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영국의 극한직업 성냥 제조공 - 자본주의의 문제]
18세기는 인류 기술문명에서 중요한 시대입니다. 산업혁명으로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어서, 아직 그 장점을 모르는 자본가들은 오로지 돈만을 목적으로 산업혁명을 이용했고, 그래서 수많은 노동자, 하층민이 노예처럼 살다가 죽어가야 했습니다. 18세기 영국의 극한 직업, 성냥 제조공을 예를 들어 봅니다.
이 블로그는 "심심할 때 잡지처럼 읽는 지식"이라는 목적으로 운영됩니다. 즐겨찾기(북마크) 해 놓으면 심심할 때 좋습니다.
성냥과 인산괴사병
최근엔 성냥을 보기 힘들지만, 과거에는 가정용으로도 꼭 필요했고 개인용으로도 들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엔 집들이 갈 때 휴지를 사가는 경우가 많지만, 몇십 년 전에는 성냥을 사가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전기가 들어와 촛불을 켜는 시대가 아니더라도, 가스레인지의 가스에 점화하기 위해서도 성냥이 필요했으니 아주 오래 전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가스등의 모습. 예전에 이것이 가로등이었다 [18세기 영국 성냥 제조공 직업 노동자 산업피해] / ⓒ Steve Snodgrass)
지금은 시대가 바뀌고 국내에 단 하나 남아있던 성냥공장마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당연히 성냥 제조공이란 말도 생소한데, 18세기 말의 영국에서는 꽤 많은 노동자가 필요한 산업이었습니다. 거리마다 가스등이 있던 시대이니 가스에 불을 붙이려면 당연히 성냥이 흔한 시대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성냥을 제조하는 과정이 매우 혹독해서 18세기 영국의 성냥 제조공들은 엄청난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산업혁명이 있은 후, 세상은 오로지 자본제일주의가 되어 버려서 돈이 없는 노동자는 노예처럼 살았습니다. 지금처럼 인권이나 노동권 같은 것은 없었던 시대입니다. 그나마 진보를 외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금 같은 시대가 된 것입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성냥은 집들이 선물이었다 [18세기 영국 성냥 제조공 직업 노동자 산업피해] / ⓒ sergei_spas)
18세기 성냥은 나뭇개비를 흰색의 인에 담가 머리 부분에 인을 묻히는 과정에서 시작합니다. 이것을 '침지'라고 부르는데, 한자로 "액체에 담가 적신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사용된 '인' 때문에 18세기 영국의 성냥제조공들은 '인산괴사'라는 무서운 질병에 시달려야 했다는 것입니다.
18세기 영국 성냥 제조공
인산괴사로 인한 증세는 이가 썪은 것처럼 욱신거리면서 잇몸, 턱뼈가 부어 오르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로 인해 턱에 종양이 생기고 고름 등의 문제들이 계속 발생합니다. 옛날에 무덤 근처에 생기는 도깨비불이라는 것이 공포를 주곤 했는데, 도깨비불의 정체는 "인"이 발광하는 현상입니다. 인이 잔뜩 쌓인 성냥제조공들의 턱은 어두운 곳에서 보면 희미한 밝기를 가졌을 수도 있습니다.
(성냥으로 노동자의 삶을 표현하자면 이럴까? [18세기 영국 성냥 제조공 직업 노동자 산업피해] / ⓒ PeterKraayvanger)
당시에는 이를 금지할 법도 없고, 그것이 무엇이 잘못인지도 생각하지 않는 시대였습니다. 오로지 사업가가 돈을 잘 벌면 되는 시대였기 때문에 노동자도 그저 일하다가 생기는 병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몸에 인이 계속 쌓이면 강제로 뽑아내기가 어렵습니다. 턱을 제거하는 고통스러운 수술이 아니라면 18세기 영국의 성냥 제조공들을 구원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물론 세월이 지나며 미국이나 스웨덴에서는 인의 산업피해가 막대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아니, 사실 영국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국은 국제적인 협의에서 "자유무역"을 제한하지 말라며 제재운동을 거부했습니다. 지금 말하는 "자유민주주의"에서 이 자유라는 단어는, 공산주의로부터의 자유가 아니라 돈을 버는 자본가의 자유를 말하는 것입니다. (18세기는 공산주의가 생기기 전임)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자유자본주의에서 변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이렇게 살고 있을 것이다 [18세기 영국 성냥 제조공 직업 노동자 산업피해] / ⓒ Lewis Hine)
현대의 노동자들은 노동운동가와 진보적인 사회운동가 덕분에 노예 생활에서 법적으로 대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빨갱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보수진영의 공격을 받습니다. 자유민주주의의 "자유"가 사실은 자본가의 자유를 의미한다는 것도 모른 채, 이들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만약 18세기 영국에서 태어났다면 위와 같이 살았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18세기 영국의 극한직업 성냥 제조공 - 자본주의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