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머신 - 사실 19세기의 고문기구인 '고문바퀴'였다?]
헬스클럽이나 가정에서 건강을 위해 애용하는 러닝머신은 사실 19세기의 고문기구였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원리가 비슷하긴 합니다. 일명 고문바퀴 또는 계단차라고도 불리는 러닝머신의 유래는 1800년대의 영국 교도소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에는 돈을 내고 고문기구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셈인데, 당시의 죄수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형벌도구였습니다.
[글의 순서]
1. 러닝머신의 유래, 고문기구
2. 트레드밀 이전의 고문기구 설명
3. 러닝머신, 워킹머신 등의 현대 역사
러닝머신이 고문기구가 된 유래
'러닝머신' 혹은 런닝머신은 영어로는 '트레드밀(Treadmill)'이라고 하며, 현대적인 형태는 1970년대 유산소운동과 에어로빅 열풍이 불면서 전세계로 퍼졌습니다. 마땅히 달리기를 할 수 없는 도시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한 조깅은 건강을 위한 투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돈을 내고 운동하는 러닝머신의 유래가 사실은 고문기구였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과 똑같은 것은 아니었으며, 운동을 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때의 트레드밀은 죄수에게 고통을 주고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막힌 공간에서 반복되는 노동을 시킴으로써 고통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고문도구였습니다.
(사진: 지금은 돈을 내고 운동하는 러닝머신이 19세기에는 고문기구였다는 트레드밀(러닝머신)의 유래 [러닝머신이 고문기구가 된 유래] / ⓒ janeb13)
1800년대, 즉 19세기의 영국에서는 범죄자를 국외추방하기도 했지만, 사형과 교도소 수감 중에 선택할 수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금에는 사형과 교도소 수감에 큰 차이가 있지만, 당시에는 교도소 자체가 워낙 비위생적이고 가혹했기 때문에 사형과 교도소를 선택하는 상황이 가능했습니다.
1778년 이후 영국은 죄수들에 대한 중노동법이 있었습니다. 감옥살이 동안 모든 죄수는 의무적으로 노동을 해야 했는데, 러닝머신형 고문기구가 개발된 이후에는 16세 이상의 죄수들이 최소 3개월 이상 '고문바퀴'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사진: 교도소에서 사용되었으나 영국 이외에도 오스트레일리아 등으로도 퍼져 나가서, 노동력을 이용해 물레방아처럼 활용되기도 했다. [러닝머신이 고문기구가 된 유래] / ⓒ Surrey History Centre)
1818년, 영국의 한 기술자가 현대의 러닝머신과 같은 중노동 고문기구를 고안합니다. '윌리엄 큐빗'이라는 사람은 당연히 죄수는 중노동을 해야 하다는 당시 인식에 따라 트레드밀을 개발했습니다. 죄수들은 가로로 누인 원통모양 계단차 위에서 계속 걸으며 물레방아처럼 원통을 돌렸습니다.
원통에는 계단이 있어서 하루 종일 고층빌딩의 계단을 올라가는 중노동의 형벌이 되었습니다. 이 회전을 이용해서 물을 퍼 올리거나 곡식을 빻는데 사용했는데, 그래서 트레드밀의 어원을 잘 살펴보면 Tread(밟다) + Mill(공장, 반복기계)의 뜻이 있습니다.
(사진: 1850년의 소규모 트레드밀의 사진. 칸막이 사이에 죄수들이 올라가서 계단을 밟으면 원통이 돌아가며 곡식을 빻게 설계되었다. [러닝머신이 고문기구가 된 유래] / ⓒ NMR)
러닝머신을 연상시키며 트레드밀의 유래가 된 고문기구는 1842년 이후 영국 내의 다른 교도소에도 퍼져서 10년만에 전국 50곳 이상의 교도소에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영국의 재판에서는 사형과 교도소 생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었고, 죽는 것보다는 났겠다고 생각한 죄인의 경우 교도소에서 고문같은 트레드밀을 돌렸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고통보다는 심리적이고 지속적인 고통으로 죄인에게 가하는 형벌의 하나가 되었던 것입니다. 영국은 1898년 인권보호를 위한 교도소법이 통과되면서 고문기구 노동이 폐지되었습니다.
(사진: 당시 교도소의 강제노동의 장면. 교도소에서는 대규모로 운영되었으며 죄수들에게 심리적인 공포와 스트레스를 주었다. [러닝머신이 고문기구가 된 유래] / ⓒ 위키피디아)
러닝머신(트레드밀)과 다른 고문기구
역사적으로 트레드밀보다 더 오래된 러닝머신의 유래는 고대 로마시대에 사용되었던 '폴리스파스토스(Polyspastos)'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트레드휠(Treadwheel)'이란 것이 실제로 사용되었는데, 지금의 트레인같은 기능을 했습니다.
긴 봉을 일으켜 세워서 돌을 들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트레드휠은 '콜로세움'을 건설하는데도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긴 봉에는 다람쥐 쳇바퀴 형태의 물레방아가 연결되어 있어서 여기에 사람이 들어가서 걸으면서 돌렸다고 합니다. 러닝머신의 유래인 트레드밀은 원통 위에 사람이 올라가지만 트레드휠은 안에 사람이 들어간다는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사진: 러닝머신의 유래로 알려진 Polyspastos, Treadwheel의 사진과 이미지. 로마시대에 인간의 노동력을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러닝머신과 다른 고문기구 트레드밀] / ⓒ Pieter Brueghel the Elder)
1800년대 영국에서 죄수들에게 형벌처럼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고문바퀴는, 회전하는 거대한 원통 위에 10명 ~ 20명의 죄수들이 올라가서 계단을 밟으며 돌렸습니다. 그들은 하루 6시간씩 매주 5일 동안 이 위에서 등산을 하는 듯한 노동을 해야 했습니다.
계산한 바로는 하루 노동량이 오르막길을 평균 2.5Km, 최대 4km까지 걷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이 거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부실한 식사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매일 에베레스트산을 등산하는 셈이었습니다.
(사진: 손목에 쇠사슬을 한체 에베레스트산의 절반을 오르는 중노동을 하는 죄수를 표현한 작품. 힘겨워하는 죄수의 모습이다. [러닝머신과 다른 고문기구 트레드밀] / ⓒ wicklowshistoricgaol.com)
건강을 위한 러닝머신의 유래가 고문기구였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처음 개발은 죄수의 노동력을 이용하자는 것이었지만, 트레드밀의 원조인 고문기구의 영향은 심리적인 것에 더 있었습니다.
원통 위에는 마치 현대의 투표소처럼 앞과 좌우가 막힌 칸막이가 있었습니다. 이 곳에 들어서면 타인과는 단절된 채로 묵묵히 계단을 돌렸습니다. 이것은 죄수들에게 형량보다 더한 고통과 스트레스를 주기 위한 고문도구인 셈입니다. 교도소는 이렇게 단조로움 속에서 반복 노동을 하는 공포를 조장하였습니다.
(사진: 트레드밀에서 고문과 같은 중노동을 받는 장면을 묘사한 사진. 혼자만의 장시간 동안의 반복 노동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준다. [러닝머신과 다른 고문기구 트레드밀] / ⓒ Historical Photos Daily)
현대의 러닝머신, 트레드밀 상식
국내에서는 러닝머신(Running machine)이라고 하지만, 표준어는 '트레드밀'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러닝머신도 런닝머신도 한국에서 만들어진 한국식 영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워킹머신'이라는 것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워킹머신과 러닝머신의 차이점은, 워킹머신은 걷는 것에 더 최적화된 것이므로 고무벨트의 폭이 30cm 내외로 좋습니다.
러닝머신의 가격은 50만원대부터 150만원이 넘는 것까지 다양하지만 워킹머신은 20만원 이상에서 구성되고 있습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다이어트용으로 사용되는 운동기구입니다.
(사진: 런닝머신 이외에도 최근엔 워킹머신이라는 것도 판매되고 있다. 저렴하고 크기가 작다. 가격은 20만원대부터 150만원이 넘는 가격대까지 있다. [현대의 러닝머신(트레드밀)과 워킹머신] / ⓒ 이미지검색 캡처)
러닝머신의 유래가 트레드밀의 조상인 고문기구라고 하는데, 원리만 비슷할 뿐 직접적인 모양은 똑같지 않습니다. 로마시대에 있었던 트레드휠이 19세기에 영국 교도소에 나타났다면, 이것이 현대의 운동기구로 다시 나타나는 것은 한 독일인의 기록이 시초가 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차력쇼'를 하여 수입을 벌었던 그는, 하체근육을 키우기 위하여 트레드밀과 유사한 기구를 사용하였습니다.
인력으로 벨트를 돌리는 것은 전동모터로 돌리는 것과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현대의 러닝머신과는 역시 차이가 있었습니다.
(사진: 1950년대에 탄생한 현대의 런닝머신(트레드밀)과 1960년대의 우주인을 훈련중인 러닝머신. [현대의 러닝머신(트레드밀)과 워킹머신] / ⓒ NASA)
실질적으로 러닝머신이 현대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1952년 '워싱턴대학'의 한 교수에 의해서 심장과 폐질환 진단도구로 개발되면서부터 입니다. 하지만 너무나 비쌌기 때문에 현재의 첨단의료기기처럼 의과대학에서나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한편 1968년의 '케네스 쿠퍼'는 유산소운동을 강조하며 에어로빅을 창안하기도 했는데, 그가 만든 트레드밀이 미국 NASA의 우주인 훈련기구로 공급되었습니다. 1970년대 이후 조깅열풍이 불면서 건강운동의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인 트레드밀의 대중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사진: 현대는 건강을 위해 일정한 시간을 투자하는 여유도 필요한 때이다. 그러나, 조금 더 시간을 내어 공원 등에서 더욱 자연스러운 운동을 해도 좋을 것이다. [현대의 러닝머신(트레드밀)과 워킹머신] / ⓒ NACDublin)
러닝머신이 19세기 영국에서 고문기구로서 죄수들의 노동력을 이용했지만, 이를 이용한 노동효율은 그리 높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밖에서 운동을 하기 어려운 현대인에게는 매우 효율적인 운동기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대 헤비급 권투 챔피언인 '타이슨'의 딸이 트레드밀 전기선에 목이 졸려 숨지면서 주의사항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벨트가 전기로 작동하는 전동모터의 기어에 맞물려 있기 때문에, 전기를 끄고 강제로 돌리면 고장이 날 수 있다는 상식도 알아둘만 합니다. 그러나, 트레드밀이 없더라도 자연에서 마음껏 뛸 수 있는 여유시간을 만들어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