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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복가 두타비 이야기 - 유몽인의 어우야담에서 점복가란 뜻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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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복가 두타비 이야기 - 유몽인의 어우야담에서 점복가란 뜻

키스세븐지식 2018. 4. 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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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복가 두타비 이야기 - 유몽인의 어우야담에서 점복가란 뜻]

야담에는 정식 역사가 아닌 이야기로서의 교훈이 들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말장난처럼 유머가 넘치는 것도 있는데,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나오는 점복가 두타비 이야기가 한 예입니다. 점쟁이 두타비의 행운과도 같은 일화에는 우정이라는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글의 순서]

어우야담의 시각장애인 점복가란 뜻

점복가 두타비 이야기

유몽인의 어우야담 속 두타비



어우야담의 시각장애인 점복가란 뜻


야담은 민담처럼 백성들이 하는 이야기를 모은 책입니다. '어우야담'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설화문학'으로 조선 후기 야담류의 효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광해군에게 글을 가르치기도 한 유몽인의 어우야담은 매우 중요한 문헌입니다. 여기에 시각장애인인 점복가가 등장하는데, 점복가란 뜻은 점복(占卜), 즉 점을 치는 점술가를 뜻합니다.


사진: 조선시대 시각장애인 중에는 점복가로 생계를 꾸리는 던 사람이 많았다.(사진: 조선시대 시각장애인 중에는 점복가로 생계를 꾸리는 던 사람이 많았다. [유몽인 어우야담] / ⓒ fuusui-uranai.com)


조선시대의 시각장애인들은 직업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래꾼 옆에서 장구를 쳐 준다거나, 불경을 외워주는 독경사를 하거나, 점을 쳐주는 점복사 일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점쟁이라고 불리던 점복가는 시각장애인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직업이었는데, 상대를 못 본다는 면에서 신분 노출을 꺼리는 경우에 필요했을 것입니다. 어우야담의 점복사 두타비는 점이 신통치 않아서 힘들게 살았다고 나옵니다. 





점복가 두타비 이야기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나오는 점복가 두타비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내용은 옛날 조선시대의 어느 마을에 죽마고우로 자란 두 소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한 친구의 이름은 '돌이'였고, 다른 친구의 이름은 '두타비'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정승의 꿈을 가지고 함께 했지만, 어느 날 두타비는 열병에 걸려서 실명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십 수 년이 지나서 돌이는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급제를 하면 계속 한양에 살게 될 것이므로, 언제 다시 만날 지모를 이별을 하게 된 것입니다. 돌이는 시각장애인이 된 친구 두타비를 몹시 걱정했습니다. 두타비는 산에 가서 점술을 배우겠다고 했습니다. 당시 조선의 시각장애인들은 점복가 등의 일을 하며 먹고 살았다고 합니다. 


사진: KBS 자료화면. 과거를 보는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사진: KBS 자료화면. 과거를 보는 장면을 재현하고 있다. [두타비 점복가란 뜻] / ⓒ KBS)


돌이는 과거시험에서 급제를 하여 벼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십 수 년이 흘렀습니다. 그래도 시각장애인이 된 죽마고우 두타비가 자꾸 생각나서 돌이는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동안 워낙 청렴하게 살았기 때문에 가진 재산도 없으니 찾아가 봐야 도와줄 수 있는 돈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두타비를 만나보기로 결심하고, 돌이는 나귀 한 마리를 타고 고향으로 내려갔습니다. 


고향에 간 돌이는 점복가를 쉽게 찾을 수 있었지만, 보는 순간 눈물이 앞을 가리고 말았습니다. 손님도 없이 길에 앉아 너무도 남루한 모습의 두타비였던 것입니다. 사연을 듣고 보니, 점술을 배우기는 했으나 점치는 재주가 없어서 어렵게 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돈이 없는 친구 돌이는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서 거짓말을 생각해냈습니다. 타고 온 나귀를 잃어버렸다고 소문을 낼 테니 가르쳐 준 대로 위치를 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진: 말은 매우 비쌌기 때문에 나귀를 탈 것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사진: 말은 매우 비쌌기 때문에 나귀를 탈 것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점복가 두타비 이야기] / ⓒ JacLou DL)


돌이는 나귀를 먼 곳의 나무에 매어 놓고는 잃어 버렸다고 소문을 냈습니다. 명색이 한양에서 온 정승이었으니 고을 사또도 자기 일처럼 찾아 주었습니다. 마침내, 사또의 나인 한 명을 데리고 점복가 두타비를 찾아갔는데, 동문 밖 도장꼴 소나무숲 열네 번째 나무에 나귀가 매어져 있다는 점괘에 의해 나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사또의 나인이 보았으니 금방 소문이 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 번 소문이 나고 나면 대충 말을 해도 사람들이 알아서 믿어버리는 법, 지방에서는 제법 유명한 점쟁이가 된 친구를 보며 돌이는 흡족하게 한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일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궁궐에서 임금의 옥대가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감히 옥대를 훔친 자가 있을 것인가 하는 논란부터, 기이한 일이라는 의견까지 나오다가 한 신하가 용한 점쟁이를 불러 점괘를 쳐보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사진: 조선 후기 한양의 잘 사는 동네 모습. 점복가 두타비 이야기는 조선 중기의 설화이다.(사진: 조선 후기 한양의 잘 사는 동네 모습. 점복가 두타비 이야기는 조선 중기의 설화이다. [유몽인 어우야담] / ⓒ skyscrapercity.com)


임금은 바로 점복가 두타비를 불러들였습니다. 그동안, 실제로 옥대를 훔친 궁궐의 서리 '불개'는 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점복가라는 소문이 있어서, 혹시나 하고 도성 밖에 나가서 미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때 점복가 두타비가 한양에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두타비 입장에서는 죽음을 맞으러 가는 것과 같았습니다. 거짓말로 유명해진 것이니, 들통이 나면 임금을 기만한 죄로 살아남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점복가 두타비는 혼자 말로 걱정을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불가설이!"를 외치고 말았습니다. 우리말로는 "불가로다!", "불가능한 일이로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몰래 듣던 불개는 뒤로 자빠졌습니다. 그 말을 "불개로다!"로 들었던 것입니다. 얼른 달려가 엎드려서 사죄하며 자신의 이름만은 밝히지 말아 달라고 애원을 했습니다. 딱한 집안 사정을 말하면서 옥대의 위치를 알려주고 또 애원을 했습니다. 


사진: 임금의 옥대. 왕의 관복에서 허리띠 역할을 하는 고전 의복의 한 부분이다.(사진: 임금의 옥대. 왕의 관복에서 허리띠 역할을 하는 고전 의복의 한 부분이다. [두타비 점복가란 뜻] / ⓒ gogung.go.kr)


그 후 궁궐에서 임금을 만나 점복가 두타비는 들은 대로 서쪽 돌계단 아래에 옥대가 묻혀 있다고 말했고, 진짜로 옥대를 찾게 되었습니다. 임금도 이 신비한 일에 감탄하며 큰 상을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얼떨결에 해결된 일에 안도하며 두타비도 마음을 놓았습니다. 임금이 범인도 알아봐 달라고 했으나, 딱한 사정을 말하던 불개가 불쌍하여 궁궐 밖 살쾡이가 물어다가 파묻어 놓은 것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일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다음 날 임금이 신기하게 생각하여 그 재주를 한 번 더 보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궁궐 구석에 있던 두꺼비를 발견하고는 임금은 신하를 시켜 돌로 깔아 놓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두타비를 만나러 갔습니다. 임금은 방금 자신이 하고 온 일이 무엇인지를 점괘로 맞춰 보라고 했습니다. 맞추지 못하면 옥대를 훔친 의심도 함께 하여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어우야담의 두타비 이야기에는 궁궐의 옥대와 두꺼비 설화가 나온다.(사진: 어우야담의 두타비 이야기에는 궁궐의 옥대와 두꺼비 설화가 나온다. [점복가 두타비 이야기] / ⓒ Dong Chan KIM)


점복가 두타비는 황당하고도 당혹했습니다. 이제 죽게 될 것을 직감한 두타비는 정신이 나갔습니다. 괜히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서 죽게 만든 친구 돌이가 원망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한탄하기를 "돌이 때문에 두타비 죽네!"라고 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임금과 주변의 신하들이 다 놀라워했습니다. 돌에 두꺼비가 죽는다고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일로 인해 점복가 두타비는 더욱 유명해지고, 친구 돌이와 우정을 높이 쌓으며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유몽인의 어우야담 속 두타비


점복가 두타비 이야기를 지금 들으면 유치할 지도 모르지만, 아직도 혀 짧은 친구에 대한 유머 이야기가 많은 것처럼 듣는 사람을 웃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세 설화답게 우연이 겹치기 때문에 소설적 개연성이 떨어지지만,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능력 없는 주인공의 처지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옥대를 훔친 범인마저도 나름의 딱한 사정이 있으니 등장인물 모두가 나름대로의 상황을 맞이한 셈입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사진: 유몽인은 조선 중기의 인물로 어우야담, 어우집 등을 썼다.(사진: 유몽인은 조선 중기의 인물로 어우야담, 어우집 등을 썼다. [유몽인 어우야담] / ⓒ homun.or.kr)


유몽인은 인조반정이 있은 후 광해군과의 인연 때문에 모함을 받고 아들과 함께 사형 당했습니다. 그로인해 어우야담은 제대로 보관되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했었습니다. 유몽인이 임진왜란을 겪은 세대이기 때문에 임진왜란 이후 백성들의 삶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문서가 없어질 뻔한 것입니다. 여기 저기 분산되고 변형된 이야기도 많아졌는데, 다행히도 후손인 '유제한'이 1964년에 이를 모아 정리해서 다섯 권의 책으로 다시 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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