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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감성/사색의 정원

자유 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 -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차이

2017. 2. 6.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 -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차이]

보수단체 시위현장을 보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자며, 반대파들을 공산주의자로 뒤집어씌우는 구호를 외치곤 합니다. 그런데 이건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가 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착각입니다.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주의 반대말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라고?


현대 국가에 있어서 '자유'와 '민주주의'는 매우 중요한 덕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에 따라 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인데, 반공을 이용하여 보수주의가 정권을 독점하는 기간이 너무 길었던 한국은 특히나 그 착각이 심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공산주의의 반대말이라고 말하며, 좌파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자는 황당한 말들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지속된 세뇌교육을 통해 국민들이 착각을 하게 되는 현상인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덕목이지만, 뭔지도 모르고 지키자는 것도 문제 있는 것입니다.  


사진: 보수단체 시위현장에 자주 등장하는 자유민주주의 구호,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공산주의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보수단체 시위현장에 자주 등장하는 자유민주주의 구호,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공산주의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 YTN뉴스 방송캡처)


그런데 정확히 말하자면 민주주의는 공산주의의 반대말이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개념은 "선출을 통해 대표자를 임명하는 정치형태"입니다. 그런데 공산주의의 개념은 "공동으로 경제를 운영하는 경제형태"입니다. 민주주의는 정치형태이고 공산주의는 경제 형태입니다. 

그러므로 민주주의가 공산주의의 반대말이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성별'의 반대말이 '나이'라고 우기는 것과 같습니다. '남자'의 반대말이 '어린이'일 수 없는 것처럼, 아예 종류가 다른 것을 반대말로 알고 있으니 개념을 몰라서 착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진: 정치개념과 경제개념을 혼동하면 자유민주주의가 마치 자유로운 민주주의인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공산주의, 민주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정치개념과 경제개념을 혼동하면 자유민주주의가 마치 자유로운 민주주의인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공산주의, 민주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 Niek Verlaan)


그러므로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선출이 자유롭지 못한 정치형태에서 찾아야 합니다. 즉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봉건주의'이거나 '독재주의'인 것입니다. 왕은 국민에 의한 선출직이 아닙니다. 또한 독재자도 권력을 독차지하므로 선출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영국의 경우 왕이 대표자이지만 다수의 국민이 지지하는 총리가 실질적인 정치를 하므로 민주주의가 맞습니다. 그러나 박정희 시대와 신군부시대는 자신을 찍어줄 사람만 '장충체육관'에 불러서 투표를 했으니 겉으로만 민주주의 같았을 뿐, 사실은 독재주의입니다. 북한도 마찬가지 형태이므로 독재주의인 것입니다. 


사진: 겉으로는 민주주의인 것처럼 보여도, 독재가 이뤄졌다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공산주의와 차이가 모호하게 된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겉으로는 민주주의인 것처럼 보여도, 독재가 이뤄졌다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공산주의와 차이가 모호하게 된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 Reimund Bertrams)


반면 공산주의 반대말은 경제의 자유가 허용된 경제 형태에서 찾아야 합니다. 즉, 공산주의의 반대말은 '자본주의', '자유방임주의'입니다. 이것들은 국가가 경제를 통제하지 않는 자유가 있는 경제 형태들입니다. 하지만 자본을 많이 가진 재벌들의 횡포가 극에 달하기 때문에 사회 불균형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개념상에 있는 것처럼 완전한 공산주의나 완전한 자유자본주의만을 고집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수정 공산주의'와 '수정 자본주의'입니다. 자본시장을 허용하는 중국이 수정 공산주의이고 복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유럽 국가들이 수정 자본주의이며, 유럽은 사회주의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사진: 19세기와 20세기 초, 자유자본주의가 강해지면서 어린이들까지 공장에서 혹사당하는 사태가 장기간 벌어졌다. 이것도 참된 민주주의가 아니다. [공산주의, 민주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19세기와 20세기 초, 자유자본주의가 강해지면서 어린이들까지 공장에서 혹사당하는 사태가 장기간 벌어졌다. 이것도 참된 민주주의가 아니다. [공산주의, 민주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 Jklamo)




공산주의, 자유민주주의의 반대말이라고? 


특히 보수주의일수록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구분하지 못하는 심각한 경향이 있습니다. 보수주의자들은 민주주의가 자유로운 사회라며 자랑스러워하지만, 실질적으로 보수주의가 신봉하는 군사독재 기간은 독재주의 국가였습니다. 북한과 똑 같았다는 것입니다. 

북한과 다른 민주주의를 원하는 국민들의 희생으로 1990년대에 아시아 최초의 자력 민주주의 국가 건설이 가능했지만, 지금도 보수주의자들은 그때 희생한 시민들을 빨갱이, 혹은 종북이라고 부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주의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발전 없는 상황이며 오히려 퇴화를 한 것입니다. 


사진: 1987년 부산 문현동 인근에서 6월항쟁에 참여한 국민들의 모습. 보수주의자들은 이렇게 민주주의를 찾아준 사람들은 빨갱이나 종북이라고 부른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1987년 부산 문현동 인근에서 6월항쟁에 참여한 국민들의 모습. 보수주의자들은 이렇게 민주주의를 찾아준 사람들은 빨갱이나 종북이라고 부른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 고명진)


그러면 왜 자유민주주의를 공산주의의 반대말로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해답은 북한과 박정희에게 있습니다. 대한민국 초기에 사용된 자유민주주의는 이승만의 독재에 반대하는 민주화 진영의 단어였습니다. 그러나 쿠데타에 성공하여 정권을 찬탈한 군부세력을 미국은 믿지 못했습니다. 박정희는 공산화 세력인 남로당 경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정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공과 자유민주주의를 내세워 북한과의 대립, 이승만 독재와의 차별을 강조했습니다. 이것이 역사가 흐르며 이승만 독재에 대한 반발이 줄어들자, 국민들의 머릿속에는 반공의 개념인 것처럼 세뇌되어 남게 됩니다.


사진: 유신 3주년 기념식. 종신 대통령을 꿈꿨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회의 모습. 북한도 자기들끼리만 권력을 독차지하는 상황이 남북한에서 지속되었다. [공산주의, 민주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유신 3주년 기념식. 종신 대통령을 꿈꿨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회의 모습. 북한도 자기들끼리만 권력을 독차지하는 상황이 남북한에서 지속되었다. [공산주의, 민주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 경향신문사)


보수우익에서 잘못 알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는 사실 '자유로운 민주주의(Free-democracy)'가 아닙니다. 국가, 경제 형태로서의 자유민주주의는 'Liberal-democracy'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이런 단어조차 외국에서는 흔하게 사용하는 말이 아닙니다. 사전적으로 'Liberal'는 '자유로운', '진보적인', '개방적인'의 뜻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모르니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주의의 반대말이라고 착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영국 자유당의 영어명은 'Liberal Party'입니다. 이들은 진보정책을 추구하며 노동자의 가치를 위해 노력합니다. 즉 보수우익형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것입니다. 


사진: 영국 자유당 집권 당시의 모습. 영국의 자유당은 실제로 자유민주주의 명칭을 사용하는데, 오히려 진보정책과 노동자 우선정책을 하는 당이다. 한국과 정반대인 것.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영국 자유당 집권 당시의 모습. 영국의 자유당은 실제로 자유민주주의 명칭을 사용하는데, 오히려 진보정책과 노동자 우선정책을 하는 당이다. 한국과 정반대인 것.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 미상)


우리 헌법에 '자유민주주의'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습니다. 단 '자유민주적'이라는 단어는 몇 번 나옵니다. 자유민주적이란 단어는 말 그대로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는 이것과 다릅니다. 지금에 자유민주주의 용어가 변질된 것은 자유주의 사상 때문입니다. 

자유주의는 자유자본주의의 근본이고 국가의 간섭을 싫어합니다. 당연히 공산주의와 함께할 수 없고 한국, 미국 등 반공이 필요한 나라에서는 마치 민주주의와 동격으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한국, 미국 등은 자본제일주의라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즉 자유민주주의는 자유자본주의자들에게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는 뜻입니다. 


사진: 자유자본주의가 완전보장되면 자본가가 모든 권력을 차지하는 가짜 민주주의 상태가 온다. 사회의 일부계층이 직접/간접으로 다른 계층을 제외시키는 현상이다. [공산주의, 민주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자유자본주의가 완전보장되면 자본가가 모든 권력을 차지하는 가짜 민주주의 상태가 온다. 사회의 일부계층이 직접/간접으로 다른 계층을 제외시키는 현상이다. [공산주의, 민주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 Peggy und Marco Lachmann-Anke, Svenska, www.kiss7.kr 편집)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자본주의, 차이의 착각


자유민주주의가 공산주의의 반대말이 아니지만 반대말인 것처럼 사용되는 것에는 자본제일주의자들의 흉측한 흉계가 숨어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의 내부에는 신자유주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가 "자유"를 위한 민주주의라면 공산주의의 반대가 아닙니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가 신자유주의라고 생각한다면 공산주의의 반대말이 맞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자유민주주의를 정치체제라고 생각한다면 오해이고, 자유민주주의를 경제체제라고 생각한다면 일리는 있다는 뜻입니다. 신자유주의는 자본가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경제체제이기 때문입니다. 즉 자금력이 많은 자들을 위한 체제입니다.


사진: 승자승 독식의 체제, 빈익빈 부익부의 체제가 자유자본제일주의 체제이다. 자유민주주주의는 이러한 경제 자유주의에서 온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승자승 독식의 체제, 빈익빈 부익부의 체제가 자유자본제일주의 체제이다. 자유민주주주의는 이러한 경제 자유주의에서 온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 habergibitv, Joel santana Joelfotos, www.kiss7.kr 편집)


원래 자유주의는 유럽에서 왕정에 반대하는 시민혁명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이때의 시민은 지금의 시민과 많이 다릅니다. 일반 국민이 아니라 금융가, 계몽가, 상인, 학자 등이 연합한 세력이 주체가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금융가와 상인은 왕권이 경제 이익을 제한하는 것에 불만이 있던 세력이기 때문에 자본가의 이익이 보장된 사회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시민혁명이 일어난 후 자본제일주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것이 19세기~20세기에 불거진 자본가의 횡포입니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자본가를 제한하는 수정사회주의가 생기게 됩니다. 


사진: 시민혁명은 시민의 희생으로 이뤄졌지만, 그 중에는 자유자본가의 이득확보에 큰 영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시민혁명의 환호하는 중상류계급. [공산주의, 민주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시민혁명은 시민의 희생으로 이뤄졌지만, 그 중에는 자유자본가의 이득확보에 큰 영향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시민혁명의 환호하는 중상류계급. [공산주의, 민주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 자크 루이 다비드)


미국의 영향을 받은 한국은 자본가가 엄청난 권력을 휘두르는 기득층이 되었고 친일파와 연합하였지만 반공과는 어울릴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가진 재산을 빼앗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는 공산주의의 반대가 자유자본민주주의라는 인식이 강하며, 이들은 그것이 곧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뉴라이트의 주장을 보면 복지, 평등, 분배를 하는 진보정당을 종북, 빨갱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분배나 복지 때문에 자본가의 이익이 적어지는 것이 싫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여기에 반공을 섞었고, 반공 때문에 깊은 생각을 안 해보는 보수주의자들은 '자유자본민주주의'를 위해서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이용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작권법 표시] 이 글의 원본: 키스세븐(www.kiss7.kr)


사진: 자유민주적 민주주의와 자유자본 민주주의는 엄연히 다르다. 블랙홀처럼 사회의 돈을 빨아들이는 거대 자본가의 이득을 위해서 시위하는 보수단체들 중에는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사진: 자유민주적 민주주의와 자유자본 민주주의는 엄연히 다르다. 블랙홀처럼 사회의 돈을 빨아들이는 거대 자본가의 이득을 위해서 시위하는 보수단체들 중에는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유민주주의, 공산주의 반대말이 아니다]/ ⓒ oberhausen, kai Stachowiak, www.kiss7.kr 편집)


일반적인 민주주의는 다수 국민의 의견대로 정치, 경제, 사회를 만드는 체제이지만, 자유주의는 소수라도 다수의 의견에 따르지 않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체제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떻게 작용하는 것이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생깁니다. 자유주의를 사회적 소수 약자를 위한 개념이라고 본다면 소외된 약자들을 존중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기지만, 재벌 등 권력가가 소수라는 점에서 이용당하게 되면 소수의 강자를 위해 다수가 희생해야 하는 횡포가 생기는 단점이 있습니다. 

즉, 자유주의가 '사회적 자유주의'로 쓰이느냐 '경제적 자유주의'로 쓰이느냐가 중요한데, 종북놀이나 빨갱이 마녀사냥을 하는 보수진영의 자유민주주의는 경제적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것이므로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수시위단체가 현장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는 것은 그들 나름의 나라 걱정일지 모르겠으나... 결국 자유민주주의가 뭔지도 모르고 공산주의 반대말이라고 우기는 것이거나, 자신은 가난하면서 부자들을 위한 시위를 해주는 결과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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