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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침팬지 실험 - 윈스럽 켈로그의 도널드와 구아

2018. 10. 6.

[인간과 침팬지 실험 - 윈스럽 켈로그의 도널드와 구아]

인간의 성질은 유전적으로 정해지는 건지, 사회성에 의해 정해지는 건지를 연구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윈스럽 켈로그 박사는 아들 도널드 켈로그와 침팬지 구아를 함께 키우며 인간, 침팬지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문이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가 하는 윤리적 문제도 제기된 연구입니다. 





인간과 침팬지 실험 


짐승이 사람의 아이를 키웠다는 얘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로마 건국신화의 '로물루스'도 늑대에 의해 자라나서 로마를 세웠다고 전해집니다. 현대에도 늑대가 키운 '카마라', '아마라'와 침팬지가 키른 '벨로' 이야기 등이 있고, 심지어 부모가 아이를 개집에서 기른 사건까지 있었습니다. 


사진: 늑대가 길렀다고 기록된 인도의 카마라, 아마라 자매.(늑대가 길렀다고 기록된 인도의 카마라, 아마라 자매. [침팬지 실험 윈스럽 켈로그] / ⓒ smashinglists.com)


그때마다 사람들은 이 아이들이 자신을 짐승이라고 생각할지,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궁금해했습니다. 즉 인간은 사회성으로 만들어질까, 유전적인 본성일까에 대한 의문입니다. 이 질문을 실제로 실험한 것이 '윈스럽 켈로그'의 '침팬지 실험'입니다. 하지만, 42년 후 그 아이는 자살을 했기에 충격을 줍니다. 


사진: 인간과 침팬지 실험을 한 윈스럽 켈로그. 비판을 받기도 하는 실험이다.(인간과 침팬지 실험을 한 윈스럽 켈로그. 비판을 받기도 하는 실험이다. [도널드 윈스럽과 구아 침팬지 실험] / ⓒ madsciencemuseum.com)


윈스럽 켈로그와 루엘라 켈로그 부부는 미국의 심리학자입니다. 1931년 루엘라를 설득해서 윈스럽 켈로그는 침팬지 실험을 하였습니다. 자신의 아들 '도널드 켈로그'와 침팬지 '구아'를 9개월 간 같이 키웠고, 연구 내용을 '유인원과 어린이'라는 책으로 냈습니다. 인간이 짐승을 인간처럼 키운다는 부분에서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사진: 왼쪽이 루엘라 켈로그, 오른쪽이 윈스럽 켈로그 심리학자(왼쪽이 루엘라 켈로그, 오른쪽이 윈스럽 켈로그 심리학자. [침팬지 실험 윈스럽 켈로그] / ⓒ dimplify.com)


7개월 된 침팬지 구아와 10개월 된 도널드 켈로그는 침팬지 실험에서 윈스럽 켈로그와 루엘라 켈로그에게 형제처럼 대우받았습니다. 똑같이 기저귀를 하고 같은 식사를 하고 유아놀이도 함께 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는 일상적인 생활을 구아와 도널드에게 똑같이 적용하였습니다. 



윈스럽 켈로그의 침팬지 실험 


이들의 생활은 매일매일 기록되고 관찰되었습니다. 예상과 달리 침팬지 실험에서는 구아가 도널드보다 훨씬 빠른 학습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침팬지의 수명은 50년 정도로 과거의 인간과 비슷합니다. 그러므로 자연 상태의 동물들이 더 먼저 독립 성장을 하기 때문인지 구아만의 능력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사진: 의외로 챔핀지 구아의 발달이 더 빨랐다고 한다.(의외로 챔핀지 구아의 발달이 더 빨랐다고 한다. [도널드 윈스럽과 구아 침팬지 실험] / ⓒ itsokaytobesmart.com)


윈스럽 켈로그는 침팬지 실험에서 도널드보다 먼저 대소변을 가리고 부모와의 소통에서 빠른 발달을 하는 구아를 보며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아는 아기들이 부모에게 하는 애착과 애교마저도 도널드 켈로그보다 훨씬 빨리 배웠습니다. 당연히 구아는 부모의 말을 더 잘 듣는 아기로 자랐습니다. 


사진: 도널드와 구아는 친하게 9개월을 함께 했다.(도널드와 구아는 친하게 9개월을 함께 했다. [침팬지 실험 윈스럽 켈로그] / ⓒ madsciencemuseum.com)


그러나 문제가 있었습니다. 인간처럼 잘 성장하는 구아와 달리 도널드 켈로그는 오히려 침팬지처럼 행동했습니다. 또래의 다른 아기들이 50개 정도의 언어를 배우는데 비해 도널드는 서너 개의 말 밖에 몰랐습니다. 똑같이 인간 아기로서의 교육을 받았는데도 도널드가 뒤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9개월 간의 침팬지 실험은 중단해야 했습니다. 


사진: 마치 남매처럼 똑 같이 교육받고 자란 구아와 도널드.(마치 남매처럼 똑 같이 교육받고 자란 구아와 도널드. [도널드 윈스럽과 구아 침팬지 실험] / ⓒ El Culebro)


물론 모든 면에서 도널드 켈로그가 구아보다 모자란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대를 모방하는 것에서는 구아보다 도널드가 훨씬 뛰어났습니다. 모방은 학습의 기초 단계입니다. 대체로 모방을 잘 할수록 학습의 속도가 빠르고, 그것을 다시 응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면 지능지수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널드는 19개월이 되어서부터는 보통 아이와 다름없이 키워졌습니다. 



도널드 켈로그와 구아의 삶 


윈스럽 켈로그의 침팬지 실험이 끝난 뒤, 구아는 다시 원래의 침팬지 무리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구아는 원래의 어미와 사는 것을 힘겨워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되지 않아서 구아는 죽어버렸습니다. 짐승이 길렀다며 발견된 아이들의 곧 죽어버렸던 사례들과 비교한다면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사진: 자연으로 돌아간 구아는 결국 짧은 생을 마쳤다.(자연으로 돌아간 구아는 결국 짧은 생을 마쳤다. [침팬지 실험 윈스럽 켈로그] / ⓒ Armstrong Roberts)


반면 도널드 켈로그는 침팬지 실험이 끝난 뒤 언어능력이 매우 빨리 발달하며 성장했습니다. 그는 하버드 의대에 진학해서 정신과 의사가 되었습니다. 인권에 대한 시각으로 보자면 아동학대를 당한 셈이지만 비극적인 구아의 삶에 비하면 제자리를 잘 찾았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 끝내 자살로 삶을 끝낸 도널드 윈스럽과 구아의 한때.(끝내 자살로 삶을 끝낸 도널드 윈스럽과 구아의 한때. [도널드 윈스럽과 구아 침팬지 실험] / ⓒ howstuffworks.com)


하지만 도널드 켈로그가 42세 되던 해에 그는 자살을 하고 맙니다. 원인은 우울증이었습니다. 대체적으로는 도널드의 자살이 침팬지 실험 때문이 아니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오히려 아버지 윈스럽 켈로그가 지나치게 엄격하게 그를 키웠던 영향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도널드의 아들 제프 켈로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할아버지 윈스럽 켈로그에 의해 45년 간의 살인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윈스럽은 도널드가 태어나기 3년 전부터 침팬지 실험을 구상했습니다. 그러므로 태어나기도 전부터 비극적인 운명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사진: 부모란 사회에 올바른 인간을 내 보내는 역할도 있다.(부모란 사회에 올바른 인간을 내 보내는 역할도 있다. [침팬지 실험 윈스럽 켈로그] / ⓒ StockSnap)


인간성은 유전이 먼저인지 사회성이 먼저인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연구가 힘듭니다. 침팬지 실험에서처럼 인권과 아동학대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부모가 아이를 바르게 키우면 사회가 더 건전해진다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해서,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않는 것은 사회를 망치는 것과 같은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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