.B.쿠퍼는 없었습니다.
약 10억 원이 넘는 돈과 함께 낙하산을 매고 뛰어내린 것이었습니다. 당시 B727은 뒤쪽 출입구를 손으로 열 수 있었는데 범인은 이것을 미리 알았던 것입니다. 더구나 기상악화로 추적하던 F-106마저도 눈치 채지 못하고 놓치고 말았습니다.
(사진: 1971년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벌여야 했던 것은 포틀랜드의 한 승객 때문이었다. [하이잭 뜻] / ⓒ google maps)
FBI는 추락 예상지점인 `아리엘` 인근에서 즉시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벌였습니다. 루이스 강에 잠수정을 띄우고 500여 명이 넘는 인력이 18일이나 수색을 벌였지만 아무 것도 찾지 못했습니다.
현상수배도 했지만 하이재커 쿠퍼의 이름이 가짜였고, 지문도 확실하게 남지 않아서 사건은 미궁에 빠져버렸습니다.
하이잭 뜻과 영향
하이재커 D.B.쿠퍼의 하이잭 사건이 터진 뒤, 마치 `괴도 뤼팽` 같은 모습에 큰 충격이 강타했습니다. 매너 있는 행동, 대담한 범죄, 감쪽같이 사라진 미스터리... 이런 것들이 그를 영웅처럼 만들었고 각종 대중문화에 등장되었으며 모방범죄까지 생겼습니다.
그 다음 해 하이재킹 범죄의 절반이 모방범죄였지만, 성공한 범죄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사진: 당시 노스웨스트 항공 B727기의 뒷문. 꼬리쪽에 계단을 내리고 열수 있다. [하이재킹 뜻] / ⓒ mikejamesmedia.com)
하이잭 뜻은 수송수단을 납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잭(Jack)이 서양에서 흔한 이름이므로 길가는 마차를 "Hi, jack!"하면서 세웠다는 설이 하이잭 유래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초로 언론에 나타난 것은 1958년 `대한국민항공사`의 `창랑호`가 북한으로 납북된 것을 영국 '타임즈'가 보도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사진: 쿠퍼가 남긴 유일한 단서 넥타이와, 1980년 거의 썩어서 발견된 돈다발 일부. [하이재킹 유래] / ⓒ nationalpost.com)
그런데, 1980년 여덟 살짜리 꼬마가 5800달러 돈 꾸러미를 발견했습니다. 돈의 일련번호를 추적한 결과 하이잭 사건에서 지급된 돈임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수사는 진전되지 않았습니다. 범인이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해서 살아남았는지, 추위에 동사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 D.B.쿠퍼가 살아있다면 90세가 넘었을 것입니다.
(사진: 완전범죄로 종결된 사건. 쿠퍼를 흉내낸 영화장면도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은 당시 수색 모습. [하이재커 쿠퍼] / ⓒ science-rumors.com)
하이재커 D.B.쿠퍼의 하이재킹 사건은 국가적으로도 큰 영향을 주어서, 이후 비행기들은 조종실 외에는 문을 열 수 없게 만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하이잭을 당한 보잉727기들도 뒷문을 모두 납땜으로 막아버렸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후 45년이나 벌였던 수사도 성과 없이 2016년 종결되므로서 유명한 "완전범죄 사건으로 남게 되었으니 희대의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