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전쟁과 잔다르크의 화형이 말해 주는 것]
백년전쟁에서의 잔다르크의 등장
15C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에서 프랑스의 승리를 이끈 18세의 소녀로 유명합니다.
그녀가 신의 계시를 듣고 나타나기 전까지 백년전쟁에서 샤를 7세는 오를레앙에서 포위되어 대관식을 치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잔다르크가 지방 영주들에게서 군대를 지원 받아 옴으로써 탈출하여 정식으로 왕에 오르게 됩니다.
오를레앙 전투가 백년전쟁에서 멸망하는 프랑스를 구해낸 전투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영국군의 병력이 충분치 않아 공격을 못하고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때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프랑스의 대포공격으로 창가에 서 있던 영국군 지휘관의 얼굴이 날아가는 사태가 벌어져서 형편이 좋지 않았던 때였는데, 프랑스 지원군이 도착하여 균형을 깬 전투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잔다르크의 활약 덕분에 왕에 오를 수 있었던 샤를 7세와 잔다르크는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샤를 7세는 협상으로 백년전쟁을 끝내려 했지만 잔다르크는 승기를 잡았으니 전투를 벌여 몰아내자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잔다르크를 배신한 샤를 7세
결국 잔다르크는 붙잡히고, 영국은 몸값을 요구했습니다. 당시의 유럽은 포로를 잡으면 몸값을 받고 풀어주는 것이 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샤를 7세는 몸값을 주지 않고 잔다르크가 죽도록 놔둡니다. 자연스럽게 정적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 보다 인기가 있는 잔다르크가 자연스럽게 제거되면 백년전쟁 전후의 권력이 강화될 것을 예상했을 것입니다.
중세시대엔 신의 계시는 성직자만 들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성직자가 아닌 일반인이 들었다고 하면 이단이나 마녀로 내몰리는 시대였습니다. 그래서 잔다르크는 마녀로 몰려서 화형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일설에서는 잔다르크가 신의 계시를 들었다는 것을 부정하면 살려주겠다는 유혹을 받고 고해성사에서 부정했지만, 며칠 후 그 것을 철회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이 일화에 의하면, 화형에 처해진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한 것입니다.
끝내 백년전쟁의 영웅 잔다르크는 화형을 당합니다.
19세의 소녀는 희생으로 몸 바쳤던 조국으로 부터 배반당하고 화형형에 의해 산채로 불에 타 죽어 갔습니다.
잔다르크가 죽은 다음에도 프랑스는 지지부진한 외교전을 하느라고 20년이나 더 전쟁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민중이 진짜 해야할 일은 위기를 넘기고 부터 시작된다
농촌의 소녀였던 잔다르크, 백년이 넘는 전쟁인 백년전쟁으로 끌려 나가 죽어가야 했던 수많은 프랑스 국민들...
겉으로는 외세의 침략에 맞선 희생이었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들의 죽음은 결국 프랑스 왕가가 힘을 독차지하기 위한 소모품이었던 것입니다.
희생은 국민이 하고, 희생의 결과는 지배층이 다 받아먹는 경우는 백년전쟁이 아니더라도 역사에는 비일비재 합니다.
그러므로 국가에 위기가 왔을 때 국민은 위기 극복으로 모든 일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위기 이후에, 국민이 할 일이 다시 시작되는 것입니다. 지배층에 대한 견제 능력이 없는 국민은, 이번엔 지배층에 의해 죽어 가게 됩니다.
잔다르크가 화형에 의해 죽어갔던 백년전쟁, 그 사이에 끌려 나가 죽어갔던 수많은 국민들... 그러나 전쟁이 끝날 때는 그들을 모른 척하고 권력을 잡은 샤를 7세... 권력을 잡은 후에는 희생자의 머리 위에서 강압 정치를 하고 호의호식한 샤를 7세...
백년전쟁의 잔다르크 화형사건은 사실 이런 교훈을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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