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배우 주윤발, 오맹달, 주성치 - 친구, 원수, 우정]
영국령의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전인 1980~90년대는 홍콩 영화가 아시아를 휩쓸었었습니다. 이때 등장한 유명 배우가 주윤발, 유덕화, 장국영 같은 사람들입니다.
주윤발은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의 얘기가 나오면 "스스로 알아서 해라"라는 명언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 말은 주윤발, 오맹달의 우정과 원수 사이라는 일화 때문에 나온 말입니다.
주윤발, 오맹달, 주성치
1980년대와 90년대는 홍콩의 영화가 아시아를 장악했습니다. 대표적인 홍콩 누아르 영화부터 코믹, 멜로, 무술 액션 영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히트를 쳤습니다. 이때 나온 영화들이 지금도 유명한 <영웅본색>, <천장지구>, <소림축구> 같은 작품들입니다.
영웅본색은 주윤발의 대표작이며, 천장지구에 유덕화와 오맹달이 출연했고, 소림축구에서는 주성치가 유명해졌습니다. 여기서 주윤발, 오맹달, 주성치는 선후배면서도 우정을 나눈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중국 자본으로 넘어갔지만 당시 홍콩 연예계는 TVB 방송이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친해진 것이 주윤발과 오맹달입니다. 오맹달은 주연급은 아니지만 백여 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할 정도로 조연급으로는 잘 나가던 배우였습니다.
동기로서 주윤발에게는 형이었지만 친구처럼 친하게 지냈고, 나중에 주성치와 오맹달과의 관계도 이 TVB 방송을 통해서였습니다. 오맹달의 집이 주성치 집과 가까워서 친해졌다고 합니다.
원래 사람 사귀기를 좋아하던 오맹달... 어릴 때 너무나 가난하다가 뒤늦게 돈 맛을 안 것이 문제였는지 1980년대가 되면서 주색잡기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매일 술판을 벌이고 여자와의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도박에 빠져서 흥청망청 돈을 써댔다고 합니다.
결국 그는 재산을 모두 잃고 4천만 원 이상의 빚을 지었으며 은행의 독촉과 홍콩 조폭인 삼합회의 협박에도 시달려야 했습니다. 결국 그는 파산합니다.
친구에서 원수, 다시 우정
홍콩 연예계에서 난봉꾼으로 이미지를 망친 오맹달은 출연할 기회도 사라지고 최악을 맞았습니다. 그때 그에게 생각난 것이 부와 명성으로 잘 나가던 주윤발이었습니다. 진정한 친구라고 생각하던 주윤발에게 오맹달은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그때 나온 말이 "자신 스스로 해결하라"라는 말입니다. 오맹달은 주윤발이 단칼에 거절하자 원망에 가득 찼는데, 나중의 인터뷰에 의하면 그 때문에 자살까지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후 정신을 차린 오맹달은 주윤발과의 그 일을 생각하며 원수처럼 이를 갈고 연기 연습을 시작했고, 수년이 지난 후에 천약유정에 출연해서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빚도 다 갚고 '천약유정'에서 보인 신들린 연기력은 최우수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이때 주윤발이 그에게 축하 인사를 하러 오자 주윤발을 원수처럼 생각하던 오맹달은 냉정하게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천약유정의 감독은 오맹달과 다시 만납니다.
감독은 오맹달에게 주윤발이 적극 추천해서 캐스팅을 하게 됐다는 사연을 들려주었습니다. 영화사들이 그를 꺼리지만 어렵게 사는 그를 도와주려고 주윤발이 부탁을 했고, 거절할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때서야 그는 주윤발을 찾아가서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 주윤발과 오맹달이 원수처럼 지낸 지 몇 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찾은 우정인 것입니다. 주윤발은 그때 돈을 빌려줘 봐야 다시 도박에 쓸 것이기 때문이 거절했다고 합니다.
한편 주성치와 오맹달은 스승이면서 친구관계입니다. 무명인 주성치를 오맹달이 챙겨주었고 나중에 주성치가 더 유명해졌을 때는 일명 "주성치 사단"에 그를 넣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오맹달과 주윤발이 우정을 되찾은 것과 오맹달과 주성치의 관계는 좋지 못했습니다. 주성치가 쿵푸허슬 캐스팅에서 오맹달을 제외시켰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주윤발, 오맹달은 지금도 절친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