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타기 슬랙라인의 뜻과 특징 - 남사당패의 외줄타기가 유래라는 슬랙라인]
슬랙라인을 아시나요?
겉보기에는 애들 장난같은 외줄타기놀이 슬랙라인(Slack Line)이 기본 슬랙라인 (Gibbon slackline) 등의 이름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을 비롯하여 세계 40여 개국에서 이 스포츠를 하고 있으며 세계월드컵이 열릴 정도로 많은 인구가 슬랙라인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슬랙라인을 직접 보게 되면 한국의 남사당패 외줄타기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많이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기본슬랙라인이란? - 그 뜻과 유래
슬랙(slack)은 '느슨한'이란 뜻이고 기본(gibbon)은 긴팔원숭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기본슬랙라인의 뜻은 느슨한 줄 위에서 긴팔원숭이처럼 균형을 잡는 운동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균형성과 유연성, 조정력 등을 길러주는 운동이며 계속적인 정신집중이 이루어지므로 산만한 아이들에게도 좋습니다.
아슬아슬한 위태로움을 즐기는 운동들을 익스트림 스포츠라고 하는데, 기본슬랙라인은 그 중에서는 안전한 축에 드는 스포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전부터 인기를 얻었던 짚라인과 비교해 보면 장비도 간단하고 비교적 안전합니다.
(슬랙라인의 특징은 줄타기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
슬랙라인을 즐기는 방법도 간단합니다. 지상에서 50cm정도의 높이에 기본슬랙라인 줄을 설치하고 그 위에 올라가서 균형을 잡는 연습을 하면 됩니다. 물론 기본슬랙라인 숙련자는 그 위에서 점프, 돌기 등 고난이도의 묘기도 가능합니다.
비교적 안전한 줄타기 놀이이므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으며, 약간의 공터만 있다면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겠습니다. 독일에서 기본슬랙라인은 나무가 있는 공터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놀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물 위에 설치하고 즐기면 더 안전하고 재미있는 놀이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기본슬랙라인의 유래도 알고 보면 재미있습니다.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한국에 유학을 왔었던 독일의 로버츠 형제의 남사당패 유래설입니다.
한국 친구로부터 남사당패 외줄타기에 관한 동영상을 소개 받은 뒤에 그것을 보고 힌트를 얻어 시작했다는 설인데, 실제로 기본슬랙라인 연구자들이 한국에 와서 벤치마킹을 해 갔다고 합니다.
기본슬랙라인을 관찰해 보면 남사당패 줄타기와 너무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대중적인 편리성 때문에 중학교 교과서에 소개되어 있기도 합니다.
(교과서에도 소개된 기본슬랙라인 줄타기의 자세 / 출처: flickr.com)
기본슬랙라인의 장비와 방법
한국에서도 쇼핑몰 검색이나 아웃도어 스포츠 매장에서 기본슬랙라인 장비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보통 생각하는 외줄타기와의 차이점이라면 기본슬랙라인의 줄은 둥근 로프형태가 아니라 납작한 리본 줄의 형태라는 것입니다. 라인을 매달았을 때 줄이 평평한 형태이다 보니 초심자라도 올라서기가 두렵지는 않습니다.
기본슬랙라인의 줄은 폭 5cm정도, 길이 15m정도의 줄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기본슬랙라인 대회의 묘기 모습. 외줄타기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장비의 가격은 10~20만 원 선이 대부분입니다. 기본슬랙라인이 줄의 양끝을 나무 등에 묶어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정로프 안전띠나 걸기용 장비가 있어서 생각보다는 고가입니다.
하지만 나무에 갈 묶을 수만 있다면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납작한 줄만 사서 묶어 즐길 수도 있습니다.
나무에 묶을 때 나무에 상처를 내지 않기 위한 나무 보호대도 따로 판매하고 있으며, 줄의 느슨함/팽팽함을 조절하기 위한 세이프티락도 장비에 들어갑니다.
요즘은 바닥에 놓고 할 수 있는 기본슬랙래인 도구와 나무 없이 지지대를 세워서 줄을 연결할 수 있는 도구도 나와 있습니다.
(여러가지 슬랙라인 도구들 / 출처: 구글검색화면 캡처)
사실 기본슬랙라인 운동은 집중력을 발휘하여 균형을 잡는 것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양쪽에 줄을 묶을 공간만 있다면 아무 줄이나 낮게 연결해서 올라가면 됩니다.
넓적한 라인을 사용하는 것은 올라서기 쉽게 하기 위한 것일 뿐이고, 높이를 50cm로 하는 것은 점프 등의 묘기를 할 때 반동으로 출렁이는 거리를 계산한 치수이기 때문에 초심자는 높이를 낮게 하여 중심잡기만 먼저 시작해도 됩니다.
고급숙련자는 암벽이나 건물 등의 높은 곳에서 이동과 묘기를 부리기도 하는데 일반인이 따라할만한 것은 아닙니다.
(고난이도의 기본슬랙라인 묘기. 균형감각의 최고치를 만낄할 수 있는 익스트림스포츠)
남사당패의 외줄타기와 기본슬랙라인의 차이
우리의 오랜 전통묘기인 남사당패의 외줄타기는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로 등록되어 있으며 세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는 유산입니다.
영화 왕의 남자에 나온 뒤에 다시 관심을 받게 된 남사당패의 외줄타기는 남사당패의 풍물, 버나(대접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 덧뵈기(탈놀음), 덜미(꼭두각시놀음) 등의 공연내용 중의 하나입니다. 남사당패 놀이에는 이외에도 얼른(요술)이라는 것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영화 왕의 남자의 마지막 장면. 줄타기 위에서 광대로서의 한을 불태운다)
남사당패의 외줄타기는 기본슬랙라인 높이가 50cm인데 반해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높이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남사당패의 외줄타기 놀이는 로프형태로 꼬아 놓은 둥근 줄을 사용하며 기본슬랙라인보다 더 팽팽한 줄 이에서 묘기를 펼칩니다.
이를 어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어렵다하여 붙여졌다는 유래가 있는데, 어름 위에서 묘기를 부리는 어름살이와 그 아래에서 대화를 주고받는 어릿광대로 이루어져 있고 삼현육각의 풍물장단이 곁들여 집니다.
(우리나라의 전통 슬랙라인 놀이 - 남사당패 외줄타기 어름놀이)
남사당패의 외줄타기구 서양의 줄타기 묘기, 서커스와 다른 점은 바로 풍자입니다. 양반들에 의해 천대받는 서민들의 볼거리였기 때문에 삶의 애환과 현실의 모순 등을 풍자하는 멋이 있습니다.
기본슬랙라인은 균형 잡기 놀이에 한정되지만 남사당패의 줄타기는 마치 연극 같은 재미와 묘기, 음악, 재담이 버무려진 버라이어티 쇼입니다. 이런 중요한 문화유산이 있지만 기본슬랙라인처럼 우리나라에서 먼저 세계화된 스포츠로 발전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간단한 도구를 이용하여 평소에 깨지기 쉬운 균형감각과 집중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본슬랙라인은 즐겨 볼만한 놀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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