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비아조 다 체세나와 복수
후기 르네상스 시대, 즉 '매너리즘 시대'의 유명한 작품 중에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이 있습니다. 《천지창조》와 함께 유명한 이 그림은 미켈란젤로의 소심한 복수로도 유명합니다.
복수의 대상은 교황청의 비아지오 다 체세나 추기경이었습니다. 자신의 그림에 참견하는 것일 꼴 보기 싫었지만, 교황청의 지원으로 그림을 그리는 까닭에 대놓고 싸울 수는 없고... 그래서 이런 복수를 한 것입니다.
이글은 거장의 명화에 대한 뒷이야기와 함께 미술사에서 알아 둘만 한 재미있는 상식을 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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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복수 - 최후의 심판의 미노스와 비아지오 다 체세나]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1534년, 로마의 교황 '클레멘스 7세'가 '미켈란젤로 디 로도비코 부오나로티 시모니'를 부릅니다. 1527년 스페인과 신성로마제국이 로마 교황청에 반기를 들고 침략한 이후, 쑥대밭이 된 로마를 다시 재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때 '시스티나 경당'에 《최후의 심판》을 그리기로 약속합니다. 그러나 클레멘스 7세는 곧 죽어버리고, 뒤를 이어 '바오로 2세'가 즉위했습니다. 다행히 전 교황의 뜻을 이어받겠다고 해서 미켈란제로의 최후의 심판은 계속 그려졌습니다.
이 그림은 1534년부터 1541년까지 그려진 명작입니다. 그러나 이를 보는 교황청의 사람들은 불만이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성스러운 성인들이 죄다 나체로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아조 다 체세나' 같은 추기경은 노골적으로 잔소리를 해댔습니다.
'르네상스' 시대를 맞은 유럽은 인체의 누드에도 관대해졌지만, 고지식한 성직자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바오로 2세는 예술과 멋 부리기에 관심이 많았던 교황이었으므로, 미켈란젤로의 그림에 참견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최후의 심판의 비아지오 다 체세나
당시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와 함께 3대 화가였던 미켈란젤로에게 비아지오 다 체세나 추기경의 잔소리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미켈란젤로는 복수하게 됩니다. 그의 얼굴을 미노스의 얼굴로 그려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미노스'는 지옥의 사신을 말합니다. 그림을 보면 오른쪽 맨 아래 구석에 뱀에 감긴 채 악마의 귀를 한 인물이 보이는데, 그가 바로 미노스입니다. 이렇게 해서 비아조 다 체세나는 최후의 심판에서 악마처럼 표현되게 됩니다.
이를 본 그는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사람들이 볼 때는 가장 가까운 곳인 그림 아래쪽에 그렸으니 화가 치밀 수밖에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곧장 교황 바오로 2세를 찾아가서 자신의 얼굴을 지우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바오로 2세의 대답은 "그대가 연옥에 있다면 몰라도, 지옥에 있는데 어떻게 빼내겠소"라고 하며 발을 빼버렸습니다. 연옥은 천국에 가기 전에 머무는 장소지만, 지옥에 그렸다니 도와줄 수 없다는 말입니다. 교황이 밀어주는 덕분에 화가는 마음껏 자신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미켈란젤로의 복수
그 유명한 최후의 심판 - 미노스 사건이 지난 후, 마침내 그림 전체가 공개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경건해야 할 예수님이 마치 그리스의 멋진 청년처럼 근육질의 젊은이로 그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예배를 드리러 와서 390명이나 되는 집단 누드를 봐야 한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결국 1564년, 그들은 칙령을 만들어서 비속한 부분을 모두 가리기로 하고, 미켈란젤로의 제자인 '볼테라'에게 작업을 시켰습니다.
이렇게 해서 남자들은 주요 부위를, 여자들은 하체에 옷을 입히는 것으로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 와서 완전 누드가 허용되었다고는 하나, 여성의 하체와 성기는 그릴 수 없는 시대였기에 작업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그들의 눈에는 성스러운 성인의 머리 뒤에 후광(오로라)가 없는 것도 이상하고, 천사가 날개도 없이 그려진 것도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지옥에 가는 인물들은 가려주는 작업도 하지 않고 버려두었습니다. 그런데, 최후의 심판에서 비아지오 다 체세나는 그대로 미노스로 남았으니... 미켈란젤로의 복수는 끝판왕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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