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부대 - 2차 대전 미국의 특수부대인 고스트부대(Ghost Army)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전환의 시기를 맞을 즈음, 미국은 유령부대를 유럽에 급파했습니다. 제23본부 특수부대인 이른바 고스트부대(Ghost Army)가 그것입니다. 이 부대는 적군도 속이고 아군마저 속여야 하는 특수임무를 맡았습니다. 놀라운 실력을 가졌던 이 부대는 수십 년간 기밀에 싸여 있다가 1990년대에야 그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미국의 특수부대, 유령부대란?
1990년대에 한 비밀문건이 기밀 해제되면서 말로만 떠돌았던 특수부대의 존재가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이 특수부대는 다른 부대가 가지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지닌 부대였습니다. 즉, 상대를 속이는 기만전술의 달인들이었습니다. 부대의 소속은 제23본부 특수부대였고, 그 이름은 고스트부대(Ghost Army)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유령부대라고 부릅니다.
기만전술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을 상대로 생각보다 좋은 효율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유령부대의 존재는 비밀에 부쳐졌습니다. 곧바로 냉전체제에 들어가면서 언젠가 있을지 모를 소련과의 전쟁에서 활용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고스트부대에 대한 실존 여부는 많은 사람을 궁금하게 했습니다. 결국 1990년대에 실존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사진: 유령부대(고스트아미)의 부대마크와 당시 참가했던 부대원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 탱크를 들어 옮기는 것을 마을 사람들이 놀라서 보고 있다. ]미국의 특수부대, 유령부대란?] / ⓒ Arthur Shilstone)
고스트부대(고스트 아미)의 목적은 적군과 아군을 모두 속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첨단 정찰 기술이 없던 시대였기 때문에 상당한 효과를 보았습니다. 유령부대의 아이디어는 1942년 이집트의 한 전투에서 왔습니다. 미군은 탱크를 트럭으로 위장하고 인형을 동원해서 남쪽을 공격하는 척하며 북쪽을 공격해서 성과를 얻었었습니다.
유령부대의 부대원은 무기가 아니라 인형과 풍선 튜브와 붓과 스피커로 싸웠습니다. 고스트부대(Ghost Army)원들은 화가, 배우 같은 예술가와 건축가, 무대 디자이너, 음향전문가뿐 아니라 각종 예술학교와 광고사 등의 직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이렇게 1100여 명으로 구성된 부대는 적과 아군까지도 속이는 기만전술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을 펼쳤습니다.
(사진: 1100명으로 구성된 유령부대(고스트 아미)의 대원들 중의 기념사진. 실제로 이들은 전투에 참여하여, 미술과 연기, 모형물로 공헌을 세웠다. [미국의 특수부대, 유령부대란?] / ⓒ Rick Beyer)
유령부대의 목적과 고스트 아미의 능력
유령부대의 대원들은 아주 특별한 재능을 가진 자들이었습니다. 그림과 모형 제작에 능할 뿐만 아니라 특히 심리전술에 능하였습니다. 독특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서 실전에 적용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은 풍선으로 탱크를 만들고, 라디오 드라마를 제작하고 인형과 함께 적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항공기로 정찰을 하거나 도청을 하던 독일군들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습니다.
고스트부대(Ghost Army)는 적군에게는 그야말로 유령을 만드는 부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고무풍선 튜브를 탱크나 장갑차 모양으로 만들어서 마치 진격하는 것처럼 색을 칠해서 위장했습니다. 인형을 배치하고 사람도 참가하여 군인이 많은 것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더구나 탱크의 전진, 후진, 포장도로, 비포장도로를 상황별로 녹음해서 스피커로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탱크는 사람이 들어서 이동할 정도로 가벼운 것입니다.
(사진: 모형물은 전쟁에 수백대씩 배치되기도 하여 적을 속였다. 하지만 사람이 들고 옮길 정도로 가벼운 고무풍선 탱크일 뿐이다. [유령부대의 목적과 고스트 아미의 능력] / ⓒ 미상)
뿐만 아니라 유령부대는 군인이 서로 주고받는 말소리, 명령을 내리는 마이크 소리 등을 녹음해서 도청을 하는 상대를 속였습니다. 통신내용을 라디오 드라마처럼 연기해서 틀었기 때문에 적은 진짜로 미군이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오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도청하는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들려주고, 그걸 들은 상대가 흥분해서 오판토록 하는 고도의 심리전술입니다. 고스트부대의 존재를 모르는 독일군은 걸려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령부대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서 아군도 모르는 부대였습니다. 보통 전쟁 중에 가짜 장교복을 입으면 처벌되지만, 이들은 장군옷을 입고 장군 행세를 하고, 멀리서 보면 진짜로 전투를 지휘하는 것처럼 보이게 연기를 했습니다. 마을 술집 등에서 진짜인 것처럼 군사작전 계획을 흘려서 상대가 쓸데없는 곳에 방어를 하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이 군인 예술가들은 전쟁이 끝난 후 그때 얻은 모티브로 작품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그저 모양만 흉내낸 것이 아니라, 각종 상황을 묘사한 소리도 녹음하여 스피커로 틀었기 때문에 대포소리, 행군소리, 전차소리, 병사소리가 그대로 전해졌다. [유령부대의 목적과 고스트 아미의 능력] / ⓒ ghostarmy.org)
유령부대가 참여한 전투의 전과
유령부대가 처음 제2차 세계대전에 참가한 것은 1944년이었습니다. 이미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성공을 거두고 유럽으로 연합군과 미군이 입성했지만, 아직 나치 독일과의 한판 승부는 남은 상태였습니다. 그해 8월 프랑스의 브레스트 포위 작전에 참가하였습니다. 브레스트는 연합군을 괴롭히던 U보트의 근거지였습니다.
고스트부대(고스트 아미)는 진짜 부대가 와서 브레스트를 점령할 때까지 외곽의 일부를 지켰습니다. 가짜 탱크와 모조품 군장비로 말입니다. 독일군은 다수의 적을 선공을 하기보다는 방어를 선택했고, 유령부대는 진짜 적의 부대를 가짜 부대로 포위하고 겁을 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덕에 연합군은 전열을 정비하고 브레스트를 손쉽게 함락했습니다.
(사진: 고스트아미가 전투배치한 지역을 항공촬영한 사진과 유령부대가 가짜 군장비를 배치한 것을 멀리서 본 모습 [유령부대가 참여한 전투의 전과] / ⓒ ghostarmy.org)
또한 1945년 라인강 도하작전 때도 유령부대는 전공을 세웠습니다. 나치 독일은 최후의 발악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고 치열한 전투가 예상되지만, 연합군은 강을 건너 진격해야 했습니다. 보통 도하작전 때는 공격자가 공격에 노출되기 때문에 불리하며 많은 사상자가 발생합니다. 고스트부대(고스트 아미)는 엉뚱한 지점에서 도하를 할 것처럼 심리전술을 폈습니다.
600여 대의 풍선 탱크와 포를 설치하고, 유령부대는 마치 도하 준비를 하는 것처럼 기만전술을 펼쳤습니다. 나치 독일군은 방어준비를 했지만, 미 9군은 전혀 다른 곳에서 강을 건넜습니다. 고스트부대는 이로 인해 적어도 몇 만 명은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역시 전쟁도 머리로 하는 것입니다. 병력과 장비가 아무리 뛰어나도 사상자는 머리로 줄이는 법입니다. 이것이 지혜의 힘일 것입니다.